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런던의 팔라디움에서 열린 2026 발롱도르 시상식서 브라질 전설 호나우두(왼쪽)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는 케인. EPA=연합뉴스 지독하게도 따라다니던 '무관'의 꼬리표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완벽하게 떼어냈다. 해리 케인(33·바이에른 뮌헨)이 25년 묵은 잉글랜드의 한을 풀었다.
케인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을 제치고 남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잉글랜드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은 2001년 마이클 오언 이후 처음이다. 앞서 스탠리 매튜스(1956), 바비 찰튼(1966), 케빈 키건(1978·1979)에 이은 역대 5번째 쾌거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독일) 기준으로도 1981년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이후 45년 만이다.
케인은 2025~26시즌 동안 압도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뮌헨 소속으로 51경기에 나서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인 61골을 폭발시켰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기록까지 합치면 총 65경기에서 73골 8도움을 올렸다.
같은 날 영국 매체 BBC는 "케인이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 없이도 발롱도르를 거머쥐며 기존의 흐름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근 20년간 월드컵이나 챔피언스리그, 유로 등 굵직한 국제 대회 우승 없이 발롱도르를 수상한 사례는 단 5번에 불과하다"며, 소속팀의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의 월드컵 준결승 탈락에도 불구하고 케인의 압도적인 개인 성적이 이례적인 결과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앨런 시어러와 대니 머피 등 잉글랜드 축구 전설들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12~18개월 동안 케인의 득점력은 무자비할 정도로 훌륭했으며, 세계 최고의 중앙 공격수로서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시상식 무대에 오른 케인은 "거의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고향인 런던에서 상을 받아 더욱 특별하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투표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 상은 결단력과 끊임없는 노력이 진정으로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오래전부터 케인의 활약을 묘사할 최상급 표현이 바닥났다. 축구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기쁘다"며 "그를 우리의 리더로 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33세의 케인은 생애 첫 수상 기준 역대 4번째 최고령 발롱도르 수상자가 됐다. 그의 위로는 매튜스(41세321일) 카림 벤제마(34세302일) 레프 야신(34세56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