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마친 KT 위즈 안현민이 몸을 부르르 떨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추위에 몸이 더 굳는 느낌인지 묻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로) 그냥 춥다. 너~무 춥다”고 답했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무대에 선 선수들에게 상대 팀 외에 또 하나의 적이 생겼다. 대구를 덮친 추위다.
삼성과 KT의 2026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KS 3차전이 열리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경기 전부터 찬 기운에 휩싸였다. 현재 기온은 영상 10도, 체감온도는 8도 수준이다. 오후 6시 30분 경기가 시작된 뒤에는 더 추워질 전망이다. 오후 8시에는 기온 6도에 체감온도 3도, 오후 9시에는 기온 4도에 체감온도 1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승부가 길어질수록 선수들이 견뎌야 할 추위도 매서워진다.
선수들의 준비도 분주해졌다. KT 구자욱 트레이닝 코치는 “갑자기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며 “이럴 때는 선수들이 몸을 더 많이 풀고 준비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코치에 따르면 KT 선수들은 구단이 준비한 온열 장비를 활용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있다. 투수들은 공을 던지는 어깨를 감싸고, 타자들은 허리를 데우며 출전을 준비한다. 경기 중에도 스트레칭과 마사지 빈도를 높여 선수들의 몸 상태를 관리할 예정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날씨가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투수에게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기온뿐 아니라 바람을 변수로 꼽았다. 박 감독은 “날씨보다는 바람이 불면 마운드에서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며 “그래도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경험이 많으니 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3차전 선발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후라도다. 수원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두고 돌아온 삼성은 후라도를 앞세워 시리즈의 우위를 잡으려 한다. 박 감독은 후라도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하던 대로 하면 된다”며 “6이닝 이상 완벽하게 막아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추위와 바람 속에서도 자신의 투구를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이미 부상과 피로를 안고 뛰는 선수들도 있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옆구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스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안방을 지킨다. KT는 2차전 수비 당시 손을 다친 최원준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대타로 대기시킨다. 담 증세가 있는 허경민 대신 류현인을 선발 3루수로 내세웠다. 몸 상태를 살피며 출전 시점을 조율해야 하는 벤치로서도 급격히 추워진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다.
두 팀은 지난 4일 2차전에서 연장 12회 혈투를 치렀다. 하루를 쉬고 다시 만났지만, 이번에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기온까지 견뎌야 한다. 박 감독은 “모두 의지가 강하다. 2차전을 이기고 와서 팀 분위기도 좋다”며 “다들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즈의 균형을 깰 1승을 놓고 양팀 선수들은 온열 장비로 몸을 감싸고,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몸을 풀며 차가운 가을밤의 승부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