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 / 사진=일간스포츠 DB
예능과 유튜브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배우 하지원이 본업으로 돌아온다. 그의 신작은 영화 ‘비광’으로, 하지원은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한 인물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작품 완성도에 힘을 보탰다.
오는 9월 2일 개봉하는 ‘비광’은 하지원이 ‘담보’(2020)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갑작스럽게 등장한 남편의 딸로 파경을 맞은 톱스타 부부가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가족 연대기다.
극중 하지원은 남미를 연기했다. 한때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배우였지만, 남편 중구(류승룡)의 사생활 이슈로 인생의 균열을 맞는 캐릭터다. 남편과 이혼 후 생계형 연예인이 된 그는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동주(김시아)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외면했던 진실을 좇기 시작한다.
하지원은 남미를 통해 익숙한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화려한 외양과 허스키한 목소리, 투박한 말투와 제스처를 지닌 남미에게서는 기존의 하지원에게서 쉽게 보지 못했던 거칠고 불균질한 에너지가 튀어나온다. 하지원은 톱스타의 우아함과 한순간에 삶의 바닥으로 밀려난 인물의 속된 면모를 함께 품으며 캐릭터에 독특한 질감을 더한다.
‘비광’ 스틸 / 사진=플레이그램·콘텐츠지오 제공
내면 연기도 인상적이다. 하지원은 가장 믿었던 남편에게 자신이 알지 못했던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던 순간부터 파경 이후의 삶까지, 남미가 감당해야 하는 감정의 무게를 차분하게 쌓아간다. 분노와 불안, 절망과 애틋함이 한 인물 안에서 끊임없이 교차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의 온도를 세밀하게 조율하며 남미의 내적 변화를 드러낸다.
이 같은 결과물에는 하지원의 노력이 있었다. 매 장면, 대사 하나하나까지 쪼개서 연구했다는 하지원은 연기 주안점으로 에너지 소거를 꼽았다. 그는 “남미는 굉장한 추락과 구원을 맞이하는 인물”이라며 “늘 무엇을 채우려 노력했는데 이번에는 나를 내려놓고 비우려고 끊임없이 고민했다. 에너지를 줄이고 남미의 삶 속에 온전히 스며들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류승룡은 하지원의 열연에 높은 점수를 줬다. 류승룡은 “(하지원과) 13년 전 한 캠페인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도 좋은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현장에서 다시 만나서 보니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 배우더라”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깨부수려는 치열한 모습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다. 관객도 진심 어린 노력을 분명 좋아해 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