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오픈했던 ‘우주떡집’이 오너 리스크를 맞았다.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은진 tvN ‘뿅뿅 지구 오락실’ 멤버들이 운영했던 이 떡집은, 제작진의 욕심으로 서울 2호점을 오픈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은 닫혀버렸다.
‘우주떡집’은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 스핀오프로 나영석, 김예슬 PD가 연출을 맡았다. 대본은 이우정, 이유미 작가가 집필했다. ‘지락실’ 마스코트인 토롱이가 만든 방 탈출 미션에 실패한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 등 멤버들이 떡집 아르바이트를 수행해야 한다는 벌칙에서 출발다.
사진=tvN ‘우주떡집’ 방송 캡처 기존 ‘지락실’과 달랐다. 게임하고, 제작진과 티격태격하고, 랜덤플레이댄스를 추지도 않았다. 진짜로 ‘영업’에만 몰두했다. 전라남도 고흥에서 ‘우주떡집’을 오픈한 멤버들은 매일 아침 직접 떡을 뽑았다. 오리지날 떡볶이, 부트졸로키아 먹지마라, 떡라미슈-밤, 흑임자~ 토롱아이스크림 등 멤버들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메뉴도 흥미롭다.
고흥 편까지 ‘우주떡집’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복잡한 도시가 아닌 인구 밀도가 적은 고흥을 택한 점이 신선했다. 메인 셰프 이영지를 주축으로 땀 흘리며 요리하고 서빙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지락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줬다. 그러나 지난 4일 방송된 6회를 기점으로 프로그램 방향성이 바뀌었다.
제작진이 성급하게 개입하면서다. 고흥 매장에서의 이야기가 채 영글기도 전에 2호점이라는 새로운 판을 깔았다. 그 결과 초반 ‘우주떡집’이 차곡차곡 쌓아온 리얼리티와 고흥 주민들과 만들어낸, 마치 게임 ‘동물의 숲’을 연상케 했던 무해한 매력도 힘을 잃었다. 특히 시청자들이 제작진을 향해 ‘감을 잃었다’고 지적한 대목은 멤버들이 공들여 완성한 메뉴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앞서 1회에서 멤버들은 ‘메인 셰프’ 자리를 걸고 떡볶이 대결을 펼쳤다. 저마다의 레시피로 승부를 벌였고, 권성준 셰프의 심사 끝에 이영지가 메인 셰프 자리를 꿰찼다. 이후 멤버들은 직접 메뉴를 고민하고 손발을 맞추며 ‘우주떡집’만의 색깔을 만들어갔다. 사진=tvN ‘우주떡집’ 방송 캡처 하지만 서울 연희동에 문을 연 2호점에서는 정작 그 메뉴들이 사라졌다. 대신 ‘떡버거’가 메인 메뉴로 등장했다. 미미가 만든 감자크림떡자냐를 제외하면 대부분 권성준 셰프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한 메뉴들이다. 고흥에서 멤버들이 시행착오를 거쳐 하나씩 완성했던 메뉴와 성장 과정이 서울에 도착하자 휘발됐다.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2호점은 지난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한시적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됐다. 제작진의 과감한 메뉴 변경은 ‘우주떡집’ IP의 상업적 확장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읽힌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예능 ‘봉주르빵집’ 역시 출연진이 만든 제품을 실제 커머스로 연결하며 방송 IP를 확장한 바 있다.
방송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시도 자체는 좋다. 문제는 ‘우주떡집’이 너무 빨리 몸집을 키웠다는 데 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던 건 멤버들이 직접 떡을 뽑고, 메뉴를 고민하고, 손님을 맞으며 조금씩 가게를 키워가는 과정이었다. 그 이야기가 무르익기도 전에 2호점과 팝업, 새로운 메뉴가 한꺼번에 끼어들었다. 떡집은 확장됐지만, 정작 시청자들이 따라가던 이야기는 끊겼다.
대가는 냉정했다. 서울 2호점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7회 시청률은 2.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로 자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1회 2.9%로 출발해 2회 3.0%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고 자리를 지켜오던 흐름에 스스로 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