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이소라(왼쪽)와 가수 이소라. (사진=MBC, 유튜브 캡처)
엔터가에 ‘이(2)소라’ 바람이 분다. 동명이인 가수와 모델 이소라의 나이를 잊은 활약이 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나선 건 가수 이소라였다. 그는 지난 3월 13일 데뷔 이래 최초로 공식 유튜브 채널 ‘이 소 라’를 오픈하고 매주 금요일 ‘이소라의 첫봄’을 선보이고 있다. 첫 회 문상훈을 시작으로 김장훈, 선우정아, 궤도, 이찬혁, 박성준, 코드 쿤스트, 구교환 등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를 초대해 활동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담담하고 진중하게 나누고 있다.
특히 이소라는 게스트의 신청곡 가창 또는 듀엣을 통한 고품격 라이브로 전하며 음악 토크 콘텐츠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데, 숨소리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이소라표 라이브라는 강력한 차별점은 이 콘텐츠의 화룡점정이다. 어디 그뿐인가. 30여 년 전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로 확보한 MC로서의 존재감을 여전히 보여주면서도 유튜브라는 라이트한 채널을 통해 보다 인간적인 면모로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는 점은, 다년간 이어진 두문불출 경험으로 인해 신비주의로 비쳐졌던 그간의 모습과 사뭇 달라 신선함을 준다. 최근 진행된 단독 콘서트에서도 그는 “올해에는 오랫동안 안 해 본 일들을 해보고 있다”며 “좀 밝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질새라. 비슷한 시기, 모델 이소라도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6일부터 매주 일요일 방송 중인 MBC 예능 ‘소라와 진경’을 통해 모처럼 ‘본업 모드’를 가동 중이다. ‘소라와 진경’은 1세대 모델인 이소라와 홍진경이 20대의 열정을 불태웠던 런웨이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인 그들의 ‘모델 포스’는 단연 인상적이다.
이미 다년간의 활발한 유튜브 활동 등을 통해 대중에 조금 더 친숙한 홍진경의 면면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이소라는 34년 전, 제1회 한국 슈퍼모델 선발대회 1위 혹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전 시즌 MC 등 묵직한 타이틀이 주는 존재감을 비롯해 카리스마와 프로페셔널한 면모 뒤 때로는 거침없으면서도 꿈을 간직한 소녀 같은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델 선후배를 넘어 절친 사이이던 두 사람이 소원해진 긴 시간의 간극을 딛고 다시 해후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서사가 초반 화제성을 일으켰다면 지금은 프로그램 본연의 취지가 시청자의 이목을 끄는 요소다.
1969년생 동갑내기인 이 두 명의 이소라는 나란히 20대 초반의 나이에 데뷔,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톱 오브 톱’ 아티스트다. 명성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들이 과거의 영화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 나름의 이유와 꿈을 품고 나란히 초심으로 돌아가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활약은 더없이 반갑다. 본업으로써 다시 나서는 것 자체가 그들을 진정 살아 숨 쉬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93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1세대 디자이너 진태옥 씨가 ‘소라와 진경’에 출연해 “매일 아침이 되면 마음이 바쁘다. 패브릭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거기가 나의 우주다. 난 너무 행복하고 너무 좋다”고 밝히거나, “인생 자체가 끝나는 날까지 도전”이라며 이소라와 홍진경에게 응원을 건넨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행보가 누군가에게 감동 혹은 영감을 주고,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일은 어쩌면 부차적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