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와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양 팀은 6~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시즌 14~15차전을 갖는다. 5일 기준으로 1위 SSG와 2위 LG의 승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LG가 이번 2연전을 모두 쓸어 담는다면 정규시즌 우승 싸움은 안개 속 승부가 될 전망이다. 반면 SSG가 2승 또는 1승 1패만 거둬도 잔여 경기가 많지 않아서 우승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SSG는 개막 후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한 시즌 최장기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10승부터 70승까지 모두 선점하며 정규시즌 우승 확률을 75%까지 올렸다. 6월 말~7월 초 키움 히어로즈가 1.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SSG는 끝내 추격을 따돌렸다.
하지만 SSG는 최근 8경기에서 2승 6패로 부진하다. 그 사이 LG가 7연승을 달리며 치고 올라왔다. 8월 25일 기준으로 9경기까지 벌어졌던 승차가 4경기로 좁혀졌다. 역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개막부터 종료까지 선두를 사수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도전한 SSG의 1위 사수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SSG는 2019년에도 119경기를 치른 시점에 2위 두산 베어스에 7.5경기 앞섰다. 그러나 정규시즌 최종일 역전 우승을 내준 아픈 경험이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면 LG는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게 됐다. 류지현 LG 감독은 8월 18일 SSG와 원정 경기에 앞서 "우리에게 (역전 우승에 도전할) 두 번 정도 찬스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찬스가 바로 이번 2연전(18~19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비로 인해 한 경기만 열린 가운데 LG는 8월 18일 경기에서 8-4로 승리, 승차를 7경기로 좁혔다. LG는 최근 7연승을 달리면서 '두 번째 찬스'를 맞게 됐다. 이번에 SSG전 두 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역전 우승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올 시즌 양 팀의 상대 전적은 SSG가 7승 6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잠실구장에선 3승 3패. SSG는 선발진 평균자책점 1위(3.44), LG는 불펜진 평균자책점 1위(3.15)에 올라있다. 그런데 두 팀 간의 대결에선 선발은 LG, 불펜은 SSG가 더 좋았다.
양 팀은 포스트시즌에서 맞불을 가능성이 커 이번 2연전이 더욱 중요하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 가을 무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LG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8개 팀에 최소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인데, SSG에만 6승 7패로 밀린다.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했던 SSG 리드오프 추신수가 이번 2연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SSG는 최근 10경기 팀 타율 꼴찌(0.217)였다. 그러나 시즌 내내 부진했던 최주환이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부활했다. 기존 마무리였던 서진용 대신 문승원을 클로저로 투입하며 불펜을 재편한 것도 변수다.
LG는 최근 기세가 좋다. 팀 타율 1위(0.274) 장타율 1위(0.412) 출루율 2위(0.348)의 화끈한 공격력이 여전하고, 백업 자원도 탄탄하다. LG 불펜진은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 중이다. 8월 이후에는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11연승을 거두고 있다.
SSG는 지난 4일 키움전이 비로 연기되면서 이날 등판 예정이었던 김광현을 6일 LG전에 투입한다. 평균자책점(1.85) 1위 김광현에 이어 2위(2.55) 윌머 폰트가 7일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4일 SSG의 우천 순연 소식을 접한 뒤 "(LG전에) 김광현과 폰트가 나오겠네"라고 말했다. 김광현과 폰트는 올 시즌 LG전에 각각 2경기, 3경기씩 등판해 나란히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LG는 5일 경기에 이민호를 선발로 예고했다. 6일에는 케이시 켈리를 내보낼 예정이다. 로테이션에 따르면 임찬규가 등판할 순서이지만, 순서를 바꿨다. 임찬규는 올 시즌 SSG를 상대로 2패 평균자책점 5.91에 그쳤다. 반면 이민호는 SSG전에서 2승 평균자책점 2.25, 켈리는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05로 호투했다.
양 팀 감독의 자존심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김원형 SSG 감독과 류지현 감독 모두 올 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이 만료된다. 이미 지도력을 인정받아 일찌감치 재계약이 점쳐지는 분위기이다. 또한 각자 팀에서 오랫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생활하며 누구보다 팀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