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은 한국에서 4년째 생활하고 있다. 여느 외국인 선수보다 한국어 능력이 뛰어나다.
오스틴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수훈 선수 인터뷰 중에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이름을 듣자마자 오스틴은 무슨 질문인지 알고 있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김도영과 홈런왕 경쟁에 관한 질문이었다. LG 오스틴. 사진=구단 제공 오스틴은 이날 경기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4로 맞선 5회 초 스리런 홈런을 쳤다. 그는 무사 1, 2루에서 키움 라울 알칸타라의 시속 147㎞ 직구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0m였다. 이로써 지난달 30일 키움전 이후 14일, 7경기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LG는 오스틴의 홈런을 포함해 5회에만 8점을 뽑아 10-4로 단숨에 역전했고, 결국 13-6으로 이겼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스틴의 타선을 이끌었다. 역전 3점 홈런이 나오면서 (팀에) 좋은 타격의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반겼다.
그에게도 정말 반가운 홈런이다. 앞선 6경기에서 23타수 3안타로 타격감이 다소 주춤했기 때문이다. 오스틴이 10경기에서 홈런 2개에 머문 사이, 김도영은 홈런 7개를 몰아치며 역전했다. 오스틴이 13일 모처럼 홈런을 터뜨려 격차는 2개까지 좁혀졌다. 대신 KT 위즈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30호 홈런을 터뜨려 바짝 쫓아오고 있다. LG 오스틴. 구단 제공 오스틴은 홈런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와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오스틴은 "미안하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달라"며 넘겼다. 그러면서도 "오늘 김도영이 홈런을 쳤나?"라고 물었다. 개인 기록이나 경쟁 구도에 관해 손사래를 치면서도, 오스틴 역시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오스틴은 올 시즌 104경기에서 타율 0.333 32홈런 9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과 장타율(0.644) 1위, 홈런과 득점(82개) 2위, 출루율 공동 2위(0.422) 최다안타 3위(133개)에 올라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6.45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잔여 4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벌써 지난해 홈런과 타점을 경신했다.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32호 홈런을 때려낸 오스틴 딘. 고척=김수민 인턴기자
오스틴은 "사실 최근 날시가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 특히 잠실구장 1루 홈 관중석에서 물을 쏘는 워터 페스티벌을 했는데, 습기가 차면서 1루 수비를 볼 때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LG 덕분에 기회를 받았다. 내 야구 인생을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올 시즌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 구단과 대화가 좋은 방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