북촌 골목 안쪽 한옥 사이로 노란 골프공 캐릭터가 등장했다. 갓을 쓴 골프공 키링과 한복 감성 소품, 가야금 사운드까지 더해졌다. 말본이 북촌에 새 플래그십 ‘말본 가옥’을 열고 브랜드 경험 확대에 나섰다. 골프웨어를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음악과 공간, 커뮤니티를 함께 소비하는 ‘취향 공간’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전개하는 말본은 7일 서울 북촌에 신규 플래그십 스토어를 공개했다. 도산대로 ‘말본6451’, ‘말본 성수’에 이은 국내 세 번째 플래그십이다. 단독 건물 형태는 처음이다.
말본 북촌 신규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북촌 골목에 몰린 젊은층..“여기 진짜 힙하다”
이날 찾은 북촌 말본 가옥 앞은 오픈 직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좁은 골목 입구부터 방문객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외관 앞에서는 사진을 찍는 젊은 방문객들이 이어졌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매장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일부는 간판과 캐릭터 굿즈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다.
한 방문객은 “북촌에 골프 브랜드 매장이 생겼다기보다 새로운 편집숍이 들어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골프를 안 쳐도 공간 자체가 재밌다”고 했다.
외관은 북촌 분위기에 맞춰 꾸몄다. 전통 창살과 목재 디테일을 적용했다. 내부는 우드 톤 중심 공간에 청자에서 착안한 옥빛 컬러를 더했다. 한옥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 위에 말본 특유의 위트를 섞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야금과 북소리를 섞은 음악이 흘러나왔다. 브랜드 측은 디제이 프리즈와 협업해 북촌 전용 배경음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음악에 맞춰 영상을 촬영하거나 제품 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이어졌다.
연면적 208㎡ 규모 공간은 2층과 루프톱으로 구성됐다. 1층은 최신 컬렉션과 라이프스타일 제품 중심 공간이다. 골프웨어보다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제품 비중을 늘렸다. 반팔 티셔츠와 니트, 볼캡 등은 일반 스트리트 브랜드 매장처럼 진열됐다.
현장에서는 모자를 직접 써보거나 의류를 맞춰보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거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친구끼리 스타일을 비교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특히 20~30대 여성 고객 비중이 높았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은 직원에게 제품 설명을 들으며 구매 상담을 받기도 했다.
말본 북촌 신규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골프웨어 넘어 ‘공간 브랜드’ 경쟁
2층은 체험 공간에 가까웠다. 서울 로고 티셔츠와 모자에 와펜을 붙이는 커스터마이징 공간을 운영한다. 갓에서 착안한 볼 파우치와 한복 감성 키링 등 북촌 한정 상품도 전시됐다. 갓 쓴 골프공 캐릭터 굿즈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들이 몰렸다. 일부 제품은 오픈 직후부터 문의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루프톱은 제품 진열 대신 쉬어가는 공간으로 꾸몄다. 북촌 한옥 지붕과 골목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음료를 들고 루프톱에 올라 사진을 찍거나 잠시 쉬어가는 젊은 방문객들이 많았다.
말본은 이번 북촌 플래그십을 통해 골프웨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40대 중심 고객층에서 나아가 20~30대 고객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북촌 공간에서는 패션·음악·아트 기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말본 측은 단순한 판매 공간보다 브랜드 취향과 커뮤니티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현장 분위기도 일반 골프웨어 매장보다는 패션 편집숍이나 복합문화공간에 가까웠다. 골프를 치지 않는 방문객들도 자연스럽게 매장을 둘러보며 제품과 공간을 함께 즐기는 모습이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패션업계 전반에서 ‘공간 경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본다. 제품 판매보다 브랜드 감도와 경험을 소비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은 제품보다 공간 분위기와 경험을 더 오래 기억한다”며 “북촌처럼 지역 색깔이 강한 공간은 브랜드 입장에서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