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유재석의 음악 토크쇼냐, ‘국민 걸그룹’ 안유진의 아르바이트 체험기냐. 금요일 예능 경쟁이 치열하다. KBS는 유재석을 필두로 ‘해피투게더’를 6년 만에 재탄생시켰고, tvN은 ‘지락실’ 멤버들의 색다른 여정을 그렸다. 두 프로그램 모두 금요일 오후 8시 30분대에 방영되지만 시청률, 화제성은 뚜렷하게 갈린다.
◇ ‘우주떡집’, 스핀오프의 성공적인 예시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우주떡집’ 방송 캡처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우주떡집’은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이 출연했던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의 스핀오프다. ‘지락실’은 네 사람의 케미로 시즌3까지 방영된 인기 IP다.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의 대표작 ‘1박 2일’의 여성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락실’이 제작진이 준비한 게임을 통해 출연진의 티키타카를 끌어내던 예능이라면 ‘우주떡집’은 다큐에 가깝다.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랩을 선보이던 이영지는 주방 메인셰프가 됐고, 오마이걸 미미는 보조셰프로 이영지를 도운다. 코미디언 이은지는 홀 매니저로 분해 매장 전반을 책임지고, 아이브의 멤버 안유진은 막내 아르바이트생으로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싹싹함’을 보여준다.
1, 2회까지만 해도 ‘우주떡집’은 나영석 PD의 기존 음식·여행 예능인 ‘삼시세끼’, ‘윤식당’, ‘강식당’과 겹쳐 보였다. 신선함보다는 익숙했다. 하지만 3회부터 ‘우주떡집’이 전라남도 고흥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며 매장이 바빠지자, 프로그램의 진가와 출연진의 호흡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우주떡집’ 방송 캡처 특히 3회에서 ‘막내라인’ 이영지와 안유진이 사소한 의견 차이로 다툰 뒤 눈물을 흘리는 모습, ‘떡마카세(떡+오마카세)’ 첫 개시로 실수가 잦아지자 손님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버는 이은지, 개인 여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직접 디저트 메뉴를 제안한 미미의 모습 등은 멤버들이 ‘우주떡집’에 얼마나 진심으로 임했는지 보여준다.
‘우주떡집’의 시청률은 1회 2.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해 2회(3%), 3회(2.7%), 4회(2.6%), 5회(2.8%)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OTT 플랫폼 티빙에서는 ‘신병4’, ‘포핸즈’ 등 막강한 드라마 라인업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안유진은 ‘우주떡집’으로 화제성 지표인 펀덱스에서 TV 비드라마 출연자 부문 8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채널 tvN 조이에 올라오는 클립 영상 역시 평균 30~5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해피투게더’, 호기롭게 귀환했지만 웃음은 되찾지 못해
사진=KBS 제공 반면 ‘해피투게더 – 혼자가 아니어서 좋아’(이하 ‘해투’)는 아쉬움이 짙다. 시즌4 종영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새 시즌으로 유재석, 장항준, 윤종신 등 평소 친분이 두터운 ‘뿔테 트리오’를 메인 MC이자 심사위원으로 내세웠다. 탄탄한 라인업과 ‘해투’라는 강력한 IP를 갖췄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과거 ‘해투’가 사랑받았던 이유가 쟁반노래방, 웃지마 사우나, 야간매점 등 특색 있는 코너들 덕분이었다면 현재의 ‘해투’는 다르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연예인 및 화제의 인물을 초대해 토크를 진행하면서, 여기에 음악 오디션을 어설프게 덧입힌 모양새다. ‘스토리텔링 음악 오디션’이라는 차별점을 두고 영화감독 장항준과 미스틱스토리 수장 윤종신을 심사위원으로 투입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더하고자 했으나, 정작 예능 본연의 ‘재미’는 잡지 못했다.
유튜브 클립 조회수만을 노린 듯 코너들이 겉도는 구색인 데다, 시청률 역시 1회 3%로 시작해 2회(2.6%), 3회(2%)로 하락하더니 5회에서는 1.5%까지 떨어졌다. 6회 들어 2.1%로 소폭 반등했으나, 유료 케이블 채널인 ‘우주떡집’과 공영방송인 KBS의 시청 접근성을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펀덱스에서도 ‘해피투게더’ 프로그램명과 출연진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해피투게더 공식 유튜브 채널의 경우, 게스트들의 노래 장면이나 토크 하이라이트 영상이 평균 10만 회 안팎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유명 IP나 화려한 출연진보다 화면 속 ‘진정성’이 흥행을 가르는 시대”라며 “‘우주떡집’은 고생과 몰입을 담은 다큐적 서사로 호평받은 반면, ‘해피투게더’는 기존 토크·오디션 형식을 답습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신선한 기획과 출연진의 진심이 예능 성패의 핵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