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2026시즌 승부처를 맞이했다. 김태형 감독도 움직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태형(59) 롯데 자이언츠 감독 경기 운영은 독하다. 투수의 기개가 꺾여 있다고 생각되면 타자와 승부가 시작한 상황에서도 마운드에서 내린다. 타자도 태세를 가늠해 조금이라도 밀린다고 생각하면, 다음 타석 기회를 주지 않는다.
지난 5일 수원 KT 위즈전도 그랬다. 팀 간판타자 윤동희가 1회 초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자, 2회 말 수비 시작 전에 그가 맡았던 우익수 자리를 장두성에게 맡겼다. 사실상 문책성 교체였다.
2023시즌 주전급으로 올라선 뒤 아시안게임·프리미어12 등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에 연달아 이름을 올리며 주가를 올린 그는 올 시즌은 부진과 부상이 연달아 겹치며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6일 기준 타율 0.231)을 남겼다.
윤동희는 지난달 17일 골반 부상을 털어낸 뒤 롯데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며 보탬이 됐고, 꾸준히 안타를 생산했다. 하지만 사령탑 눈에는 차지 않는 모양새다. 숫자보다 타석에서의 기개가 그 원인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3주 동안 12승 1무 5패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이 기간 승률 2위(0.705)를 찍었다. 10위에서 8위까지 올라섰고, 5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도 5경기로 좁히며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키우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치·올(치고 올라간다)' 모드에 돌입한 것 같다. 경기 운영뿐 아니라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도 독해졌다. 최근에는 수비에서 자주 빈틈을 보였고,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 못했던 1루수 나승엽을 콕 집어 "자칫하면 반쪽 선수가 된다"라고 일갈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고삐를 당기는 김태형 감독 특유의 성향이 발휘되고 있다. 그는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7년 연속(2015~2021)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전무후무한 커리어를 가진 감독이다. 특히 단기전에서 강점 강화와 약점 공략이 매우 뛰어났다.
이미 정규시즌 일정 반화점을 돈 시점이다. 어렵게 탄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 구단 창단 최장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기록(현재 8년)이 이어질 것이다.
김태형 감독도 윤동희·나승엽이 중요한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다그치고 있다. 그렇다고 채찍만 가하는 건 아니다. 약점이라고 꼽은 불펜진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주에는 한동안 마무리 투수 자리를 잃어 자존심이 상했던 투수진 리더 김원중에게 다시 그 자리를 맡겼다.
곰·탈·여.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태형 감독이다. 특유의 '단짠' 리더십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7월이 롯데의 승부처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