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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 ing] 오세훈 서울 시장 당선, 재건축 시장 '방긋'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상승했다. 전주보다 상승폭(0.07%)이 다소 둔화됐다. 반면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03%, 0.05% 올랐다. 부동산114는 오세훈 서울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 이유를 풀이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규제 완화를 통해 속도감 있게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혀왔다. 용적률 규제 완화와 한강 변 35층 층고 제한 완화 등으로 향후 5년간 총 36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1년 내 서울시 도시계획규제 혁파,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로 18만5000가구 추진동력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안전진단기준 완화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강 변 35층 층고 제한 규제 완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남구 압구정동과 대치동, 송파구 잠실,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 현재 안전진단 단계를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들도 술렁이고 있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박원순 전 시장이 여의도-용산 통합개발을 발표할 당시 가격이 급등한 사례가 있다. 어떤 정책 발표가 나오는가에 따라 (재건축) 가격 변동 폭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기 1년여에 그치는 오 시장의 한계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시장 혼자서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모두 풀어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오 시장을 견제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기존 부동산정책 기조 유지를 재확인했다. 홍 부총리는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서는 그 취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지만, 여야를 떠나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지향점은 절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지향점을 향해 투기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공정 거래 근절 등 부동산정책의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내세운 오 시장이 당선되면서 앞으로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4.12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금수저? 누구를 위한 청년주택인가

올해 서른넷 직장인 A 씨의 목표는 향후 5년 이내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부모와 거주 중인 그는 당장에라도 나와서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인 전∙월세 가격을 보면서 "당분간 캥거루족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그런 그에게 "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주택을 알아보라"고 하자 이런 답이 되돌아왔다. "인기있는 곳은 월세만 60만원이라던데요? 보증금도 상당하고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청년주택인가 싶어요. 청년보고 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전용 37.17㎡)은 보증금 1억3760만원에 월세 66만원이었다. 임대보증금을 조정하면 부담금이 더 높다. 보증금을 3060만원으로 낮추면 월세를 108만원 내야 한다. 이는 인근 마포한강푸르지오2차(전용 25.49㎡·보증금 1000만원, 월세 105만원)나 명지한강빌드웰(전용 32.99㎡·보증금 1000만원, 월세 75만원)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가격이다. 구의동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보증금 1억509만원, 월세 42만원에 달했다. 월세가 높다 보니 고소득 청년들이 청년주택에 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입주자 모집 절차를 실시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청년주택(아임2030)은 특별공급을 통해 80명의 입주자(당첨자)가 선정됐다. 그런데 입주자 80명 중 월 소득 300만~400만원인 사람은 9명, 400만~500만원인 사람은 2명이었다. 월 소득 500만원(500만~550만원)이 넘는 연봉 6000만~8000만원 사이의 고소득자 1명도 특별공급을 통해 입주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25~29세 청년의 월평균 소득은 237만원, 30~34세 청년의 월평균 소득은 299만 원이었다. 고소득자도 청년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건 느슨한 기준 때문이다. 이 단지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을 보면, 월평균 소득 666만5980원 이하(4인 기준)인 가구면 특별공급 신청이 가능하다. 연봉 7000만~8000만원의 고소득자도 입주 가능한 셈이다. 서울시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와 느슨한 기준으로 정작 입주해야 할 취약 청년층이 밀려나는 형국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임대료도 고소득자 아니면 감당 못 할 비싼 임대료를 책정해 오히려 주거 취약계층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병훈 의원은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시행자에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엄청난 특혜를 제공했지만, 청년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급돼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12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반포 3주구' 재건축 부담금 4억 시대가 열렸다

'4억200만원'. 2018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시행 이후 조합원 1인당의 부담금이 가장 많은 단지가 나왔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 '대어'로 불리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이하 반포 3주구)'다. 이번 반포3 주구 사례는 향후 강남구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 대형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초구는 반포 3주구 조합에 재건축 예상 부담금으로 1인당 4억200만원, 총 5965억6844만원을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반포 3주구 공사비가 8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공사비의 약 75%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이는 재초환 시행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재초환은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주택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2013~2017년 유예됐다가 2018년 1월부터 다시 시행됐다. 이번 반포 3주구 산출 결과는 향후 재건축을 추진할 대형 재건축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비 업계는 이들 단지 역시 반포 3주구처럼 조합원 1인당 수억 원의 부담금을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 5개 단지, 강북 1개 단지, 경기 2개 단지를 대상으로 조합원 1인당 재건축부담금 예상액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강남 5개 단지는 평균 4억4000만~5억2000만원의 부담금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는 엇갈린다. 부담금이 4억원을 넘나들면서 재건축 시장은 더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올해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이 시작되면서 재건축이 위축된 가운데 부담금까지 늘어나면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담금이 많다는 것은 조합원당 초과이익 또한 많다는 것이라면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 3주구가 4억200만원 부담금을 내는데 이는 조합원당 초과이익이 8억7400만원가량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많이 남기 때문에 부담금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무기한 늘어지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9.28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부동산감독원→분석원으로 바꿨지만…갑론을박 여전

정부가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립을 본격화한다. 앞서 논의된 '부동산감독원'보다는 감독 수위를 낮춘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으로 톤을 낮췄으나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여전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불법행위 대응반을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확대 개편해 이상 거래 분석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부동산 감독기구 대신 국토부 내 분석원이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TF 팀으로 꾸려진 대응반은 국토부·검찰·경찰·국세청·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 13명으로 구성됐다. TF 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고된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중 1705건의 이상 거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811건을 법령 위반 의심 사례로 금융위와 국세청·경찰청 등 소관 기관에 통보하며 활약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각종 불법행위, 시장교란 행위 등에 대응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홍 부총리는 "13명으로 구성된 임시조직의 인력으로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정부 내에 설치하는 정부조직으로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본시장조사단 사례를 참고해 부동산거래분석원의 기능과 권한을 설계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관련 법률 제정안의 입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특정 기관이 부동산 거래자의 금융·과세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면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는 대응반이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거래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상 과열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으나 상시 감시 조직이 생기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거래 전반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6·17대책에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의 모든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해 현재 관련 법령 개정을 위한 입법 예고가 진행 중이다. 정부가 국민의 부동산 거래를 이른바 ‘빅 브라더’처럼 통제하고 감시하려 든다는 비판과 반발도 일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개인 거래의 감독한다는 지적에 대해 "시장을 통제하고 감독하는 기구를 신설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번 방안은 시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불법행위를 포착해 신속히 단속하는 상시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정부 외부의 독립된 감독 기구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국토교통부는 3일 "부동산거래분석원은 불법 가능성이 높은 의심거래에 한해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부동산거래분석원의 모태가 될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또한 정상적인 거래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한 적이 없었다"고 해명 자료를 내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교란 행위를 막는다는 당위성은 언제나 참이다. 그러나 국회 입법 시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지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 설정을 해야 논란이 되는 이른바 '빅 브러더' 등 여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9.07 07:00
연예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서울은 무조건 100대 1 이상 찍는다?' 미친 청약 열풍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또 한 번 역대 최고 경쟁률을 돌파하면서 '로또 청약'에 몰리는 수요도 폭발하는 모양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하고, 당분간 추가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지속해 향후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수색 13구역 재개발)가 1순위 청약에서 110가구 모집에 3만7430명이 신청해 평균 340.3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청약을 마감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주택형별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102㎡(1976.8대 1)에서 나왔다. 전용 84㎡B(1101.7대 1)와59㎡A(1053.5대 1)도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급 물량이 가장 많았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는 1만500명이 접수해 평균 308.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1992만원이다. 지난달 말 시행된 상한제 전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신청으로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었다. 인근 시세보다 4억~5억원가량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덕분에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지 않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인기가 더욱 있었다.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결과가 나오자 분양업계는 술렁였다. 종전까지 서울에서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2016년 10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해 분양한 '아크로리버뷰'(306.6대 1)였다.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는 올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평균 청약률(168.1대 1)을 보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대치 구마을 1지구 재건축)의 2배가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초과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마곡지구9단지(146.8대 1), DMC센트럴자이(128.7대 1), 호반써밋목동(128.1대 1), 르엘신반포(124.8대 1), 고덕강일8단지(124.2대 1),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119.6대 1), 르엘신반포파크애비뉴(114.3대 1), 고덕강일14단지(109.6대 1) 등 10개 단지가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긴 바 있다. 서울 청약 경쟁률은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서울 청약 평균 경쟁률은 13.7대 1 정도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124.7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올해 2분기 청약 평균 경쟁률은 64.9대 1, 19일까지 집계된 3분기 평균 경쟁률은 54.5대 1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HUG의 분양가 통제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생애 최초 특별 공급과 3기 신도시 물량 등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24 07:01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 ing] 임대차 3법에 시장 반응은 '극과 극'

임차인 보호를 위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지난달 31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서민을 위한 대책'이라며 반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정부가 시장 논리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임대차 3법' 중 국회를 통과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임대차법에 따라 세입자는 기존 2년 계약과 더불어 추가 2년의 전세 계약 기간을 보장받게 됐다. 다만 임대인은 실거주 등 사정이 있을 때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절 후 제3자에게 집을 빌려주면 기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해야 한다. 임대료 인상 폭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조례를 통해 5% 한도 내에서 다시 상한을 정한다. 서울시 등은 적정한 임대료 상승 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법 시행이 늦어지면 그사이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 세입자 피해가 우려되고 시장 불안을 초래할 여지도 있다"며 "국민의 38%가 전·월세 주택에 살고 있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 이분들의 삶이 보다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가 통과되면서 일부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법 시행 후 한 차례 갱신된 기존 계약이 종료되면 집주인들이 새로 맺는 전·월세 계약 때는 2년간의 전셋값 상승분은 물론 향후 4년간의 임대차기간 상승분을 선반영해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번 법안의 문제점이 2022년 가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월세 잠김 현상도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각종 부동산 세금 정책을 통해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1주택자도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서는 팔기 전까지 2년 실거주를 유도하고 있어 최근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고 실제로 들어와 살거나 빈 채로 남겨두는 분위기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투기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989년에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9년 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다. 당시 소급 적용이 안 돼 임대인들이 계약이 끝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책임지게 하는 등 부작용이 컸는데, 이번에는 소급 적용돼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한 교수는 “1989년에는 혼란기가 10개월 정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소급 적용한다"며 "전세 매물도 차례차례 나오고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한꺼번에 움직이는 물량은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급 적용으로 조건이 좋아져서 빠르면 3개월 안에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임대차 3법이 갭투자에 따른 부동산 투기를 막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갭투자의 기본이 전세 보증금을 투자에 활용하는 건데, 앞으로는 메울 힘이 없어져 팔든지, 보유세를 더 내든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03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코로나19에 우는 건설사들

국내 건설업계가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왔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사업을 중단하거나, 수주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설상가상 해외에서 들어온 우리 건설 노동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림산업은 10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오하이오주 당국과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8년 태국의 석유회사와 함께 미국 오하이오주에 폴리에틸렌 제조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동안 1억2500만 달러(1507억7500만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장에서 대림산업 컨소시엄의 지분은 총 20억 달러(2조4000억원)다. 그러나 2026년 가동 목표로 진행됐던 사업이 코로나19 장기화와 국제유가 불안으로 인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자금 손실을 떠안게 됐다. 대림산업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사업에 손을 떼기로 했다. 또 투자금 손실을 일부 만회하기 위해 대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연초부터 해외의 모듈러 업체를 인수하며 모듈러 주택 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현장의 매출 감소 영향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모듈러 주택의 실적 편입 효과가 당초 계획인 850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입국한 우리 근로자 20명 안팎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것도 우려스럽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6일 "해외유입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은 이라크에서 온 우리 근로자 20명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 근무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발라 현장에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SK건설 등 한국의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직원 683명이 근무하고 있다. 4개 건설사 조인트벤처(JV)는 바그다드 남쪽 120㎞ 부근에 위치한 카르발라 지역의 원유정제시설 및 부대설비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9일 외국인 근로자가 확진된 후 공사 현장을 긴급 폐쇄하고 모든 직원을 숙소에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 중 100여 명만 15일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상황이라서 향후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해외 수주계약 건수는 올해 292건으로 전년 동기 343건보다 약 15% 감소했다. 특히 국내 건설사가 주로 나서는 플랜트 시장도 세계적으로 축소 추세다. 지난해 기준 108억 달러로 전년 184억 달러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체결된 굵직한 발주도 코로나19로 연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며 "공기 지연과 신규 사업의 경우도 발주처와의 접촉이 제한되면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20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 ing] 대림건설 출범

대림산업 건설 부분이 마침내 '산업'이란 글자를 뗐다. 업계는 '대림건설'로 새로운 출발을 알린 대림그룹이 주택정비사업과 함께 또 다른 사업 축인 석유화학 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대림그룹은 지난 1일 자회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시킨 대림건설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림그룹은 대림산업과 대림건설이라는 건설 부문 자회사를 '투톱'으로 운영하게 됐다. 대림건설은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한 법인이다. 두 회사 모두 대림그룹 내 건설계열사로 각각 2019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30위, 54위에 해당한다. 이번 합병은 건설시장의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을 위해 추진했다는 것이 대림그룹 축의 설명이다. 디벨로퍼는 프로젝트의 발굴·기획·지분투자·금융조달·건설·운영·관리 등 사업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개발 사업자를 말한다. 이번 합병으로 대림건설은 주택, 건축, 토목 전반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6위 수준으로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확장된 외형을 바탕으로 대형 건설사 중심의 시장인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데이터센터, 대형 SOC 사업,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대림건설 측도 "2025년까지 10대 건설사 진입을 목표"로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는 이번 변화가 그룹뿐만 아니라 대림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 상반기 신반포15차과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 삼성물산·현대건설에 고배를 마셨다. 상반기 정비사업 금액은 539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850억원)를 다소 밑돈다. 대림그룹은 대림건설의 출범으로, 그동안 대형건설사가 쉽게 사업에 뛰어들지 못했던 중소규모 주택사업을 챙길 수 있게 됐다면서 자신감을 보인다. 대림건설은 올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달성을 예상한다. 이어 오는 2025년에는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10대 건설사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림건설이 주택사업 부문을 책임지면서 또 다른 사업 축인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대림산업은 현재 미국 석유화학단지·여수 석유화학단지 증설·사우디아라비아 폴리부텐(PB) 공장 운영 등 본격적인 석유화학 사업 투자를 단행하면서 디벨로퍼 사업 외연을 키우고 있다. 대림건설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건축사업본부, 토목사업본부, 경영혁신본부로 구성된 3본부 체제를 유지하되 도시 정비 및 건축사업 수주 조직을 강화하고 토목 인프라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조직을 신설했다. 조남창 삼호 대표이사가 초대 대표이사, 곽수윤 고려개발 대표이사가 경영혁신본부장에 올라 대림건설을 이끌어 간다. 조남창 대표는 "도급순위 상승이 목표가 아니라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사업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06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ing]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핀셋' 규제…이번엔 통할까?

문재인 정부가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차갑다. '핀셋규제→풍선효과→추가 핀셋규제'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투기지역이 계속 넓어지다 보니 "차라리 서울 강남에 사는 게 훨씬 낫다"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이번 대책은 과열지역의 투기수요 차단과 대출·재건축·법인투자 규제가 골자다. 정부는 강남권은 물론 수도권 상당을 조정대상 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었다. 정부는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를 막기 위해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새로 사들이는 경우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한다. 또 전세대출을 받은 후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수 내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들이는 경우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한다. 1주택자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한도도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정부는 갭투자 차단을 위해 지난해 12월 16일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보증 제한했다. 전세대출 후 9억원 초과 주택매입을 하면 대출금을 회수하는 등의 고강도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갭투자 열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법인을 통한 주택 투자에 대한 세금도 강화된다. 법인이 주택을 팔 때 추가세율을 20%로 인상한다.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대한 종부세 공제가 폐지되고, 법인의 조정대상 지역 내 신규 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종부세를 과세한다. 이 밖에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 지역에서 이뤄지는 모든 주택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를 받아 분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앞선 20번의 부동산정책을 통해 규제책이 수요를 제한할 수 없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풍선효과도 즉각 나타나고 있다. 규제 지역으로 묶이지 않은 김포와 파주는 벌써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정부의 전날 대책 발표 후 가격이 4000만원 이상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에 정부의 규제마저 비껴가면서 풍선효과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대통령은 투기근절의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는 김현미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조건을 건넸다. 심 의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년 전 '집을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각오했지만, 투기 세력과 두더지 게임을 반복한다면 이는 헛된 외침이 될 것"이라며 "오답 노트를 그만 내려놔야 한다. 정부에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22 07:00
경제

[서지영 기자의 랜드 ing] 서울시 '송현동 땅 4700억' 제안…대한항공 받을까?

서울시가 '송현동 땅' 매입을 두고 대한항공에 공을 던졌다. 대한항공은 속이 탄다. 서울시 제안을 받자니 회사가 어렵고, 안 받자니 혹여 일지 모를 반대 여론이 부담된다. 서울시는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시의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보유한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까지 이 부지의 문화공원화 계획은 밝히면서도 "아직 부지 매입비를 예산으로 책정한 바가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며 공을 대한항공에 넘겼다. 다행히 당초 예상보다 제안가는 높은 편이다.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공원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항간에 "서울시가 2000억원 수준에 이 땅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반면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액수를 원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서울시의 보상비는 공시지가에 보상 배율을 적용해 나온 액수다. 시는 이 돈을 올해는 건너뛰고 2021∼2022년에 걸쳐 분할 지급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지급 액수는 2021년 467억1300만원, 2022년 4204억2000만원이다. 2022년까지 보상을 모두 마친 뒤 2023년부터 공사비 집행을 시작해 2024년 사업을 마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땅 주인인 대한항공 의사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경쟁입찰을, 서울시는 수의계약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는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올해 안에 최소 5000억원 이상에 매각하는 내용을 포함한 자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앞서 "(송현동 부지 매수자는) 정해진 게 없다. 안 팔리면 가지고 있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버틸 수도 없다. 현재 서울시는 송현동 땅을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럴 경우 땅을 민간 제3자가 사들이더라도 다른 개발로 수익을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지난 4일 대한항공 측에 정식 공문을 보내 의견을 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지금 단계에서 가격을 논할 상황은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대한항공의 딱한 현실이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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