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에서 주최하는 ‘2026 K포럼’은 K콘텐츠를 다루는 굉장히 뜻깊고 다양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참여하게 돼 영광입니다.”
보이그룹 제로베이스원과 알파드라이브원을 탄생시킨 그 오디션. Mnet의 대표 서바이벌로 자리 잡은 ‘보이즈 플래닛’ 시즌 1·2를 이끈 김신영 CP가 오는 7월 9일 서울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되는 ‘2026 K포럼’에 참석해 다인원 오디션 참가자를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과 오디션의 흥행 공식을 과감히 공유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최초 종합 연예스포츠신문 일간스포츠와 전통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개최하는 ‘2026 K포럼’은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그간 K콘텐츠와 K브랜드의 글로벌 활약 및 방향성을 모색해 온 이번 포럼에서는 ‘K’와 놀고 즐기며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K콘텐츠와 K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점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김신영 CP /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최근 일간스포츠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신영 CP는 “포럼의 전체적인 테마가 ‘K를 플레이하라’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역시 글로벌 팬덤과의 인터랙션이 중요한 참여형 콘텐츠”라며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글로벌과 캐릭터다. 2023년 방송한 ‘보이즈 플래닛’ 시즌1과 지난해 종영한 시즌2도 기획 단계부터 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작은 프로덕션에서 5년 가량 경력을 쌓은 뒤 한국으로 건너와 2012년 CJ ENM에 공채로 입사한 김 CP는 어느덧 18년 차 제작자가 됐다. 그는 “‘K서바이벌’이 보여주는 콘텐츠 자체의 매력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바로 도파민이다. 캐릭터와 이야기의 반전, 예상치 못한 관계성과 성장 서사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고 제작자로서 느낀 ‘K서바이벌’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김 CP는 CJ ENM 입사 초반에 댄스 서바이벌 ‘댄싱9’ 시즌1·2·3에 참여했고, 이후 ‘K콘’, ‘MAMA’, ‘위키드’, ‘골든탬버린’, ‘아이랜드’ 등을 연출했다. 이 중에서도 그의 대표작을 꼽으라 하면 단연 ‘보이즈 플래닛’ 시리즈다. 앞서 김 CP가 K서바이벌만의 분명한 차별점이 있다고 밝혔듯이, 그의 손을 거친 프로그램들도 선명한 지문을 가진다. 사진제공=Mnet ‘보이즈 2 플래닛’ 지문이 가장 짙게 묻어나는 지점은 국적을 초월한 ‘글로벌 합작 프로젝트 그룹’의 결성 방식에 있다. 단순히 해외 참가자를 섭외하는 수준을 넘어, 시즌을 거듭하며 진화한 영리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인 중심의 K그룹과 글로벌 참가자 중심의 G그룹이 맞붙었던 시즌1을 지나, 시즌2에서는 한국어 기반의 플래닛K와 중국어 기반의 플래닛C로 세계관을 이원화하는 파격적인 운영 방식을 선보였다.
“시즌1은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이 한국어로만 진행됐어요. 그러다 보니 글로벌 참가자들이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죠. 그래서 시즌2에서는 이를 보완하고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기 위해 ‘투윈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참가자뿐만 아니라 트레이너와 마스터 역시 K와 C 각각의 문화권에 특화된 분들로 구성했어요.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라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기획 의도대로 국내외 팬들에게 새로운 ‘입덕’ 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정교한 포맷 설계는 압도적인 글로벌 수치로 증명됐다. 특히 전 세계 251개 지역에 생중계되며 글로벌 팬덤의 참여를 이끈 ‘보이즈 2 플래닛’은 엠넷플러스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프로그램의 강력한 화력에 힘입어 엠넷플러스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000만 명,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최대 762만 명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Mnet 화제성 역시 독보적이었다. 파이널 생방송 당시에는 실시간 투표가 초당 최고 7만 표까지 집계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며, 유튜브와 틱톡 등을 포함한 디지털 종합 누적 조회수는 무려 9억 뷰가량을 달성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입증했다. 국경 없는 타깃팅과 매 시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시도, 이것이 바로 김 CP가 전 세계를 무대로 증명해 낸 K오디션의 흥행 공식이다.
글로벌 흥행 공식의 진화는 단순히 방송 한 시즌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는다. 김 CP는 플랫폼 안에서 증명된 글로벌 팬덤의 강력한 니즈를 포착, 아쉽게 탈락한 중화권 참가자들을 주역으로 세운 스핀오프 프로그램 ‘플래닛 C : 홈레이스’까지 기획했다. JYP차이나와 합작해 선보인 이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젝트 그룹 모디세이가 탄생했다. 본편의 세계관을 현지 시장 깊숙이 연장해 낸, K콘텐츠 세일즈의 영리한 확장법이다
그가 이끄는 K서바이벌의 힘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 즉 가장 인간적인 서사에서 나온다. 평소에도 다큐멘터리를 즐겨본다는 김 CP는 “비주얼이나 실력, 무대 장악력 같은 것들도 중요하지만 K오디션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리얼리티 콘텐츠이기 때문에 캐릭터와 서사가 핵심”이라며 “그래서 제작진은 참가자들에게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독려한다”고 전했다.
이어 “제작진의 역할은 참가자들이 자신의 캐릭터와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고, 그 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결국 참가자 본인의 몫이다. 팬들의 사랑을 받아 데뷔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걸 잘 해내는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기특하다”고 덧붙였다. 김신영 CP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동시에 늘 분량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리얼리티 특성상, 수많은 카메라에 찍힌 방대한 녹화본을 밤낮없이 들여다보는 치열한 편집 과정은 필수다. 이른바 “엉덩이로 편집한다”는 제작진의 뚝심이 콘텐츠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셈이다.
김 CP는 “매력이 넘치는 친구들을 방송 안에서 다 보여주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특정 인물에게 분량이 편향되지 않도록 서브 캐릭터를 살리는 노하우를 총동원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형제 같은 케미나, 숙소 마스코트 강아지 ‘춘배’를 활용한 영리한 연출 등이 대표적이다. 제한된 본방송 분량에 다 담지 못한 원석들의 매력은 비하인드 영상 등 촘촘한 서브 콘텐츠로 보완하며 팬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시장이 글로벌로 확장되고 팬덤의 화력이 거대해진 만큼, 그가 K콘텐츠의 리더로서 가장 타협할 수 없는 선으로 꼽은 것은 단연 ‘공정성’이다. 전 과정의 투명성이야말로 프로그램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김 CP는 “제작진은 결과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없도록 철저히 차단돼 있으며, 외부 검증 기관을 통해서만 투표 결과를 집계한다”고 강조했다. 0.1%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생방송 무대에서는 자막이나 LED 화면에 수치를 띄울 때조차 외부 참관인들과 여러 차례 재확인을 거친다. 그는 “사실 저 역시 누가 데뷔할지 모른 채 생방송을 진행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대본에도 미리 반영을 못 할 정도”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신영 CP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18년 차 베테랑 제작자로서 K팝 오디션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정립하며 K문화 콘텐츠를 최전선에서 이끌어온 김 CP의 시선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중남미 시장이라는 더 넓은 영토를 향하고 있다. 내년에 방영 예정인 ‘걸스플래닛2(가제)’는 열흘 만에 지원자 수가 ‘보이즈 2 플래닛’ 당시 7개월간 누적 지원 규모를 넘어서며 또 한 번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콘텐츠의 본질을 다루며 K콘텐츠의 미래를 써 내려갈 후배들을 향해 묵직한 조언을 남겼다.
“CP라는 직업은 결국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분석하고, 그들의 매력을 발견해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진심으로 즐겨야 하죠. 억지로 만든 콘텐츠와 즐기면서 만든 콘텐츠는 시청자들이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인지 깊이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