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KCC와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프 5차전에 나선 소노 이정현. 사진=KBL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돌풍을 일으킨 ‘하이퍼 가드’ 이정현(27·1m88㎝)이 특별했던 한 해를 마친 소회를 전했다.
이정현은 13일 경기도 고양의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서 KCC를 상대로 39분 54초 동안 15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팀은 68-76으로 졌다. 시리즈 4패(1승)째를 기록한 소노는 안방에서 길었던 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3년 창단한 소노가 플레이오프(PO) 무대를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시즌 전망 역시 밝지 않았고, 실제로 팀은 지난 1월까지 PO 진출권과는 먼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소노는 5·6라운드 18경기에서만 14승을 쓸어 담으며 후반기 돌풍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이정현이 있었다. 그는 올 시즌 평균 18.6점 5.2어시스트를 기록해 소노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프로 5년 차에 생애 첫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그의 다음 목표는 PO였다. 드래프트 뒤 고양 연고지 농구단에서 활약한 그는 2차례 4강 PO 무대를 밟았는데, 챔프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PO에서도 소노의 돌풍은 이어졌다. 6강 PO와 4강 PO에서 지난해 챔프전 맞대결 팀인 서울 SK와 창원 LG를 차례로 스윕했다. 내친김에 2년 전 KCC와 마찬가지로 정규리그 5위 팀의 챔프전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슈퍼팀과의 혈투 끝에 안방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정현은 경기 뒤 본지와 만나 “우리가 처음부터 상위 팀은 아니지 않았나. 초반에 힘든 시기도 길었다”고 돌아보며 “팀이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힘이 있는 팀이 된 것 같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이정현에게 첫 챔프전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팀은 시리즈 1~3차전을 내리 내주며 순식간에 벼랑 끝에 몰렸다. 특히 부산에서 열린 3차전에서 종료 전 역전 레이업을 넣었지만, 마지막 수비에 실패해 1점 차로 패한 아픔을 겪었다. 반대로 백투백으로 열린 4차전에선 결승 자유투를 꽂으며 경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정현은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었고, 감정 기복이 정말 컸다”면서도 “정말 잊지 못한 경험한 것 같다. 팀원들, 감독님께 감사하다. 이 좋은 경험을 통해, 다음 시즌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 4쿼터 막바지, 손창환 감독은 타임아웃 뒤 선수들과 차례로 긴 포옹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본지가 그 장면에 대해 묻자, 이정현은 “‘힘들지, 고생 많았다’고 먼저 말씀해 주시더라. 정말 울컥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팀에 대한 감사를 거듭 전했다.
개인 커리어서 어느 때보다 긴 일정을 소화한 이정현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남겨뒀다. 비시즌 월드컵 예선 일정은 물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이라는 중요 무대가 다가온다. 리그 정상급 가드인 그는 유력한 대표팀 발탁 후보다.
하지만 이정현은 “사실 챔프전 뒤의 일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했다. 모든 걸 쏟으려고 했고, 후회 없이 열심히 뛰었다”며 “결과가 나왔으니, 이를 받아들이고 KCC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