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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괴롭힌 선발진 붕괴, 가을 야구 가도 어렵다

올 시즌 두산을 괴롭혔던 선발투수 붕괴가 가을 야구에서도 발목을 잡고 있다. 두산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지난 26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17일에는 워커 로켓(27)이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로켓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아예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란다는 큰 부상은 아니다. 피로 누적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다. 당장 통증이 사라진다면 공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현재 상태라면 가을 야구에서도 못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미란다와 로켓이 빠지면서 두산 1선발로 떠오른 건 최원준(27)이다. 올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면서 두산의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4~5위 팀 경쟁이 치열했던 이달 중순부터 3경기에 나와 12⅓을 던져 2패, 평균자책점 8.03을 부진했다. 올해 제대로 선발진에서 뛰고 있는 곽빈(22)도 주춤하다. 27일 기준 10월 4경기에서 6이닝도 던지지 못하고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4경기에서 16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그나마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김민규(22)가 27일 인천 SSG전에서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준 것이 다행이었다. 두산은 이 경기를 8-5로 이기면서 3연승을 달려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미봉책이다. 두산은 29일 광주 KIA전, 30일 대전 한화전은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어 고민이 깊다. 대체 선수가 선발로 나오든지 불펜투수들을 줄줄이 준비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를 것까지 대비해서 마운드에 힘을 뺄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지금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가장 컨디션이 좋다. 아픈 선수가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지금 전력으로 올 시즌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매년 가을 야구가 쉽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두산에게 가장 어려운 가을 야구가 될 것이다. 박소영 기자 2021.10.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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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어에 힘 보탠 커쇼 “다저스, 문제 파악 좀 하자”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3)가 방황하고 있는 팀에 일침을 던졌다. 미국 ‘LA 타임스’는 11일(한국시간) “커쇼가 흔들리고 있는 팀에 대해 (문제점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저스는 최근 20경기 5승 15패로 극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팀 성적도 18승 1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불과하다. 물론 시즌은 아직 120경기 이상 남아있다. 메이저리그 야구 통계 사이트들이 예측한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97.9%(베이스볼 레퍼런스), 94.5%(팬그래프닷컴)에 이른다. 부상자 복귀와 함께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그렇다고 최근 부진을 마냥 웃고 넘어갈 수는 없다. 커쇼는 LA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물론 162경기의 긴 시즌이지만 우리가 너무 낙관적이어서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우린 (무엇이 문제인지) 당장 깨달아야 한다”고 팀원들에게 경각심을 주문했다. 그는 “기다리지 마라. 안주하지 마라. 지난 시즌 우리가 배운 것들이다”라며 “5월이든 9월이든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모든 승리가 같다”라고 1승의 소중함을 주장했다. 전날 트레버 바우어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바우어는 전날 6이닝 2실점 9탈삼진 호투에도 불구하고 팀이 1-2로 패배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화가 난다”라며 “이기고 싶다. 그래서 다저스에 왔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우리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매일 상대 팀을 쓰러뜨려야 한다. 그게 우리가 못하고 있는 일이다”라며 연패에 대한 아쉬움과 팀의 각성을 촉구했다. 단축 시즌과 다른 162경기 리듬에 맞추다가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 커쇼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매체는 “코로나19로 짧아진 2020시즌에는 긴박함이 묻어 있었다”라며 “팀들은 따라잡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달릴 여유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162경기였다면 7연패를 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었지만 60경기로 진행된 지난 시즌 7연패는 시즌 종료나 다름없었다. 32년 넘게 우승에 실패했고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고배를 마신 지난 시즌 다저스는 더욱 긴박하게 움직였다. 덕분에 메이저리그 최고 승수인 43승을 거뒀고 포스트시즌 경쟁팀들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매체는 “다저스는 이미 지난 시즌과 같은 패배 수를 기록했다”며 “산발적인 공격과 수비와 주루 실수가 나왔고 불펜의 연속 붕괴로 에인절스전에서는 13-0 리드가 14-11 접전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10일 경기에서는 4개의 안타로 1득점만 만들었고 9개의 볼넷을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매체는 경기 후반 승부에서 투타 모두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소리를 내는 선발투수들은 경기 중반부까지 책임지며 활약하고 있지만, 그 외 포지션에서 상대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매체는 “다저스는 7회 이후 득실점 차에서 -13점을 기록하고 있다”며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인 1점 차 패배 10회의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다저스는 2아웃 미만 주자 3루 상황이 94회로 전체 1위지만 23번이나 삼진을 당했다”라며 “최근 4패를 당하면서 득점권에서는 47타수 4안타에 불과하다”라고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부분도 짚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5.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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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두산, 악재 딛고 저력 발휘...희망도 봤다

두산은 매년 과거와 싸워야 하는 팀이다. 지난 2015년, 준플레이오프(PO)부터 치러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은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IA를 상대한 2017년, SK를 상대한 2018년은 KS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그러나 2019년 다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왕조'로 인정받았다. 매년 우승 후보로 꼽혔다. 3~4연패도 화제가 됐다. 워낙 수비력이 탄탄한 팀으로 평가받다 보니, 실책 빌미로 패한 경기에서는 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두산을 향한 기대치는 항상 높았다. 성적과 경기력 모두 말이다. 김태형 감독 체제 첫 통합 우승이던 2016년은 비교적 순탄했다. '판타스틱4'로 불린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이 모두 15승 이상 기록했다. 팀 타율(0.298)과 홈런(183개)도 1위였다. 두 번째 통합 우승을 해낸 2019년도 5선발 로테이션이 무난히 가동됐다. 권혁·김승회 베테랑 투수들이 분전하고 새 얼굴 이형범이 뒷문을 지킨 불펜도 안정감이 있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2위(3.64)를 기록했다. 또다시 '디펜딩챔피언'으로 맞이한 2020년. 악재가 쏟아졌다. 시즌 초반부터 개막 로테이션을 소화한 선발투수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2019년 뒷문 지기 이형범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타구에 왼발을 맞고 이탈했다. 2019년 17승 투수 이영하도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프런트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주전급' 백업 류지혁을 KIA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불펜을 강화했다. 영입한 홍건희는 기대한 만큼 묵직한 구위를 뽐내며 불펜 전력 향상에 기여했다. 백업 2순위 포수 이흥련을 SK에 내주며 '미래 선발감' 이승진을 영입했다. 퓨처스팀에서 단기간에 기량이 급성장한 이승진은 시즌 막판 셋업맨 역할을 해냈다. 현장은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스프링캠프에서 성장을 유도한 젊은 투수들을 적소에 활용했다. 이용찬이 이탈했을 때는 박종기, 플렉센이 이탈했을 때는 최원준을 대체 선발로 발탁해 선발진 붕괴를 막았다. 순위 경쟁이 달아오른 8월 말에는 마무리투수였던 함덕주를 선발로, 선발투수던 이영하를 마무리투수로 교체하는 '파격' 선택을 내렸다. 두 투수의 선호와 능력을 두루 살폈다. 두 투수 모두 새 임무를 비교적 잘 수행했다. 투·타 상호 보완도 좋았다. 마운드가 흔들렸던 개막 초반에는 주축 타자들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두산이 상위권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타선 팀 타율이 8위까지 떨어졌던 9월에는 투수진이 힘을 내며 승률 관리를 이끌었다. 팀 타율(0.310)·팀 평균자책점(2.95) 모두 1위를 기록한 10월에는 10구단 승률 1위(0.696)를 기록했다. 6위로 시작해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특유의 가을 DNA가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을 지배했다. 챔피언 같은 도전자로 플레이오프(PO·KT전)와 한국시리즈(KS·NC전)를 치렀다. 마지막 한 발을 내딛지 못했다. KS에서 2승 4패로 밀렸다. 그러나 2인자에 그친 결과만으로 두산의 2020년을 평가하긴 어렵다. 수차례 변수를 대처하며 마지막 무대까지 오른 저력은 더 빛났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즌이었다. KS에 오른 자체가 소득이다"고 자평했다. 두산은 내부 FA(자유계약선수)가 많다. 25일 공시된 인원만 9명이다. 주축 야수진이 대거 포함됐다. '부자' 구단도 모두 잡기 어려운 숫자다. 전력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희망도 확인했다. 2020년 젊은 투수들이 값진 경험을 쌓았다. 대표 영건 이영하는 선발과 마무리투수를 번갈아 맡았다. KS에서 크게 고전한 기억도 자산이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김민규도 자신감을 갖고 2021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시즌 막판 '혹사' 논란에 시달릴 만큼 사령탑의 신뢰를 받았던 이승진의 성장세도 기대를 모은다. 팀 토종 투수 중 최다승을 거둔 최원준도 더 나은 2021년을 예고한다. 데뷔 10년 만에 제 옷을 입은 홍건희도 마찬가지다. 포스트시즌에는 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대체 선발과 불펜 마당쇠 역할을 해낸 박종기와 채지선도 주목해야 할 투수들이다. 성과가 족쇄가 될 수 있는 강팀의 숙명. 두산은 부담감을 이기고 6년 연속 최고 무대를 밟았다. 챔피언은 오르지 못했고, 전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이. 두산은 2021년에도 강팀다웠다. 안희수 기자 An.heeesoo@joongang.co.kr 2020.11.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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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 두려워하던 NC, 우승 '매직넘버 13' 반전 드라마

프로야구 선두 NC 다이노스(76승 4무 43패)가 다시 질주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1무 1패를 거두면서 5일 현재 2위 KT 위즈(70승 1무 53패)와 승차가 8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창단(2012년) 첫 우승까지 매직넘버는 '13'이다. 남은 21경기에서 13승을 추가해 89승이 되면, KT가 남은 20경기를 전부 이겨도 NC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NC는 올 시즌 초반부터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8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투수진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9월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달 15일 두산 베어스에 3-7로 지면서 6할 승률이 무너졌다. 이어 당시 2위였던 키움 히어로즈에서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약간 앞서면서 간신히 선두를 지켰다. 그랬던 NC가 지난 20일간 반전 드라마를 썼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5일까지 16승 1무 2패를 거두면서 바짝 추격하던 팀들을 따돌렸다. 부진했던 마운드가 다시 힘을 냈다. 이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점이 3.02로 10개 팀 중 가장 낮았다. 8월에 5.42로 치솟았던 팀 평균자책점이 쑥 내려간 것이다. 선발과 불펜투수진 모두 5~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붕괴 직전이었다. 오죽하면 지난 8월 트레이드 기간에 최하위 한화 마무리 정우람(35)을 데려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러나 이동욱 NC 감독은 "우리 투수들을 믿고 있다"면서 정우람 영입설을 잠재웠다. 이 감독 믿음처럼 투수들이 살아났다. 지난 20일 동안 선발진은 12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불펜진은 4승 1무 18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더 뛰어났다. 그 중심에는 30대 베테랑 불펜진들이 있다. 한때 NC의 불펜야구를 이끌었던 김진성(35), 임창민(35), 원종현(33) 등이 살아났다. 김진성은 지난 20일간 10경기에 나와 3승 2홀드, 평균자책점 0.00으로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 임창민은 8경기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1.17, 마무리 원종현은 9경기에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으로 활약했다. 김진성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초반에 구단과 연봉협상 과정에 불만을 품고 조기 귀국했다. 그러면서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지난 6월 초에야 1군에 올라왔다. 이후 다소 헤맸지만, 8월부터 점점 살아났고 9월에는 마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임창민은 지난 2018년 팔꿈치 수술 이후 투구가 들쭉날쭉했다. 결국 지난 7월 초 1군 전력에서 제외됐다. 절치부심한 임창민은 한창 마운드에 힘이 빠지던 8월 중순 돌아와 예전 전성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던진 원종현은 더운 여름에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지난달 들어 회복했다. 9월 16일 두산전부터 29일 SK 와이번스전까지 7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베테랑들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면서, 20대 투수들도 점점 구위를 회복했다. 지난 8월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 된 문경찬(28)은 팀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NC의 질주에 힘을 보탰다. 지난 20일 동안 7경기에서 6홀드, 평균자책점 2.57로 NC 불펜의 핵심이 됐다. 외국인 원투펀치 드류 루친스키(32·18승 3패), 마이크 라이트(30·11승 6패) 외에 국내 선발투수들이 기복이 있었는데, 김영규(20), 송명기(20), 박정수(24) 등이 선발로 나와 깜짝 호투한 것도 팀에 큰 도움이 됐다. 김영규와 송명기는 지난 20일 동안 각각 3경기에 나와 2승을 따냈고, 박정수는 1승을 올렸다. 이 감독은 "경험이 많은 투수들이 살아나면서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안정됐다. 누가 마운드에 올라가도 잘 던지다 보니 자신감도 높아졌다. 다른 팀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매 경기 이기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0.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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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감수' 트레이드가 남긴 메시지, 야구는 '마운드의 힘'

비난을 감수한 두산의 선택. 메시지가 명확하다. 디펜딩챔피언조차 마운드가 흔들리면 출혈을 감수한다.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현장과 미디어 그리고 팬은 으레 해당 팀의 손익을 두고 왈가왈부한다.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유망주 투수 박세웅(25)과 주전급 포수 장성우(30)를 메인 카드로 단행된 롯데와 KT 사이 트레이드는 5년이 지난 현시점까지도 평가가 갈린다. 그러나 이름값, 전력 저하 정도 등 당장 드러나는 지표를 기준으로도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7일 단행된 두산과 KIA의 1대1 트레이드는 두산의 선택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다. 내야수 류지혁(26)을 내주고 투수 홍건희(28)를 영입했다. 류지혁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497경기를 뛰었다. 풀타임 주전은 한 시즌도 없다. 백업으로만 꾸준히 100경기 이상 타선 선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타석에서도 종종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타격을 보여줬다. 3루수 허경민, 2루수 오재원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류지혁은 백업 1순위다. 지난 주말 KIA전도 선발로 나섰다. 이런 선수를 내줬다. 영입한 홍건희는 166경기에 등판한 입단 10년 차 투수. 선발투수로 기대받았고 마무리투수 경험도 있다. 그러나 그의 활약 소식은 그야말로 종종 들렸다. 좋은 투구를 꾸준히 이어 가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달 29일에도 SK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포수 이흥련(31)을 내주고 투수 이승진을 영입했다. 이승진(25)은 두산 5선발 이용찬(31)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대체 선발로 내세우지 못했다. 더 지켜볼 생각이다. 반면 SK는 공격과 수비 모두 새 포수의 가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런 현상 뒤에 류지혁까지 이적했다. 밑지는 장사가 두 번 연속 이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두산팬의 비난은 컸고, 홍건희도 환영받지 못했다. 이 트레이드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해당 두 선수의 능력이나 팀 기여도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두산은 마운드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위해 등가 교환에 집착하지 않았다. 이승진 영입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주까지 두산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6.73. 9위다. 흔들리는 허리와 뒷문은 그대로 둔다면 연쇄 부작용이 발생할 게 뻔하다는 분석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결국 '슈퍼' 백업 내야수의 공백으로 발생하는 불리와 불펜 붕괴 방치의 위험성, 이 두 가지 상황을 두고 계산기를 두들겨야 했다. 류지혁의 공격 기여도와 가용 투수가 한 명 더 추가됐을 때의 마운드 운영 효과를 두고 저울질을 해야 했다. 이 트레이드는 그런 고민의 결과다. 두산은 모기업 사정으로 인해 매각설이 불거졌다. 예비 FA(프리에이전트)가 많고, 그 가운데 주전 내야수도 있다. 잔류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류지혁은 그런 상황이 왔을 때를 대비한 자원으로 여겨졌다. 그가 주말 KIA전에서 주전급 기량을 보여준 점도 이러한 '계산'에 설득력을 더했다. KIA에 내준 것에 분개하는 팬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예비 FA의 이적을 대비하려다가 시즌 농사를 망칠 수도 없는 일이다. 통합 2연패를 목표로 삼은 팀이다. 아무리 공격력이 좋고, 수비가 탄탄해도 마운드가 흔들리면 목표 달성은 어렵다. 두산이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과신했다기보다는 마운드 강화를 위해 불가피한 협상을 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두산을 향한 평가는 항상 박하다. 리그 2위에 올라 있어도 문제점이 더 많이 언급된다. 항상 현재와 미래를 두루 잘 준비한 팀이기에, 류지혁의 부재로 조성된 불안감이 더 도드라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트레이드 성패조차 예단할 수 없다. 홍건희나 이승진의 활약 여부는 다음 문제다. 두 투수가 한 이닝이라도 더 막아주면, 기존 주축 불펜 투수들이 컨디션을 잘 관리할 수 있고 궁극적 목표인 마운드 강화를 노릴 수 있다. 트레이드 손익은 나중에 판단할 일이고, 빠른 대처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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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류현진-윤성환-이승호, 같은 완봉과 다른 의미

지난 8일 열린 애틀란타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하루 사이 쏟아진 세 번의 완봉승. '9이닝 무실점'이라는 결과는 같지만 의미는 모두 다르다. 지난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에선 연이어 반가운 완봉승 소식이 전해졌다. 스타트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끊었다.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홈경기에서 9이닝 동안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2170일 만의 완봉승. 빅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였다. 같은 날 밤에는 삼성 윤성환(38)과 키움 이승호(20)가 차례로 완봉승에 성공했다. 윤성환은 대구에서 NC를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승호는 고척 LG전에서 9이닝을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 투수의 완봉승은 삼성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의 노히트노런에 이은 시즌 2·3호 기록이다. 투수 분업화가 철저히 이뤄지고 불펜의 역할이 갈수록 더 강조되는 현대 야구에서 완봉승은 점점 더 희귀해지는 기록이다. 특급 선발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도 다르지 않다. 실제로 류현진의 완봉승은 2017년 8월 24일 리치 힐 이후 다저스 선발투수가 해낸 1년 9개월 만의 완투였다. 또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소속 투수가 완봉승을 올린 것은 2016년 5월 24일 클레이턴 커쇼 이후 무려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뿐 아니다. KBO 리그에서 하루에 두 명 이상 완봉승 투수가 나온 것은 2012년 9월 26일 KIA 윤석민과 두산 노경은 이후 7년 만이자 2415일 만이다. 또 윤성환과 대구에서 맞대결한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도 8이닝 2실점으로 완투패하면서 한 경기 선발투수 두 명이 모두 완투하는 명장면을 남겼다. 경기 내내 투수 교체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이 경기는 단 2시간 만에 끝나 올 시즌 최소 시간 게임으로 기록됐다. 이승호는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이자 2008년 히어로즈 구단 창단 이후 최연소 완봉승 기록을 남겼다. 무엇보다 이 세 투수의 완봉승은 각자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다. 류현진은 완봉승과 함께 수년간 그를 괴롭혔던 어깨와 팔꿈치 수술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도 '부상'에 대한 물음표를 떨치지 못해 결국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던 류현진이다. 최상의 상태로 준비한 올 시즌은 마운드에서 완벽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건강한 류현진'은 그저 '좋은 투수'가 아닌 '특급 투수'라는 사실을 완봉승으로 입증했다. 윤성환도 올 시즌 10개 구단 투수 가운데 유일한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베테랑 선발투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일깨웠다. 2011년부터 7년간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윤성환은 지난 한 시즌 동안 명성에 못 미치는 피칭으로 고전해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특유의 면도날 제구력과 노련한 피칭으로 일찌감치 붕괴된 삼성 선발 마운드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결국 팀에 한 달 만에 연승을 선사하는 완봉승까지 해냈다. 윤성환의 건재를 알린 상징적 승리였다. 이승호는 데뷔 첫 완봉승과 함께 키움의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7년 신인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에 지명돼 KIA에 입단했지만, 그해 7월 베테랑 불펜 투수 김세현이 포함된 2 대 2 트레이드로 이적해야 했다. 그 이후 절치부심하면서 1군에서 기량을 펼칠 기회를 노렸다. 결국 올해 5선발로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데 성공했고, 다른 팀 3~4선발 못지 않은 능력을 뽐내면서 팀의 미래로 인정받았다. 완봉승은 유망주 이승호를 더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다. 배영은 기자 2019.05.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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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순위 전쟁, 휴식기 승자는 누가 될까

아시안게임을 위해 잠시 멈췄던 KBO 리그가 19일 만에 다시 시작됐다. 잠실 두산-KIA전, 인천 SK-넥센전, 수원 kt-LG전, 대전 한화-롯데전, 마산 NC-삼성전을 시작으로 4일 기지개를 켰다. 3주 가까이 긴 휴식을 취한 만큼 각 구단은 대부분 외국인 에이스를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내세웠다.조쉬 린드블럼(두산) 헥터 노에시(KIA) 라이언 피어밴드(kt) 키버스 샘슨(한화) 브룩스 레일리(롯데) 로건 베렛(NC) 메릴 켈리(SK) 에릭 해커(넥센)가 총출동해 '제2의 개막전'을 방불케 했다. 10명 가운데 국내 투수는 백정현(삼성)과 차우찬(LG)뿐이었다. 리그가 재개되면서 치열한 순위 경쟁에도 다시 불붙었다. 7~8월에 선수들을 괴롭혔던 기록적인 폭염도 이제 사라졌다. 아시안게임 전까지 소진했던 힘을 충분히 채웠으니, 이제 모든 팀이 총력으로 맞설 시기다. 2위 SK와 3위 한화가 여전히 치열하게 2위 자리를 다투는 것은 물론이고 LG-삼성-롯데-KIA가 5위 한 자리를 놓고 펼치는 순위 경쟁도 점입가경을 예고했다. 당초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는 한화와 LG에 호재, 넥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 2~3위를 오가는 파란을 일으켰다. 다만 올해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들 가운데 풀타임 시즌을 치러 본 선수들이 많지 않아 후반기 체력 저하가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혔다. 실제로 꾸준하던 승률 상승세가 7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한용덕 한화 감독은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아니기 때문에 3주가량 취하는 휴식이 선수들에게 재정비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종종 말해 왔다. 따라서 브레이크를 마친 한화가 계속 2위 전쟁에 참전할지, 혹은 4위 넥센과 순위를 겨루게 될지가 관심거리다. LG는 그 어느 팀보다 휴식이 절실하던 시기에 '방학'을 맞았다. 7월 이후 성적이 4할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바닥을 쳤던 탓이다. 8월 들어선 8연패까지 했다가 간신히 탈출했고, 잠실 라이벌 두산에는 올 시즌 1승도 올리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마운드 붕괴가 심각했다.간신히 5강 한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추격자들의 수가 많고 기세도 만만치 않다. 브레이크 이후 LG의 경기력에 따라 순위 표가 아래위로 들썩거릴 수 있다. 넥센은 폭풍 같은 상승세를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로 인해 멈춰야 했다. 브레이크 직전 12경기 성적이 11승1패. 천하무적으로 질주하면서 7위에서 4위까지 올라왔다.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버텨 준 데다 박병호·이정후·송성문을 비롯한 타자들이 무섭게 점수를 만들어 냈다. 11연승을 기록한 끝에 처음으로 패배한 뒤 곧바로 휴식기가 시작됐다. 한창 타선 전체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올라섰던 시점이라 쉼표가 아쉬울 만도 하다. 하지만 넥센은 "우리에게도 손해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너무 긴 연승 뒤엔 오히려 연패를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야구계 속설이기도 하다. 장정석 넥센 감독 역시 "연승하면 페이스가 한 번은 처지기 마련이다. 그 시기에 휴식기를 만나는 게 좋은 일일 수도 있다"고 했다. 짧지 않은 공백 끝에 재개된 새로운 레이스에서 넥센의 기세가 위와 아래 중 어느 쪽으로 향하게 될지가 관건이다. 배영은 기자 2018.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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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구멍난 선발진' KIA, 첩첩산중

지난해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KIA의 막강 선발진은 현재 크게 구멍 난 상태다. 당분간 선발진은 첩첩산중이다.KIA는 지난해 팀 타율 0.302의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8년 만에 우승했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는 KBO 리그 32년 만에 한 팀에서 동반 20승을 달성했다. 여기에 8승을 거둔 임기영은 KIA 마운드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75회로 최다 1위. 선발진과 공격력이 우승을 견인한 것이다.그런데 선발진은 1년 만에 거의 붕괴 수준이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모두 이탈한 상태로 부진하다. 헥터는 8승7패 평균자책점 4.64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팻 딘은 전반기 2승6패 평균자책점 6.22로 퇴출 후보로 꼽혔을 정도다. 임기영은 구위 저하로 선발과 중간을 오갔고, 결국 5승8패 평균자책점 5.98의 기록을 남긴 채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다. 5선발 한승혁은 5승9패 평균자책점 5.90에 그쳤다. 올해 선발진 퀄리티스타트는 35회로 공동 7위에 그치고, 그마저도 후반기 12경기에선 양현종이 기록한 두 차례밖에 없다. 양현종 홀로 선발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켜 주고 있다. 선발진 중 유일하게 단 한 번의 2군행 혹은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없다. 시즌 성적은 9승8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고 있다.외롭게 마운드를 지켜 오던 양현종도 최근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이다. 3월, 4월, 5월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렸으나 6월과 7월에는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떨어졌다. 지난 28일 삼성전에선 직구 평균 구속도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음 날 선발투수 예고조차 쉽지 않다. 헥터는 28일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상황은 심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불펜으로 전환된 팻 딘이 29일 헥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갑자기 선발 등판했다. 6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여기에 마흔세 살 베테랑 임창용이 최근 2경기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는 상황.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투구 수는 각각 74개와 87개. 임창용이 등판한 경기에선 불펜 소모가 크다.5선발 한승혁은 기복이 심해 아직 믿음을 주기엔 부족하다. 선발진에 한 자리가 비어 있어 지난 25일 한화전엔 황인준이 임시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헥터와 임기영이 엔트리 등록이 가능한 열흘을 채우고 바로 복귀해도 지난해만큼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선발진 강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선발진 부진 속에 KIA는 최근 7위까지 추락했다. 5위 삼성과는 2게임차, 8위 롯데와는 반 게임차. 다음 주에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와 주 중 3연전을, 선두 두산과 주말 2연전을 치른다. 두 팀과 상대 전적에서 모두 열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전력 투구가 필요한 상황, 선발진 일정이 녹록지 않은 데다 다음 주 일정까지 만만치 않다. 대구=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8.07.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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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 세이브 18개' SK, 팀을 멍들게 하는 불펜

SK가 서서히 멍들고 있다. 처방전이 필요한 곳은 '불펜'이다.SK는 3일까지 시즌 블론 세이브 18개를 기록했다. 이 부문 최하위 NC(6개)보다 무려 12개가 더 많다. KBO가 블론 세이브를 공식 집계한 2006년 이후 팀 최다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약 25개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인 2010년 KIA의 26개에 근접하다.불펜이 붕괴 직전이다. 개막전 주전 마무리투수 서진용은 블론 세이브 6개를 기록하고 보직을 내려놨다. 지난달 24일 시즌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아 현재 1군 엔트리에 없다. 배턴을 이어받은 박희수도 블론 세이브 3개로 무너졌다. 통산 52홀드 77세이브를 기록 중인 베테랑 구원투수지만 부진 탈출이 힘겹다. 피안타율(0.301)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1.77) 모두 낙제 수준. 고심을 거듭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마무리투수 보직 확정 없이 불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토털 베이스볼'이다. 컨디션과 등판 상황에 맞춰 불펜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부진은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 SK는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이 0.837로 리그 최하위다. 7회까지 앞섰던 49경기에서 8패를 당했다. 중간계투진이 모두 흔들린다. 베테랑 채병용과 전유수는 모두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 1~2점 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하는 문광은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7.52다. 데뷔 2년 차인 김주한은 9홀드 4세이브를 수확했지만 컨디션에 따라 피칭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블론 세이브도 벌써 3개다.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박정배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 하지만 2일 고척 넥센전에서 승계주자 득점을 막아 주지 못하고 결국 흔들렸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더라도 7회부터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된다. 안정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외부 수혈도 하지 못했다. SK는 올 시즌 트레이드 마감일(7월 31일)을 앞두고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카드가 맞지 않았다. 1군에서 뛰고 있는 A급 야수를 원하는 상대팀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수 없었다. 결국 보유 자원으로 2017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바람 앞의 등불 같은 SK 불펜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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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시즌 1차 지명 선수들, 어디서 무엇을 하나

시즌 개막 두 달여가 지난 KBO 리그에서 1차 지명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 3시즌 사이에 소속팀에 가장 먼저 지명된 특급 유망주들이다.올해 넥센 1차 지명 신인인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29일 현재 타격 8위에 올라 있다. 두산이 지난해 1차 지명으로 뽑은 투수 이영하는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1군에 올라와 마침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8일 잠실 kt전에서 시속 150㎞ 강속구를 뿌리면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들의 등장은 소속팀과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가장 쏠쏠한 수확을 거둔 팀은 '신인왕의 산실' 넥센이다. 투수 최원태(2014년), 포수 주효상(2015년), 외야수 이정후(2016년)가 현재 모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원태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찬 것은 물론, 28일까지 넥센 전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64⅔이닝)을 소화했다. 주효상 역시 주전 박동원의 백업 포수로 뒤를 받치고 있다. 내야수로 뽑힌 이정후는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넥센에 2년 연속 신인왕을 안길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LG 역시 2016년 1차 지명 선수인 투수 김대현이 맹활약하고 있다. 두산 이영하와 함께 2015년 선린인터넷고에서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끈 투수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부상으로 빠져 있을 때 대체 선발투수로 투입돼 가능성을 보여 줬다. 현재 불펜에서 뛰고 있다. 올해 1차 지명 투수인 고우석도 입단 첫해인 올해 1군에 데뷔했다. 시속 150㎞ 강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삼성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뽑은 투수 최충연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붕괴됐던 선발진에 합류해 꾸준히 등판하고 있다. 지난 27일 고척 넥센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면서 가능성도 보였다. 삼성의 젊은 선발 재목들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NC는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투수 박준영이 1군에서 활약했다. 지난해 32경기에서 1승 5홀드를 올리면서 33⅔이닝을 던졌다. 다만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하고 있다.kt는 마지막 신생팀이라는 특성상 신인 선수들이 다른 팀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2014년 특별 우선지명으로 뽑은 주권이 선발투수로 꾸준히 수업을 받고 있고, 그해 1차 지명으로 뽑힌 투수 엄상백 역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그러나 여전히 '육성 중'이라는 팻말을 붙여 놓은 팀들이 더 많다. KIA가 3년 연속 1차 지명으로 뽑은 투수 세 명은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SK 역시 2014년에 뽑은 포수 이현석이 1군 14경기에 출전했을 뿐, 지난 2년간 데려온 투수 두 명은 감감무소식이다. 한화도 아직은 눈에 띌 만한 수확이 없다. 군 엔트리가 포화 상태인 팀들은 일찌감치 상무와 경찰에 입대시켜 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쓴다.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학창 시절 혹사로 인한 부상 선수도 여럿 나온다는 점이다. 삼성은 특히 올해 신인 투수 장지훈의 부상이 아쉽다. 장지훈은 시범 경기 때 배짱 있는 투구로 눈길을 모았고,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그러나 4경기에 출전한 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올해 최대어로 꼽혔던 롯데 윤성빈 역시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배영은 기자 2017.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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