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바라던 선발 기회가 돌아왔다. 그것도 선두 싸움 중인 KT 위즈와의 3연전 첫 경기다. 김백산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더니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우는 거 아니에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아닌데"라면서도 눈시울은 붉어지고 있었다. 그만큼 김백산은 간절했다.
김백산은 오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원래는 기존 5선발 자원인 이승현(좌완)이나 양창섭의 순서였지만, 최근 경기에서 두 선수가 부진하자 박진만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25일 경기 전 브리핑에서 박 감독은 "김백산이 28일에 등판한다"고 전했다.
2025년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김백산은 지난 7월 2일 NC 다이노스전에 깜짝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추가로 선발 기회를 받아 4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지만, 1군 데뷔 시즌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담한 피칭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삼성의 새로운 선발 카드로 떠오른 바 있다.
삼성 김백산. 삼성 제공
이후 김백산은 선발 등판을 계속 준비했으나, 우천과 폭염 등으로 일정이 밀리다 결국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해 퓨처스(2군) 팀으로 내려갔다. 당시 김백산은 "준비를 정말 잘했는데 등판이 계속 밀려서 마음이 아프고 착잡했다"며 아쉬움에 눈물까지 흘렸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김백산이 눈시울을 붉힌 이유다.
공교롭게도 복귀전이 가장 중요한 KT와의 3연전 첫 경기다. 현재 리그 2위인 삼성은 1위 KT를 0.5경기 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이번 3연전이 선두 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첫 경기의 중책을 김백산이 맡게 됐다.
김백산은 "KT는 처음 상대한다"며 얼떨떨해하면서도, "설레고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최원준 선수를 상대해 보고 싶다. TV 중계로 봤는데, 투수가 던질 곳이 없을 정도로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더라. 또 지난 2월 연습경기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었던 안현민 선수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계속 생각이 났다. 이번에 설욕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지난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삼성 원태인-김백산. 고척=윤승재 기자
그는 선배 투수 원태인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고교 시절 등번호 18번을 달 정도로 원태인의 열성 팬이었던 그는, 지난 2월 오키나와 2군 캠프부터 1군 콜업 이후까지 원태인에게 끈질기게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김백산은 "(원)태인이 형에게 선발 루틴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체인지업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그 느낌을 따라 해보니 내게도 잘 맞더라. 그 외에도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어렵게 다시 잡은 선발 기회인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현재 1위 경쟁을 하고 있으니, 한 번 더 일을 내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지난달 자신의 데뷔전 호투를 발판 삼아 팀이 4연승을 달렸던 것처럼, 다시 한번 마운드 위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