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불펜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SSG. 경기 전 국민의례를 하는 선수단의 모습. SSG 제공
SSG 랜더스의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한때 KBO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던 불펜은 이제 팀의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SSG는 6일 기준으로 9연패(1무 포함) 늪에 빠져 있다. 시즌 성적은 30승 3무 50패(승률 0.375)로 승차 마진은 –20까지 벌어졌고, 순위는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경쟁하는 9위까지 내려앉았다. 8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도 6경기로 벌어지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5월 이후 승률은 0.245(13승 3무 40패)로 리그 꼴찌다.
부진의 원인으로 선발 난조와 타선 침체가 꼽히지만, 지난해 강점이었던 불펜의 몰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이다. IRS는 1루 주자와 3루 주자의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한다는 맹점이 있지만 앞선 투수가 남기고 간 주자의 득점을 얼마나 허용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승계 주자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 지난해 SSG는 이 부문에서 27.2%를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리그 2위에 자리하는 등 계투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다. 앞선 투수가 남긴 위기를 뒷문 투수들이 깔끔하게 정리하며 탄탄한 불펜 야구를 펼쳤다.
부진한 팀 성적 탓에 고민이 많은 이숭용 SSG 감독. SSG 제공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SSG의 IRS는 42.9%로 리그 최하위다. 리그 평균(35.2%)을 크게 웃돌고, 1위 삼성 라이온즈(26.2%)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주축 필승조도 흔들리고 있다. 노경은의 IRS는 56.3%(9/16), 이로운은 46.2%(12/26), 박시후는 43.5%(10/23)를 기록하며 승계 주자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인천 삼성전에서도 전영준과 박시후가 모두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어렵게 버티던 경기는 불펜이 버티지 못하면서 흐름을 내줬다. 경기 중후반 뒤집히는 경기도 부쩍 늘었다.
문제는 선발진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발 투수들이 이른 시점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불펜의 부담은 커졌고, 과부하가 걸린 계투진마저 승계 주자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SSG의 IRS는 5월 이후 52.2%까지 치솟았고, 6월 이후만 놓고 보면 무려 56.7%에 이른다.
SSG 투수 파트를 이끄는 류택현 1,2군 순회 코치(왼쪽)와 경헌호 총괄 코치. SSG 제공
지난해 리그 최고의 장점이었던 불펜은 이제 '폭탄 돌리기'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흔들리는 가운데, SSG의 끝없는 추락도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