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부진이다. 예견된 불안 요소가 드러났다. 롯데 자이언츠 제레미 비슬리 얘기다.
비슬리는 지난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롯데 선발 투수로 등판했지만, 6이닝 10피안타(2피홈런) 8실점(7자책점)을 기록했다. 1·2회만 7점을 내주고도 6이닝을 채우며 분전했지만, 기대한 퍼포먼스로 보긴 어려웠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 듀오 중 한 명인 캐스턴 히우라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슬리는 1회 초 다른 외국인 맷 데이비슨에게 투런홈런을 맞았고, 2회는 무사 1루에서 안타 3개를 맞은 뒤 추재현에게 홈런까지 허용하며 5점 더 내줬다. 내야수 실책 탓에 선두 타자 박찬혁의 출루를 허용하긴 했지만, 많은 점수를 내준 배경을 온전히 그 실책 탓으로 돌리긴 어려웠다. 그만큼 비슬리는 난타를 당했다.
7월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1실점 이하 투구를 해냈던 비슬리는 지난 2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까지도 나쁘지 않은 기록(7이닝 4실점)을 냈지만,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초반부터 난타를 당해 8피안타 7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키움전에서 두 경기 연속 7점 이상 내줬다.
비슬리는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변화구 모두 수준급이다. 멘털이나 프로의식도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다. 하지만 입단 시점부터 내구성은 의문이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이전 2시즌(2024~2025) 모두 선발 투수 임무를 풀타임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각각 112와 3분의 2, 106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2025)에도 선발 경험이 부족한 '파이어볼러'를 뒀다. 알렉 감보아 얘기다.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6월 KBO리그에 입성한 그는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150㎞/h 중후반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투수였다.
하지만 감보아도 미국 무대에서 한 번도 100이닝 이상 소화한 적이 없었다. 결국 8월 중순 이후 급격히 부진했다. 이상징후가 나타난 건 100이닝 진입 직후였다. 비슬리도 8월 첫 등판(2일 삼성전)에서 막 100이닝을 넘겼다. 공교롭게도 이후 부진하다. 부상 후유증이나 제구 난조가 아니다. 상대 타자들의 그의 직구를 쉽게 대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