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만난 KT 소형준. 3차전 투구를 돌아보며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윤승재 기자
“불펜이든 선발이든 맡겨주시는 대로 모든 힘을 쏟아내겠다.”
아쉬움에 잠을 설쳤다.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서 초반 제구 난조로 고개를 숙인 KT 위즈 소형준이 설욕을 다짐했다. 이미 지나간 승부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사령탑에게는 불펜 등판도 자청했다.
소형준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젯밤 잠을 자다 깨다 했다. 화가 나고 분했다”며 “비싼 경험을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음 등판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소형준의 투구는 3회를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 2회까지는 안타 3개와 볼넷 5개를 내주며 4실점 했다. 올 시즌 정규시즌 131⅓이닝 동안 볼넷을 24개만 허용한 투수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9이닝당 볼넷 1.64개를 기록했던 제구력이 중요한 무대에서 흔들렸다. 반면 3회부터 6회까지는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삼진 6개를 곁들이며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았지만, 초반에 내준 점수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KT는 1-5로 패했고, 소형준은 패전 투수가 됐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t 선발 투수 소형준이 2회말에 3실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타에 대한 경계가 오히려 독이 됐다. 소형준은 “경기 초반에 던진 한두 개의 공이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스트라이크존에 물리지 않았고, 장타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장타 허용에 관한 부담감 때문에 많은 공이 볼이 됐다”고 돌아봤다. 타자와의 승부를 어렵게 풀어가면서 자신의 강점인 제구까지 흔들린 셈이다.
투구 동작에서도 아쉬움을 찾았다. 그는 “투구 시 상체 움직임이 빨랐고, 턴 동작에서 손이 같이 나갔던 것 같다”며 “3회부터 커브와 스위퍼를 던지면서 제구를 잡으려 했고, 이 과정을 통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 소형준은 “날씨를 이유로 대는 것은 핑계”라며 “빨리 영점을 잡지 못한 것은 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다음 등판으로 향한다. 3차전까지 1승 2패로 밀린 KT는 우승을 위해 남은 네 경기에서 세 번을 이겨야 한다. 소형준은 5·6차전 불펜 대기와 상황에 따른 7차전 선발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이강철 감독님께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당장 내일부터 불펜에서 던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판단은 감독님께서 하실 테지만, 불펜이든 선발이든 맡겨주시는 대로 모든 힘을 쏟아내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