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소속팀 키움 선발 투수 박준현이 2회 유니오 세베리노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맞고 기세를 내준 뒤 이어진 3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준현을 지원하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상황은 이랬다. 박준현은 1회 말 첫 승부에서 잘 막은 두산 리드오프 박찬호를 상대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타구 속도가 빨라 3루수 여동욱이 포구에 실패했다.
글러브를 직격한 공이 커버에 나선 권혁빈 쪽으로 향했다. 타자주자는 통산 2번(2019·2022) 도루왕에 오른 박찬호. 굴절된 공을 처리하면서 잡아내기 어려운 타자였다.
이 상황에서 권혁빈이 간결한 동작으로도 강한 송구를 뿌려 접전을 만들었다. 1루심 판정은 아웃.
두산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당사자인 박찬호가 손을 흔들어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은 이뤄졌고, 원심이 유지됐다. 권혁빈의 강한 어깨가 빛난 장면이었다.
입단 2년 차 권혁빈은 올 시즌 키움 내야수 중 유격수 수비 이닝(695와 3분의 1이닝)이 가장 많다. 그동안 키움은 '공격형' 유격수를 선호했지만, 권혁빈이 비범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그를 '붙박이'로 뒀다.
권혁빈은 전반기 실책이 3개뿐이었다. 체력 관리 노하우가 부족해 집중력 유지가 어려웠던 후반기도 4개뿐이다. 수비력 만큼은 흠을 잡기 어려운 선수다.
'천재 유격수' 김재호(은퇴), 이날 권혁빈이 강견을 뽐내며 잡은 박찬호도 수비 능력을 앞세워 출전 기회를 늘린 뒤 공격 기량이 향상된 선수다. 이날 권혁빈이 비슷한 유형 '선배'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