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2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삼성 구자욱이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팬분들이 더 크게 환호해 주셨을 때 뭉클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의 세리머니에는 나름의 연구가 담겨 있었다. 팬들의 함성을 더 크게 끌어내고, 그 열기로 팀의 분위기를 올리고 싶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돌아온 뜨거운 응답은 주장에게도 깊은 감동을 안겼다.
구자욱은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서 2회 2사 후 3루타를 때리며 삼성의 5-1 승리에 힘을 보탰다. 1차전을 내준 뒤 2연승을 거둔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안방에서 흐름을 가져온 경기, 구자욱은 타격과 세리머니로 팬들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후 구자욱은 세리머니에 대해 “팬분들이 조금 더 크게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싶고, 함성도 듣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기쁨을 표현하는 데서 끝나는 행동은 아니었다. 그는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서 그렇게 하면 팬분들이 환호성을 더 크게 보내주시더라”며 “그런 것을 혼자 연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짓에 팬들이 반응하고, 더 커진 응원이 다시 선수들에게 돌아오는 순간을 생각한 것이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삼성 구자욱이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라이온즈파크의 함성은 구자욱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는 “그렇게 했을 때 팬분들이 더 크게 환호해 주시면, 오늘 같은 경우에는 뭉클하고 감동적이고 감사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뛰는 주장에게 팬들의 응원은 큰 힘이었다. 3루까지 달린 구자욱은 동료들이 기뻐하는 모습도 함께 눈에 담았다.
구자욱은 “어젯밤부터 소형준 선수의 공을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밝혔다. 앞선 1, 2차전에서 몸쪽 커터성 공과 몸쪽 승부에 범타로 물러났던 기억을 되짚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생각이 많았다는 그는 “좋은 공이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다. 다시 생각을 가다듬었다”며 몸쪽 공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때려낸 타구는 구자욱을 3루까지 이끌었다. 햄스트링 부상이 없었다면 홈까지 노려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라운드 홈런을 쳐본 적이 없어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끝나고 나서는 홈에 들어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시구에 나선 '국민타자' 이승엽 전 감독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은 어린 시절의 영웅도 구자욱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구자로 나선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은 경기 전 구자욱을 두고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리더가 됐다”고 칭찬했다. 구자욱은 “2차전에도 오셔서 멀리서 눈인사를 했다. 끝나고 연락을 드렸더니 꼭 우승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오늘도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존경하는 분이 보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때의 영웅이셨기 때문에 영광”이라면서도 “아직 한참 모자라다. 평생 존경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선배의 응원과 팬들의 함성을 받은 구자욱은 이제 동료들과 함께 남은 두 번의 승리를 향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