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고, 내야 선배는 “기죽지 말라”며 어깨를 다독였다.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눈앞에 두고 나온 뼈아픈 실책. 삼성 라이온즈는 최종전을 앞두고 주전 3루수 김영웅을 향한 믿음을 재확인했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 이기면 KT 위즈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 오르고, 패하면 그대로 시즌을 마감한다. 물러설 곳 없는 마지막 경기에도 삼성의 선발 3루수는 김영웅이었다.
김영웅에겐 털어내야 할 아쉬움이 있다.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PO 4차전에서 삼성은 2-1로 앞선 7회 수비가 흔들리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1사 후 김도영의 타구를 김영웅이 뒤로 흘렸고, 타자주자는 2루까지 향했다. 이후 카스트로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한준수와 하주석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면서 삼성은 2-4로 패했다.
삼성 김영웅. 삼성 제공
박진만 삼성 감독도 당시 경기 후 “실책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을 향한 믿음까지 거두지는 않았다. 박 감독은 “기본기를 다 갖춘 선수들이고, 본인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플레이 하나로 승패가 좌우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다음 경기가 있기 때문에 빨리 잊고, 5차전을 잘 준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믿음은 최종전 선발 명단으로 이어졌다. 박 감독은 1일 경기를 앞두고 김영웅의 선발 출전을 고민했느냐는 질문에 “고민하지 않았다. 김영웅이 3루수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어 “이기기 위해 라인업을 짜는데, 굳이 뺀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영웅은 이날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야 선배 류지혁도 후배의 부담을 덜어줬다. 류지혁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기사를 보니 경기 후 영웅이가 울었다고 하더라”며 “그 공은 누가 처리해도 잡기 어려운 공이었다. 영웅이의 잘못이 아니라 광주 땅이 KIA를 도운 것”이라고 감쌌다. 실책의 책임을 홀로 짊어졌을 후배에게 전한 위로였다. 그는 “기죽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는 지나간 일을 모두 잊고 오늘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김영웅. 삼성 제공
김영웅이 실책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땐 외야수 김현준이 그를 다독였다. 1일 경기 전 만난 김현준은 "그럴 수 있다.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김영웅의 어깨를 토닥였다고. "안 그래도 여린 친구다. 하지만 한 번 또 분위기 살리면 무섭게 잘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 후배를 북돋았다. 물금고 선배이자, 육성선수 출신으로 김영웅의 삼성 후배가 된 김상준도 "안타까웠다. 오늘 다행히 표정이 나쁘진 않아 보이더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5차전 필승 의지도 강하다. 류지혁은 이날 경기장에 나오면서 한국시리즈 수원 1, 2차전에서 쓸 짐까지 모두 챙겨왔다고 밝혔다. PO 1~4차전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가능성에도 “삼성에서만 나오면 된다. 내가 안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박 감독 역시 선수들이 복잡한 생각을 안고 마지막 승부에 나서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별도의 메시지를 전했느냐는 질문에 “여기서 메시지를 더 전하면 선수들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는 생각이 단순해야 한다”며 “즐기면서 활기차게, 주눅 들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실책의 아쉬움을 안고 다시 3루에 서는 김영웅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삼성은 문책이나 교체 대신 신뢰와 격려로 최종전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