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선수단과 이별 행사까지 치렀으나 팀에 다시 복귀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오카다. 울산 제공
"선수가 어떤 의지를 갖고 할 수 있겠나."
김동진 울산 웨일즈 단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행정 착오로 LG 트윈스 이적이 무산된 일본인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33)를 두고 한 말이다. 김 단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난감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KBO의 행정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문제로 이적이 최종 무산되면서 선수가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취지다.
오카다는 지난 11일 울산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올 시즌부터 퓨처스(2군)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프로야구 최초의 시민구단 울산은 현재 일본인 투수 4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카다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통산 24승을 거둔 베테랑.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투수 라클란 웰스의 교체를 검토하던 LG의 영입 레이더에 오카다가 포착되면서 이적 논의도 급물살을 탔다. 울산은 KBO와의 협약에 따라 한 해 최대 5명의 선수를 1군에 보낼 수 있다. 앞서도 몇 차례 선수 이적을 추진했지만, 이적료 문제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울산과 LG는 오카다의 이적료를 4만5000달러(6400만원)로 합의하며 계약 성사에 한발 다가섰다. 사실상 이 정도 단계라면 ‘오피셜’ 발표만 남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KBO 1군 이적이 무산된 일본인 투수 오카다. 울산 제공
오카다의 이적은 애초 12일 오후 2시 30분께 공식 발표될 예정이었다. 서울로 이동한 오카다 역시 정식 계약을 앞두고 절차를 준비했다. 그러나 공식 발표를 불과 3시간 앞두고 상황이 급변했다. KBO가 두 구단에 '오카다의 이적이 불가하다'고 통보한 것이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10일 계약 문의 당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던 입장을 KBO가 뒤집은 셈이다.
현행 KBO 규정 제78조 퓨처스리그 참가 구단의 선수 이적 관련 조항에는 '퓨처스리그 참가 구단의 외국인 선수는 KBO 규약상 양도 가능 기간에 KBO 회원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양도 가능 기간은 포스트시즌 종료 다음 날부터 이듬해 7월 31일까지다. 즉, 규정대로라면 오카다의 이적은 지난달 말까지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어야 한다.
울산 웨일즈 소속 일본인 투수 오카다의 투구 모습. 울산 제공
문제는 KBO가 지난해 11월 19일 신설된, 사실상 울산을 위해 마련된 '특별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KBO가 오카다의 이적을 해당 조항에 따른 선수 이적이 아닌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 교체로 판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그 판단의 여파는 울산과 LG, 그리고 오카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이미 구단 간 합의가 이뤄졌고, 선수까지 기존 소속팀을 떠나 새 팀의 연고지로 이동한 상황에서 계약이 불발된 것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2군에서 '1군 진입'을 꿈꾸던 오카다의 도전도 좌절됐다. 오카다는 13일 울산 선수단에 재합류할 예정이지만, 향후 어떤 과정을 밟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동진 단장은 "상황은 이미 발생했고 두 구단이 피해를 보게 생겼다.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별 행사까지 한 선수를 다시 불러들여 뛰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