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은채 (사진=일간스포츠 DB)
사랑받은 시리즈일수록 새로운 얼굴은 환영받기 어렵다. 하지만 정은채는 ‘재벌X형사2’를 통해 마주한 벽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힘 있게 두드리고 있다.
정은채가 출연 중인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2’는 수사가 막히면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재벌형사 진이수(안보현)와 새 팀장 주혜라의 공조 수사극이다. 시즌1 방영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시즌2에 정은채는 주혜라 역으로 합류했다.
방영 2주 차를 맞았으나 시청자 일각에선 주혜라 캐릭터와 그를 연기한 정은채를 향한 의견이 아직 분분하다. 그만큼 시리즈 팬들에게 시즌1과 이전 팀장 이강현(박지현)에 대한 지지가 두터운 상황이다.
마치 굴러온 돌처럼 비교 받고 있지만, 정은채는 호연을 펼치고 있다. 오히려 그의 근작보다 카리스마를 전면에 세워 새로운 형사 타입을 추가했다. 주혜라는 진이수가 경찰학교 시절 교관으로 만난 구면이란 설정으로, 제작진은 단지 상관이 아닌 ‘스승’이라는 설정을 추가해 케미를 강조했다.
‘재벌X형사2’ 정은채 (사진=SBS 제공) ‘재벌X형사2’ 정은채 (사진=SBS 제공) ‘재벌’이자 피지컬 좋은 진이수보다 위축되어 보이지 않는 존재감이 중요한데, 정은채는 이를 성취했다. 불타는 폐가 2층에서 진이수를 거칠게 붙잡고 뛰어내리는 장면처럼 액션도 도파민을 터뜨렸다. 칼같이 사무적이지만, “내가 잘 가르쳤네”라고 진이수를 리드할 땐 이전 시즌은 물론, 근래 K 수사물에선 보기 드물었던 여형사 상과 남녀 관계성을 보여줬다.
이는 정은채가 지닌 강점에 기인한다. ‘재벌X형사2’의 김바다 작가는 “정은채는 카리스마와 우아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고 평했는데, 이는 그의 대표작 ‘정년이’로 얻은 중성적인 이미지가 전부가 아님을 뒷받침한다.
정은채의 근작인 ‘아너: 그녀들의 법정’의 강신재 역도, ‘안나’ 이현주 역도 고상한 외양 뒤 여린 면, 또는 콤플렉스가 자리한 인물이었다. 정은채는 이들이 딛고 일어서거나 끝내 추락하는 서사를 섬세히 입어왔다. ‘재벌X형사2’ 정은채 (사진=SBS 제공)‘재벌X형사2’ 안보현, 정은채 (사진=SBS 제공)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은채는 감정을 절제한 채 부단히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캐릭터를 자신의 핵으로 지니고 각기 다른 직업과 설정으로 풀어왔다. 캐릭터 성을 통해 고유한 인상을 갖추는 것도 스타에겐 중요한 자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평론가는 “‘재벌X형사2’ 초반 전개에선 기존보다 진이수의 캐릭터 성을 강화하면서 주혜라가 조력자로 소비되는 느낌 때문에 시청자의 호감을 아직 얻지 못한 것”이라고 짚었다.
정은채가 중심 서사로 부상할 기회는 마련 돼있다. 후반부 메인 사건으로 기대받는 미스터리 재벌 유성원(유승호)을 향한 주혜라의 의심이다. 4회 시청률이 5.7%로 반등한 가운데 정은채의 새로운 얼굴이 쓸 반전 흥행도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