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선수단. 사진제공=프로축구연
프로축구 K리그2 신생 구단 파주 프런티어FC(이하 파주FC)의 재정난이 파주시와 구단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선수단 급여 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파주시가 구단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갈등의 핵심은 구단 운영 자금 15억원이다. 파주FC는 지난 15일 황보관 단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부족한 운영 자금 15억원이 창단 당시 파주시가 지역 대기업의 후원을 통해 확보하기로 했던 금액이라고 밝혔다.
구단 측에 따르면 전임 김경일 파주시장은 기업 후원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부족한 재원을 시가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단은 이를 근거로 이사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해당 금액을 예산에 반영했고, 관련 내용을 파주시에 문서로 보고했다는 입장이다.
김 전 시장 측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김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지역 기업의 후원이 무산된 이후 시 체육진흥기금을 활용해 부족한 재원을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구단 창단에 관여한 시 관계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교체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손배찬 시장 체제의 파주시는 전임 시장의 지원 약속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시가 15억원을 구단에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없다"며 "전임 시장의 약속에 대해서도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금액은 원칙적으로 구단이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할 수입"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시는 구단의 재정난과 관련해 방만한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감사에도 착수했다. 구단은 당초 약속했던 재원이 확보되지 않아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입장이지만, 파주시는 추가 지원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이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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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파주시가 운영 자금 지원 문제를 구단 경영진 교체와 연계하려 한다는 의혹이 나왔다.
파주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파주시가 부족한 운영 자금 15억원을 지원하는 대신 구단 고위직 일부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현 시장 측 인사들을 기용하려 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축구계에서는 파주FC의 인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증언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대학축구대회 현장에서 자신이 파주FC의 선수 수급을 책임질 예정이라고 소개한 인사가 등장했다. 해당 인사는 앞으로 파주FC 입단과 관련한 논의를 자신과 진행하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인사 역시 주변에 조만간 파주FC 고위직에 오를 예정이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는 파주FC 창단 당시 프로구단 설립에 반대했던 인물로,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구단 이사회에 합류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과거 K3리그 파주시민축구단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지역 축구계 인사들이다. 파주시가 최근 구단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다만 이들의 발언이 실제 파주시의 인사 계획이나 재정 지원 문제와 연결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황보관 단장은 "현재 기존 스카우팅 부서 담당자 외에 선수 수급 업무를 맡길 외부 인사를 채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경영진 교체설에 대해서는 "축구계 지인들로부터 비슷한 소문을 들었지만 비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해 웃어넘겼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 교체에 따른 구단 경영진 인사 문제는 K리그 시도민구단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사안이다. 지자체의 재정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구단 운영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파주FC의 경우 전임 시장의 지원 약속이 실제 행정적 효력을 갖는지, 해당 금액을 예산에 반영한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경영진 교체설 역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재정 지원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면서 선수단 급여 지급까지 불투명해진 것은 분명한 문제다.
파주FC는 올 시즌 K리그2 17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의 인건비로 선수단을 구성하고도 26라운드까지 8승을 기록했다. 당시 순위는 12위(승점 30)로 7위 경남FC(승점 35)와의 격차는 5점이었다. 평균 관중도 리그 전체 6위에 오르는 등 창단 첫해 경기력과 흥행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구단 운영 자금 15억원을 둘러싼 파주시와의 입장 차이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선수단과 구단 직원들의 급여 지급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