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암살자(들)’을 둘러싼 비판이 도를 넘고 있다. 영화가 역사적 사실과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촉발된 논쟁은 이제 창작의 영역을 넘어 제작진과 배우 등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달 23일 개봉 후 공식 수사 결과와 다른 역사적 해석을 담았다는 이유로 일부 관객의 반발을 샀다. 논란은 진영 간 대립으로 번졌고, 정치권 및 관련 단체에서는 제작사의 사과와 상영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제작진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 속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며 “창작의 산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작품을 둘러싼 논쟁의 여파가 개인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SNS를 중심으로 시작된 공세는 제작진 및 출연진의 개인사에 대한 검증으로 번졌고, 출연 배우가 모델로 활동하는 기업을 상대로 계약 해지와 불매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급기야 일부 보수단체는 4일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제작사와 배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논란이 격화되면서 영화계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개 단체로 구성된 영화인연대는 5일 ‘영화에 대한 논의가 개인의 일상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표현의 자유와 비판의 권리는 보장돼야 하지만, 개인의 신변을 위협하거나 집단적으로 압박하는 행위는 건전한 공론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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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창작자에 대한 신변 위협은 민주주의의 파괴”라며 “오늘 경찰청 등 관계 당국에 영화 관계자 및 출연 배우에 대한 안전 조치와 거주지 앞 위협·협박 등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력히 요청했다. 영화가 제기한 문제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신다면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라”고 강조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논란이 거세질수록 필요한 것은 작품에 대한 더 치열한 토론이지, 배우를 향한 압박이 아니다”라며 “역사적 사실 검증과 창작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변질된다면 정작 작품이 던진 질문과 역사적 의미를 논의할 기회마저 가려질 수 있다.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 비판이고 어디서부터 도를 넘은 공세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