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은 21일 강원도 춘천 남춘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장유빈은 우승 경쟁을 펼친 김민준(36·엘앤씨바이오)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선두에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유빈은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21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티샷하는 장유빈. 사진=KPGA 제공
장유빈은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일본의 오기소 다카시와 18번 홀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한 타 차로 고배를 든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재작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설욕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우승 직후 장유빈은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며 "설욕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후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년 전에는 한일전 성격이 강해 우승 열망이 더욱 컸다. 올해 역시 한·중·일 선수가 맞붙는 구도였는데,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장유빈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는 2023년 양지호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타이틀을 탈환했다. 2024년에는 오기소 다카시(일본), 지난해에는 숀 노리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정상에 올랐다.
21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장유빈. 사진=KPGA 제공
경기 내용 면에서도 완벽한 설욕전이었다. 장유빈은 중계 방송사 인터뷰에서 "재작년 15번 홀에서 실수로 보기를 범해 이를 만회하고 싶었다"며 "이번에는 티샷이 좋았고, 두 번째 샷도 의도한 대로 완벽하게 떨어져 버디를 잡아냈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15번 홀은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에 빠지면 그린 공략이 까다롭다. 앞선 3라운드 내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해 티샷의 중요성을 체감했다"며 "다행히 최종 라운드에서는 티샷이 원하는 대로 날아갔고, 그린을 공략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 공을 보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 18번 홀(파5)의 아쉬움도 씻어냈다. 당시 장유빈은 두 번째 샷이 경사를 타지 못해 버디에 그치며 1타 차 준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은 침착한 파 세이브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1타 차의 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장유빈의 세 번째 샷은 홀에서 14.82야드(약 13.6m) 거리에 떨어졌으나, 정교한 첫 퍼트로 공을 홀 0.54야드(약 0.49m) 이내에 붙이며 파를 기록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긴장한 탓에 티샷과 두 번째 샷에서 흔들렸다. 세 번째 샷은 짧게 쳐서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리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차라리 길게 보내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는데, 의도한 대로 샷이 나와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민준 프로의 세 번째 샷이 퍼트하기 까다로운 위치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야 우승을 예감했다.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승부였다"고 털어놨다.
21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장유빈. 사진=KPGA 제공
10번 홀(파5)의 아찔했던 일화도 공개했다. 장유빈은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안착시킨 뒤 캐디 형에게 장난삼아 '투온을 노려볼까' 했더니 만류하더라. 그래서 5번 아이언으로 잘라가려 했는데, 임팩트 순간 채가 미끄러지며 공이 산 쪽으로 향했다"며 "다행히 암벽을 맞고 코스로 튕겨 나왔다. 그 순간 '오늘 우승할 수도 있겠다, 하늘이 돕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대회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장유빈은 올 시즌 KPGA 투어 첫 다승자가 되며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장유빈은 "다음 주에는 2연패(2023~2024년) 경험이 있는 군산CC 오픈에 출전한다.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남은 시즌에 최선을 다해 연초 목표였던 제네시스 대상을 반드시 거머쥐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