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20여명이 8일 오전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2026.10.08 /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지영·이명세 감독 등이 영화제가 한창인 부산에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영화를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며 작품에 대한 비판이 상영 여부와 영화제의 독립성, 관계자들을 향한 신변 위협으로까지 번진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정지영·이명세 감독과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김홍준 전 한국영상자료원장 등 영화인 20여명은 8일 오전 해운대해수욕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정치권과 공공기관, 투자기관, 극장과 영화제의 상영 문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영화에 대한 평가를 넘어 정치적 정쟁의 도구로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충분히 보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전에 영화의 정치적 의도와 성격을 성급히 규정하고, 감독과 배우, 제작사 등이 계속 새로운 책임의 대상으로 확대되는 방식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화두가 된 ‘암살자(들)’의 싱가포르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제레미 추아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개막작 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영화제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암살자(들)’을 예정대로 상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국내의 정치적 논쟁을 해외영화제의 독립적인 작품 선정과 상영 결정에까지 확대하는 것 역시 신중해야 한다”며 “어떤 작품을 선정하고 상영할 것인지는 영화제의 독립적인 판단 영역이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관객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영화 관계자 개인의 신상이 공개되고 주거지와 일상이 침해되며 협박과 신변 위협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영화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 의견 표명과는 명백히 다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특정 영화의 진실성과 완성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찬성이든 반대든 정치가 작품의 의미와 관객의 판단을 대신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암살자(들)’은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무대인사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며 관련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와 관련 영화제 측은 “관객 및 게스트들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고려한 제작사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관련 일정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