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환 소노 감독(왼쪽)이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KCC와의 챔프 5차전서 패한 뒤 우승을 차지한 이상민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KBL “사실 좀 의아했습니다. 원래 그런 줄 알았네요.”
손창환 고양 소노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패배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박수를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손 감독이 이끄는 소노는 13일 경기도 고양의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프전(7전4승제) 5차전서 부산 KCC에 68-76으로 졌다. 시리즈 1~3차전을 내준 소노는 4차전서 1점 차 신승을 거두며 반전을 노렸지만, 안방에서 열린 5차전서 다시 한번 고개를 떨궜다.
2023년 창단한 소노의 첫 플레이오프(PO) 여정은 눈부셨다는 평이다. 소노는 지난 1월까지도 플레이오프(PO) 마지노선인 6위와 격차가 컸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바지인 5·6라운드에서 10연승 포함 상승세를 타며 단숨에 순위표 명찰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창단 후 최고 성적인 5위로 PO에 올랐다.
PO에서도 소노의 돌풍은 이어졌다. ‘고의 패배 논란’에 휩싸인 3위 서울 SK와의 6강 PO서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 이어진 4강 PO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이자 정규리그 1위 창원 LG를 3연승으로 잠재웠다. 이 기간 고양소노아레나는 PO 전 경기 매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서준혁 소노 구단주는 프로농구 최초로 비행기 응원단을 꾸리는 등 화끈한 지원까지 더해졌다.
선수 시절 ‘무명’이었던 손창환 감독의 지도력도 눈길을 끌었다. 손 감독은 지난 1999년 안양 SBS 입단 후 4시즌 통산 95분 58초를 뛰는 데 그친 무명 선수 출신이다. 농구화를 벗은 뒤엔 구단 홍보팀, 국내 1호 전력분석원, 코치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 KCC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챔프 5차전. 손창환(가운데) 소노 감독이 코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BL 풍부한 경험에도 ‘초보 사령탑’을 향한 우려는 컸다. 일찌감치 농구계에선 소노를 하위권을 분류하는 등 구단을 향한 의문부호는 여전했다.
하지만 손창환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의 창단 첫 PO와 챔프전 진출을 이끌며 동화를 완성했다.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선 이례적으로 시리즈 패장을 향해 취재진의 박수가 쏟아졌다. 수십 년간 농구계를 누빈 한 취재진도 “패장이 취재진으로부터 박수를 받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정작 손창환 감독은 취재진의 반응에 얼떨떨했다고 고백했다. 손 감독은 “나도 감독으로선 챔프전이 처음 아닌가. 사실 취재진이 박수를 보내줬을 때 의아했다. 원래 그런 분위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을 만한 준우승을 거둔 뒤에도 만족은 없었다. 손창환 감독은 “또 사무실을 나가야 한다”면서 “소노를 향한 관심은 정말 감사하지만, 일종의 반딧불이라 생각한다.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창환 감독은 “인대가 끊어지고도 나를 믿고 뛰겠다는 선수들이 있다. 내가 더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