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그때를 복수하고 싶습니다."
이승민(삼성 라이온즈)에게 KIA 타이거즈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2년 전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KIA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내줬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핵심 불펜으로 성장한 이승민이 이번에는 설욕을 꿈꾼다.
삼성과 KIA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 맞붙는다. 당초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는 우천 취소돼 하루 미뤄졌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LG 트윈스를 3연승으로 꺾고 올라온 KIA를 상대로 KS 진출을 노린다.
이승민은 2024년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상대했다. 당시 삼성은 시리즈에서 1승 4패를 거두며 KIA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승민에게도 아쉬움이 크게 남은 순간이었다.
그는 "(당시) 5차전 경기가 끝나고 KIA 선수들이 좋아하고 세리머니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분한 마음이 정말 컸다"며 "역시 2등은 알아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올해는 꼭 그때를 복수하고 싶다. KIA를 반드시 잡고 올라가서 우리가 1등을 해 상대 팀이 우리를 바라보게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당시 이승민은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선발 황동재가 1회 5실점으로 무너진 뒤 마운드에 올라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이어 2회에도 2사까지 잘 잡았지만 김도영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당시 2이닝 동안 내준 안타는 단 하나였지만, 그 안타가 피홈런이었다.
2년이 흐른 지금, 이승민은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74경기에 등판해 68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홀드와 세이브를 모두 올리며 다양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지켰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이승민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그는 마무리 보직을 맡을 가능성에도 담담했다. 이승민은 "몇 회에 올라가든, 어떤 상황에 올라가든 제 피칭만 다 하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그런 건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윤의 공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팀 불펜 투수들은 항상 강하다고 생각한다. (김)재윤이 형이 아쉽게 부상으로 빠졌더라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상대 KIA 타선에 대한 경계심도 숨기지 않았다. 준PO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는 이승민은 "확실히 정말 잘 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김도영 선수뿐 아니라 1번부터 9번까지 다 잘 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더 집중해서 던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잘 치더라도 피하지 않고 제 공으로 힘으로 붙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야구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 정규시즌과 똑같이 준비해 왔다는 그는 "100% 쏟아부을 준비는 돼 있다. 첫 경기는 어떻게든 이기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이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자리인 만큼 올해는 더 집중하고 책임감을 갖고 던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민은 동료 불펜진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그는 "저는 빨리 시합하고 싶다. 경기를 해야 재미있기도 하다"며 "찬승이도 후반기부터 좋아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찬희도 잘하고 있다. (다른 투수) 형들도 있기 때문에 불펜 투수들을 믿고 제 역할만 충분히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2년 전,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보며 삼켰던 아쉬움. 이번에는 그 기억을 설욕의 동력으로 삼는다. KIA를 상대로 다시 찾아온 가을야구에서 이승민은 다른 결말을 꿈꾸고 있다.
김수민 기자 bysum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