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꼭 우승하고 싶습니다."
스무 살 루키의 바람은 명확했다. 프로 첫해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에 힘을 보탠 장찬희(삼성 라이온즈)가 생애 첫 가을야구를 앞두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장찬희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포스트시즌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예정됐던 삼성과 KIA 타이거즈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은 비로 취소돼 26일 오후 6시 30분으로 미뤄졌다. 그렇게 장찬희의 첫 가을야구도 하루 늦춰졌다.
경남고 출신인 장찬희는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프로 첫해부터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41경기에 등판해 76이닝을 소화했고, 4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 롱릴리프를 오가며 다양한 보직을 소화한 그는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특히 KIA를 상대로는 더 강했다. KIA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가 많은 KIA 타선을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냈다. 그는 "포크볼로 좌타자들을 잘 잡아낸 게 성적이 좋았던 이유가 아닐까 한다"며 "KIA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게 신경 쓴 건 없었다.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성과를 설명하면서도 공을 운으로 돌렸다. 그러나 루키가 첫해부터 풀타임에 가까운 시즌을 소화하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의 중요한 순간마다 힘을 보태는 일은 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장찬희는 자신의 몫을 크게 내세우지 않았다.
그는 "제 지분보다는 구단 관계자분들, 감독님, 코치님들께 정말 감사한 것 같다. 제가 팀에 도움을 준 부분도 있겠지만, 오히려 팀한테 도움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찬희는 여러 보직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기회를 준 팀에 고마움을 표했다. 부상으로 잠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시즌 끝까지 팀과 함께 가을야구를 맞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올해 시즌 처음 시작할 때부터 풀시즌으로 안 아프고 뛰는 게 목표였다. 그런 부분에서 만족감이 되게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첫 가을야구를 앞둔 스무 살의 마음에는 설렘과 긴장, 흥분이 함께했다. 장찬희는 "가을야구는 설레고 긴장도 많이 되고 흥분도 많이 되는 자리라서 그런 걸 숨기려 하지 않고 충분히 즐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배의 조언도 새겨들었다. 투수 조장인 최원태가 장찬희에게 가을야구에서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행동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며, 마운드에서 더 큰 액션을 보여도 좋다고 조언했다고.
장찬희는 "잘 막고 내려오면 액션을 크게 해도 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그렇게 액션 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나오면 나오는 거지, 미리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삼성은 PO를 앞두고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변수를 맞았다. 장찬희는 "마무리는 저보다 구위 좋은 선배님들이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마무리까지 가는 중간 역할을 잘 이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장찬희에게는 데뷔 첫해부터 찾아온 특별한 기회다.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제가 이 팀의 일원이 돼 우승에 도전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도전할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하더라. 스무 살부터 온 기회를 꼭 잡아서 선배님들과 함께 올해 우승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의 활약을 운으로 돌리면서도 팀이 준 기회에 감사를 전하고, 가을야구의 긴장마저 즐기겠다는 장찬희.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한 루키의 첫 가을이 이제 시작된다.
김수민 기자 bysum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