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최민식, 대배우에 어울리는 클래식한 하트
스크린을 압도해 온 열연이 이번엔 글로벌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배우 최민식이 첫 넷플릭스 출연작 ‘맨 끝줄 소년’을 통해 또 한 번 범접할 수 없는 연기 내공을 증명했다.
30일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맨 끝줄 소년’은 전날 넷플릭스 글로벌 TV쇼(영어권 포함) 부문 9위에 올랐다. 톱10 진입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인도 등 총 41개국에 달한다.
지난 26일 공개된 ‘맨 끝줄 소년’은 후안 마요르가가 쓴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극중 최민식은 열패감에 사로잡힌 허문오를 연기했다. 20년 전 첫 소설을 출간한 후 새로운 글을 쓰지 못하는 실패한 작가다. 매사 신경질적이고 퉁명스러운 그는 제자들의 글 역시 “쓰레기”라고 폄하하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허문오는 과제로 제출된 이강(최현욱)의 글에 사로잡히고, 이야기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최민식은 허문오를 “자기 학대에 가까운 극심한 콤플렉스로 자신을 들들 볶는 인물”이라고 정의하며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이루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이강을 만나게 되면서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 하나 던져지듯 본능이 다시 꿈틀거리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짚었다.
‘맨 끝줄 소년’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
실제 최민식은 허문오를 통해 열패감에 짓눌린 인간이 어떻게 파멸해가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성공한 대학동기 김수훈(허준호)을 향한 오랜 열등감과 그를 파멸시키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 그리고 이를 통제하려는 이성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며, 극의 서스펜스를 팽팽하게 지탱한다.
동시에 이강과의 관계 변화 속에서 겪는 심리적 파장을 촘촘하게 쌓아 올린다. 최민식은 단순히 천재성을 탐내는 스승을 넘어, 이강의 재능이 곧 자신의 결핍을 채워줄 유일한 열쇠라고 믿는 광기를 특유의 눈빛과 미세한 안면 근육 변화로 그려낸다. 친구를 넘어 제자를 향한 동경과 질투가 뒤엉킨 허문오의 면면은 최민식의 정교한 표현력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압권은 제자의 천재성, 그 찬란함에 눈이 멀어 파국으로 질주하는 대목이다. 초반부 덤덤한 표정으로 인간성의 결핍을 드러낸 그는 후반부 허문오의 복잡한 내면을 밀도 있게 분출하며 처절한 ‘패자의 초상’을 완성한다. 최민식은 대사 너머의 숨겨진 감정 층위까지 포착해 허문오와 이강 사이의 심리전을 치밀하게 완성한다. 또 허문오를 단순한 악인이 아닌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하며 시청자로부터 연민과 혐오의 감정을 모두 끌어낸다.
메가폰을 잡은 김규태 감독은 “아티스트의 공연을 직관하는 팬의 기분이었다”며 “(최민식에게) 특히 감탄한 점은 복합적인 표현을 아주 찰나에 보여주는 동시에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변주해 보여준다는 점이다.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천부적인 감각이 있다. 계속 보고 싶고, 보게끔 한다. 재능과 노력, 경륜의 총합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