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본지와 인터뷰한 백인천 전 감독. IS 포토 재일교포 장훈(86·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고(故) 백인천 전 감독을 추모했다.
장훈은 16일 일본 매체 스포니치에 기고한 글에서 "백인천 감독은 나보다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라며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백 전 감독은 15일 오전 뇌출혈로 치료받던 중 별세했다. 프로야구 원년 4할 타율을 기록한 백인천. IS 포토 두 사람은 도에이 플라이어스(현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1962년부터 1974년까지, 또 1980년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장훈은 "1962년 한국 야구 관계자로부터 '좋은 선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백 전 감독을 훈련에 참여시켰다"며 "포수로서 체격이 좋고 주력도 좋아서 당시 미즈하라 시게루 감독에게 추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백인천 전 감독은 매우 기가 셌던 남자였다. 한국에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 홀로 일본으로 건너왔는데, 지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을 품고 있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언어 장벽 때문에 고생했다. (일본 진출) 첫해에는 내 뒤를 따라다니며 일본어를 공부했다. 워낙 기가 센 성격이라서 자신이 낸 사인대로 투수가 공을 던지도록 강요했고, 투수들과 의견이 맞지 않자 외야수로 전향했다. 오히려 이 과정이 일본에서 성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2년 7월 20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매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장훈 일본단장과 김성근 한국팀 단장이 경기 전 이야기하고 있다. IS 포토 일본 무대에서 기죽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생활했던 백인천 전 감독의 면모를 보여주는 특별한 일화도 소개했다.
장훈은 "백인천 감독은 도에이 4번 타자였던 오스기 가쓰오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경기 전 '싸우게 해달라'고 요청해 '10분만 하라'고 허락했다"며 "둘은 모두가 지켜보는 클럽하우스에서 주먹을 휘둘렀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10분이 지나고 오스기가 '선배님 조금 더 싸우겠습니다. 제가 때린 횟수가 한 번 적습니다'라고 했다"며 "이날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장훈은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했을 때 백 전 감독을 MBC 청룡에 선수 겸 감독으로 추천했는데 한국 프로야구의 개척자라고 할 만한 존재였다"고 밝혔다.
백인천 전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통산 20시즌 19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 209홈런 776타점을 기록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원년에는 MBC의 감독 겸 선수로 뛰며 타율 0.412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이승엽을 지도 중인 백인천 전 감독. IS 포토 일본 스포니치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타격왕에 오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