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해진이 올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지는 소회를 묻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유해진은 “전작 ‘왕과 사는 남자’가 전 국민이 단종을 생각하게 했다면, 이번 ‘암살자(들)’은 물음표를 띄울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유해진의 신작은 오는 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이다.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에서 출발한 영화로,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을 좇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처음에는 이 사건을 다룬다는 것 자체에 부담이 있었죠. 그래서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자세히 읽었고, 재밌었던 부분부터 조심스러웠던 부분까지 (허진호) 감독님과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눴어요. 그 과정을 통해 많은 수정이 이뤄졌고요. 특히 직접적으로 사건을 다루기보단 열린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을 듯해서 참여하게 됐죠.”
유해진은 극중 중부서 경감 철구 역을 맡았다. 광복절 기념식 현장에 경호 인력으로 투입된 인물로, 함께 있던 후배가 억울하게 끌려가는 상황을 목격한 뒤, 동료에 대한 부채 의식과 형사의 본능으로 사건의 실체를 좇는다.
“어떤 작품이든 작품 속 캐릭터로 다가가서 연기해요. 감정 표현은 기본적인 저의 숙제이고 다른 부분은 어렵지 않았죠. 또 철구는 눈앞에서 사건을 목격하고 동료가 끌려 가고 해고당하면서 실체를 파헤쳐요. 인물의 변화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캐릭터라 그걸 그대로 가지고 갔죠.”
배우 유해진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허진호 감독과의 첫 작업을 한 후기도 들려줬다. 유해진은 “허진호 감독을 떠올리면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인 영화가 먼저 떠오르지 않느냐.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장르와 어떻게 호흡을 맞출까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촬영할 때도 액션 장면인데 감성 연기를 찍듯이 디테일하게 접근하셨어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게 과연 어떤 결과로 나올까’ 하는 물음표도 있었죠. 그런데 막상 완성된 영화를 보니 중반까지 이어지는 밀도와 속도감이 굉장히 놀라웠어요. 현장에서 봤던 촬영 방식이 이런 결과로 이어지는구나 싶었죠.”
유해진은 ‘암살자(들)’로 데뷔 후 처음으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올해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암살자(들)’은 오는 16일(현지시간) 첫 퍼블릭 상영을 앞뒀다. 유해진은 “큰 영화제니까 부담감도 들면서 기대되는 마음도 있다”면서 “최근 ‘왕과 사는 남자’로 우디네극동영화제를 다녀왔다. 그 작은 도시에 나를 보러 오는 분이 있어서 놀랐다. 세계가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진 ‘왕과 사는 남자’ 흥행 이야기에는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2월 개봉해 국내 169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유해진은 ‘한국영화 누적관객수 1위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쏟아지는 축하 인사에 “그만큼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 거 같다”고 자세를 낮춘 유해진은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중과 함께 걸어온 느낌, 같이 시간을 보내온 느낌이에요. 물론 부담도 되죠. 이번 ‘암살자(들)’을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도 새로 들어가는 영화 ‘모둡’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거였어요. 어쨌든 (작품이 잘 되면) 그만큼 지켜보는 시선이 있는 거고, 이럴 때 연기를 잘 못하면 말 나오는 게 더 클 수 있죠. 그래서 더 진지하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