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탁구 3관왕에 오른 김현욱과 윤지유.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APG·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이 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은 당초 내걸었던 금메달 21개 이상·종합 6위라는 목표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24일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일원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9개, 은메달 38개, 동메달 33개 등 총 100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5위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 펜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메달 100개를 채웠다.
직전 2022 항저우 대회(금30·종합 4위)보다 금메달은 1개 줄었고 종합 순위도 한 계단 떨어졌다. 다만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합작했던 론볼과 바둑이 이번 대회에서 제외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종목 구성을 고려하면 한국의 메달 성과가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성과를 이끈 건 탁구와 사이클이었다. 전통적인 메달밭 탁구는 금메달 12개를 수확, 항저우 대회에서 세운 종전 최다 기록(9개)을 뛰어넘었다. 윤지유(성남시청)와 김현욱(경기도장애인체육회)이 나란히 3관왕에 올랐고, 서수연·김기태·장영진·이미규도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장애인탁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상대국 전력을 분석해 복식 조합을 전면 개편한 정은창 대표팀 감독의 전략도 주효했다.
19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 사이클 트랙 여자 4000m 개인추발(스포츠등급 B) 결승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건 박현미-김채연 조(가운데).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21일 2026 아이치·나고야 APG 여자 도로경기(스포츠등급 B)를 마치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파일럿 김채연과 선수 박현미. 사진=공동취재단
사이클도 항저우 대회보다 3개 많은 금메달 7개를 따냈다. 첫 APG에 출전한 박현미가 파일럿 김채연(이상 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과 2관왕을 합작했고, '철의 여인' 이도연(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사이클연맹)은 개인도로독주와 도로경기를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육상에선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장민호(29·안양시청)는 남자 100m(스포츠등급 T13)에서 10초48의 아시아신기록, 400m에서 46초2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장애인육상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온 건 16년 만이다.
지난달 비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혼성·남자 1600m 계주에 출전했던 장민호는 한국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과 APG 무대를 모두 밟았다. 여기에 세계신기록과 아시아신기록까지 작성하며 이번 대회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새로운 금메달 종목도 탄생했다. 휠체어럭비 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이자 2024 파리 패럴림픽 챔피언인 일본을 결승에서 53-50으로 꺾고 한국의 APG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조은혜(부루벨코리아)도 휠체어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스포츠등급 B)에서 파리 패럴림픽 3관왕 사이수니 자나(태국)를 15-14로 제압, 한국 휠체어펜싱의 첫 APG 금메달을 안겼다.
세계 1위 일본을 꺾고 우승한 휠체어럭비팀.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양궁은 김옥금-박홍조 조의 W1 혼성 단체전과 곽건휘의 남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반면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보치아와 사격은 아쉬움을 남겼다. 사격은 당초 금메달 7개를 기대했지만 3개에 그쳤다. 은·동메달을 각각 6개씩 따내며 전체 메달은 15개로 늘렸으나, 결선에서 금메달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에 빛나는 보치아도 이번 대회에서는 은·동메달 1개씩에 머물렀다. 2010년 APG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유도와 태권도, 휠체어테니스도 항저우 대회의 금메달을 지키지 못했다.
전선주 총감독-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장민호-박흥식 선수단장.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경쟁국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중국은 금메달 207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고, 개최국 일본(금64)과 우즈베키스탄(금45)이 뒤를 이었다. 항저우 대회 8위였던 우즈베키스탄이 3위로 도약했고, 인도도 금메달 30개를 획득하며 한국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일본과 한국의 금메달 격차는 항저우 대회 12개에서 이번 대회 35개로 벌어졌다.
금메달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도 확인한 대회였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탁구와 사이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고, 처음 출전한 선수들도 메달을 획득해 줬다"라며 "유지할 부분과 보완할 부분, 미진한 부분을 면밀하게 분석해 2028 로스앤젤레스(LA) 패럴림픽에서 더 멋진 성과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