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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축구 엔트리 22명 확대, 금일 추가 4명 발표

도쿄 올림픽 축구 엔트리가 18명에서 22명으로 확대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일 “오늘 오전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도쿄 올림픽 축구 엔트리가 18명에서 22명으로 확대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원래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18명, 예비 엔트리 4명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FIFA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각 팀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아예 엔트리를 22명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팀 스쿼드는 22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경기 엔트리는 18명이며 나머지 4명은 관중석에서 지켜볼 전망이다. 김학범 올림픽팀 감독은 전날 읍참마속 심정으로 18명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올림픽은 3일마다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이어지는데, 명단 확대에 따라 팀 운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당장 내일(2일) 소집이라서 금일 중에 추가 명단 4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학범 감독과 코치진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추가 합격자 4명에는 중앙 수비 이상민(이랜드), 미드필더 김진규(부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김대원(대구), 멀티 플레이어 강윤성(제주) 등이 거론된다. 골키퍼가 현재 2명인데 한 명 더 추가될 수도 있다. 엔트리 제출일은 지난달 30일에서 2일로 연기됐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01 10:54
축구

'읍참마속 심정' 김학범 "자식 같은 선수들, 가슴 아프다"

“자식 같은 선수들이 나가는데 있어서 제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도쿄 올림픽을 30일 앞둔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24세 이하) 감독은 ‘읍참마속’ 심정이다. 올림픽팀 선수 22명은 2차 훈련을 위해 22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모였다. 앞서 김 감독은 1차 소집 훈련에 참가한 30명 중 9명을 탈락 시켰다. 30일에 와일드카드(24세 초과선수 3명)를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을 발표해야 한다. 송민규(포항)과 김대원(강원)을 더해 이번에 소집한 멤버 23명 중 8명에게 또 탈락을 통보 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을 앞두고 “제 맘이 아팠는데, 앞으로 또 아파야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2차 소집 훈련의 중점 사항으로는 ‘체력’과 ‘희생정신’을 꼽았다. 김 감독은 “이미 여기까지 살아남은 선수들은 다 검증 받았다. 실력보다는 체력적인 준비가 얼마만큼 준비됐는지 볼 것이다. 두 번째로 팀에 희생하는 선수를 보겠다”고 했다. 이어 “이 연령대 선수들이 두툼해져 누가 나가도 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더운 여름에 도쿄에 가서 최상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심하겠다. 기술적인 부분은 거의 다 판가름 낫다고 본다”면서 거듭 체력을 강조했다. 엔트리가 18명 뿐인 올림픽팀은 대략 3일 간격으로 강행군을 이어가야 한다. 앞서 1차 소집훈련 후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과 조규성(이상 김천)이 나란히 탈락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3명)로 공격수 황의조(29·보르도)를 뽑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질문이 나올 줄 알았지만 답을 드리기 곤란하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며 세부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개막 30일을 앞둔 김 감독은 “다음달 22일 뉴질랜드와 첫 경기인데, 다음달 두 차례 평가전에서 강팀과 맞붙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앞서다 보면 오버해서 부상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어느 정도 점검은 다 끝났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다 보면 최종 선발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올림픽팀 측면 공격수 이동준(울산)은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 공격수라면 항상 골 욕심이 있어야 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열심히 해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해 합류한 김대원(강원)은 “부상 치료는 다 마쳤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파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22 16:48
야구

[IS 인터뷰] 차명석 단장 "모든 선수가 오고 싶어하는 팀 만들고 싶다"

차명석(51) LG 단장은 스토브리그를 단장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부임과 동시에 그렇게 말을 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봄부터 가을까지 전쟁터와 같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감독이 겨울만큼은 잠시 휴식하는 대신, 스토브리그 기간에는 팀 전력을 가꿔야 하는 단장이 전면적으로 나서는 길을 선택했다. 신임 단장이 부임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런 경향은 더 공고해졌다. 그런데 차명석 단장은 이런 철학과 신념 탓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내부 FA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선수에게 유리한 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단장 부임 후 지난 1년 내내 기대 이상의 팀 성적, 성공적인 트레이드·새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많은 지지를 얻었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비난도 꽤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차명석 단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이를 두려워하거나 힘들어해선 안 된다. 긍정과 부정의 의견을 모두 겸허히 수용한다"며 "요즘은 내가 과연 팀을 잘 가꾸어 나가는지 고민 탓에 힘들다"고 했다. 현역 생활을 포함해 20년 가까이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LG 트윈스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답을 찾으려고 한다. 차명석 단장의 삶은 은퇴 이후 확 바뀌었다. 15년 넘게 새벽 6시에 눈을 뜨고, 연간 100권의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현역 생활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왔다. 개인 통산 38승37패 1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어쩌면 평범한 투수였던 그가 코치와 해설위원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이유일지 모른다. 차명석 단장은 프런트의 수장으로 뚜렷한 목표와 신념 속에 '트윈스의 성공 시대'를 열어젖히고 싶어 한다. -이번에 힘든 겨울을 보내지 않았나?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다. 평소 기사 댓글을 보지 않는 편이다. 얼마 전까지 지인들이 '너는 왜 악플이 없냐'고 했는데 요즘은 '욕 많이 먹더라'고 한다. (FA 계약 후 여론) 그것 때문에 힘든 건 전혀 없다. 단장직을 수행하면서 이런 이유로 힘들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팀을 만들어가고 있나'라는 고민 때문에 어려울 뿐이다. 나머지 다른 부분 때문에 힘들다면 단장을 해선 안 된다." -이번에 '내부 FA(프리에이전트) 3명과의 계약이 너무 후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는데. "사실 오지환과의 계약 전까지 팬들께서 DM(direct message)를 보내주셨다. 많을 때는 하루에 500통이 넘었다. 모든 메시지를 다 읽을 수 없을 정도였다. '오지환과 계약 못 하면 잠실구장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가만두지 않겠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잡아달라'는 요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인터넷 댓글을 보면 '거품이다' '절대 잡지 마라'는 글들도 많았다. 어느 쪽을 따르든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LG 단장이다. 우선순위가 있지 않겠나. 오지환과 계약 후엔 '과하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금액에 계약했다'는 축하와 격려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일부 팬에게는 '더 많은 돈을 줘도 되지 않았나'라는 의견도 있었다." -FA 계약에 대한 평가는. "인기 영합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 선수(오지환)가 그 정도의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어느 모그룹이든 (FA 계약의) 돈을 함부로, 또 쉽게 주지 않는다. 선수에 대한 가치와 향후 기대,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이뤄진다. 사실 누적 기록을 보면 오지환보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이 낮은 선수들이 더 많은 금액을 받아왔다. FA 선수를 평가할 때 WAR과 세이버매트릭스를 언급하는데 오지환은 이에 대한 수치가 높으니까 오히려 삼진과 실책 등을 거론한다. 오지환에게만큼은 요즘 강조되는 데이터 분석 정보가 자료로 언급되지 않는다. 오지환에 대한 (여론이) 안 좋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속으로 답답함도 있었겠다. "아니다. LG 팬도 중요하고 전체 야구팬도 중요하다. 한쪽의 생각보단 여론의 다양성을 중요시해 질책도 받아들인다. 양쪽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LG 팬을 좀 더 우선시한다. 오지환이 좀 더 잘하길 바랄 뿐이다." -2018년 10월 LG 단장에 부임해 벌써 1년5개월여 흘렀다. 어떤가. "완전히 다르다. 처음에는 굉장히 잘할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굉장히 어려운 자리임을 느낀다. 상수보다 변수가 많다 보니 하루하루 전쟁터 같다. 현장에서 느끼지 못한 긴장감을 매일 느끼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이 사건 사고와 선수단 부상,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시도하는 트레이드 등 갑작스러운 변수 발생이다. 답이 없는데 가장 알맞은 답을 찾으려니 어렵다. 처음에는 '단장 그까짓 것 하면 되지'라고 여겼다. 주변을 둘러보면 정작 관련 지식과 경험은 많은데 일을 잘 수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 않나. 그런 점에서 김태룡 두산 단장을 보면 내공이 느껴진다. 언론에 크게 부각되진 않지만, 항상 팀을 잘 만들어낸다. 정말 무서운 거다.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팀의 내실을 잘 다진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 싶다. 내가 뭘 준비하고, 어떻게 하는 게 맞는 건지 정확히 모르는 점이 겁나고 무섭다." -반면 부임과 동시에 '겨울은 단장의 시간이다'라고 했다.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스타일이지 않나. "요즘은 성민규 롯데 단장이 가장 핫하다. 예전부터 스토브리그에선 단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요즘 보면 정민철 한화 단장이나 성민규 단장이 전면에 나서 구단을 홍보하고 팀의 비전과 철학 등을 제시한다. 그래야 스토브리그가 재밌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내가 반성하는 부분은 팬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만, '과연 팀을 잘 만들고 있나' '내공을 갖춘 선배 단장의 모습을 잘 쫓고 있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가장 좋은 건 단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팀 전력을 잘 갖추면 가장 좋은데…'겨울은 단장의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마중물 역할을 했지만, '과연 팀을 잘 만들고 있나'라는 고민은 단장 2년 차에 더 커졌다. '단장 차명석'으로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찾고 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을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다 보니 지금의 스토브리그가 고난의 시간이다." -반대로 과거 언론을 통해 밝힌 얘기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꽤 있는데. "가장 싫어하는 말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얘기다. 그러려고 이 직업(단장)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야구가 위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화두가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일단 말부터 뱉고 시작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곤혹도 많이 치르는데, 또 그래서 지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2013년 LG 투수코치에 부임한 뒤 '전년도 팀 평균자책점 1위 삼성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다들 미쳤다는 반응이었다. (2012년 팀 평균자책점 8위였던 LG는 실제로 2013년 3.72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선 3루수 트레이드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에도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 될 일도 안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먼저 말을 뱉고 이뤄내지 못하면 욕을 먹고 질책을 받아야 한다. 다만 그렇게 먼저 얘기해야 누구든 관심을 두지 않겠나. 가만히 있으면 욕은 안 먹을 수 있다. 과연 '그것이 프로야구 위기 속에서 올바른 스탠스'인지 모르겠다. 마중물이든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 비난이 두려우면 이 자리(단장)에 있으면 안 된다. 단장의 연봉이 높은 이유다. 욕먹을 각오로 해야 된다. 감독이 필드의 결정권자라면, 구단 운영과 관련해선 단장이 비난을 들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선수 출신 단장이 늘어나면서 서로 경쟁의식을 느끼진 않나. "아니다. 나를 포함해 정민철, 성민규 단장은 메이저리그를 공부하거나 중계한 공통점을 지녔다. 단장이 직접 '왜 브리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알고 있다. 반면 다른 단장님은 묵묵히 업무를 수행한다.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는 식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이 조금 다를 뿐이다. 색깔이 달라 팬들에게도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 같다. 시기와 질투보다 서로의 장점을 보고 배운다. 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비시즌 동안 사건 사고가 잦았다. "선수단 관리 부분에 있어 구단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지만 그것만으론 어렵다는 공감대가 퍼져있다. 선수들이 프로 의식, 도덕적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징계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서 말해왔듯 쉽지 않은 자리임이 분명해 보인다. "남이 하는 일, 쉬운 일을 잘 안 하려고 한다. 과거 메이저리그 해설을 맡은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 메이저리그에 관해 지식이 별로 없어, 주변에선 '바보 소리 들을 테니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 맨땅의 헤딩이었다. 그러면서 해설할 때 자학개그를 했다. 단장을 맡은 것도 어렵고 힘든 업무로 택했다. 처음에는 단장 제의를 받고선 '아직은 제가 깜냥이 안 된다'고 거절했다. 당시 면접관 중 한 분(이규홍 LG트윈스 대표이사)이 '그동안 LG에서 녹을 받았으면 책임감이 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편한 일만 하냐'고 하셨다. 그 한 마디에 단장직 수락을 결심했다." -요즘도 6시에 기상하나. "그렇다. 보통 5시 30분~6시에 일어난다. 야간 경기 후에 술자리가 있어도 항상 지키려 노력한다. 365일 중의 330일은 지킨다. 자정에 잠들면 6시, 새벽 1시에 누우면 7시에 일어난다." -특별한 신념이 있는 것인가. "유니폼을 벗고 '더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반성했다. 그때부터 목표로 삼은 게 세 가지다. 첫째 무조건 새벽에 일어나기, 두 번째 연간 독서 100권, 세 번째 일기 쓰기다. 새벽 기상은 남들보다 게을러서, 독서는 남들보다 지식이 부족해서, 일기 작성은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20년이 다 됐다. 2006년부터 작성한 일기에는 경기 내용과 코칭 등 LG의 역사가 모두 담겨 있다. 다만 단장이 되고 지난해 책을 60권 밖에 못 읽었다. 차명석 단장의 테이블 위 한쪽 편엔 각종 서적과 일기장, 강연 등을 위해 만든 신문 스크랩(시사 및 정치 위주)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벽에는 스크랩 기사가 붙어 있었다. -단장 재임 기간 LG에서 만들고 싶은 그림이 있다면. "세 가지다. 지속적인 강팀, 3~4년 주기로 우승, 마지막으로 모든 선수가 오고 싶어 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선수단 모두 우승 포부가 상당하다. 솔직히 우승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전력만 놓고 보면 두산과 키움, SK가 우리보다 앞선다. NC도 나성범의 부상 복귀로 한층 힘을 얻을 수 있게 됐고, 롯데도 상당히 팀 전력이 좋아졌다. 지난해 정규시즌 79승으로 4위를 했을 때 (개인적으로) 올해 목표를 3위 이상으로 잡고 한국시리즈(KS)까지 진출했으면 하고 생각했다. 현재 전력으로 정규시즌 1위는 쉽지 않다. 다만 창단 30주년을 맞아 선수단도 '어렵겠지만 한번 해보자'라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감독, 선수, 프런트가 한데 뭉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단기전은 모르니까…프로야구 팀은 모두 우승을 꿈꿔야 하나, 전력의 간극을 어떻게 메워나가느냐가 감독과 단장의 역할이다." 이형석 기자 2020.02.14 05:30
야구

연이은 사건·사고 LG, 음주운전 윤대영 임의탈퇴 결정 배경

연이은 사건·사고로 위기에 몰린 LG 트윈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윤대영(25)에게 임의탈퇴 징계를 내렸다. LG 내야수 윤대영은 24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윤대영은 24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차를 도로에 세운 채 안에서 잠들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06%로 나타났다. 경찰에 적발돼 잠에서 깨는 과정에서 브레이크에 올려 둔 발을 실수로 떼 앞에 서 있었던 순찰차 후미와 접촉하는 사고도 냈다. 경찰에 임의동행해 조사받고 귀가했으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LG 구단 관계자는 "윤대영이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신 뒤 대리 운전기사를 기다렸지만, 대리 운전기사가 오지 않아 8시쯤 운전대를 잡았다"고 밝혔다. 윤대영의 음주운전은 귀국 12시간 만에 벌어졌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호주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선수단과 함께 23일 오후 8시께 귀국했다. 구단 관계자는 "윤대영이 25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일본 오키나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 또는 상실감으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LG는 구단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 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화된 상황에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정했다. 본인도 구단 결정에 동의했고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이종범 LG 2군코치의 외조카이자 키움 이정후와 사촌지간으로 더욱 잘 알려진 윤대영은 2013년 NC 2차 4라운드에 입단한 뒤 2015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지난해 1군에 데뷔했고, 통산 11경기에서 타율 0.217를 기록했다. 2018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4 8홈런 37타점을 기록, 내야 거포 유망주로 기대받았다. 그만큼 임의탈퇴 결정까지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차 단장은 "윤대영은 우리 팀의 유망주 1위 선수다. 그러나 팀이 먼저"라고 했다.LG의 이처럼 강한 징계 결정에 대한 배경은 이미 전지훈련 도중 한 차례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1차 전지훈련이 진행 중이었던 지난 11일, 소속 선수 차우찬과 오지환·임찬규 등이 호주 시드니 시내의 한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구단 발표에 의하면 휴식일에 일부 선수들이 쇼핑몰을 구경하다 그 안에 있는 카지노에 잠시 들러 게임했고 베팅 액수는 500호주달러(약 40만원)였다고 한다. 그 금액이 아무리 적다 하더라도 해외 카지노 출입은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일시 오락'으로 형법상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KBO는 세 선수에게 엄중 경고하고, LG 트윈스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건·사고가 또 터졌다. 20대 이상의 선수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음주 및 각종 사고를 막을 순 없겠지만, 최근 논란을 겪었기에 구단과 선수 모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특히 구단은 선수들에게 철저한 교육으로 주의를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앞서 카지노 방문 논란 직후에도 '철저한 교육을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기에 LG는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카지노 출입으로 선수단에 각별한 주의와 당부를 줬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또 발생했다"며 "그래서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단장은 "(윤대영의 임의탈퇴 징계로 선수단에) 메시지가 잘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등 구단이 가능한 한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앞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주축 선수들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윤대영에게는 최고 수준의 징계가 내려졌다. 윤대영이 1군 주전 선수가 아니기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게 아니냐는 시선이 향할 수 있다. 구단은 "윤대영은 유망주 1위 선수로 팀에 꼭 필요한, 아끼는 선수였다"는 말로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19.02.24 18:15
야구

'읍참마속' 김기태 감독, 심동섭·이홍구 엔트리 제외한 이유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제갈량은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다른 전략을 세웠다가 대패한 핵심 측근 마속을 눈물을 머금고 처형했다. 제갈량은 이를 통해 군령이 살아있음을 전군에 알렸다.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 불리는 제갈량의 일화는 사사로운 정을 떠나 원칙을 공정하게 지킬 것을 강조한다. 와일드카드 28인 엔트리를 결정한 김기태 KIA 감독의 심정은 '읍참마속'과 같았다. KIA는 10일 잠실구장에서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9일 미디어데이가 종료된 뒤 KIA의 와일드카드 엔트리가 발표됐다. 올해 1군에서 활약 선수들이 대부분 합류한 가운데 고영우(내야수)·이호신·노수광(이상 외야수)·한승택(포수) 등 백업 요원들도 가을야구 티켓을 손에 쥐었다. 그런데 엔트리에서 좌완 불펜 투수 심동섭과 포수 이홍구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올 시즌 내내 1군에서 뛴 걸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심동섭은 올해 54경기에 등판해 5승2패 13홀드 1세이프,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했다.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을 감안하면 왼손 투수 양현종·고효준과 함께 와일드카드 엔트리 합류가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심동섭을 전력 구상에서 제외했다. 최근 기복을 보인 투구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심동섭은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홈런 포함 2안타 2실점으로 부진해 팀의 끝내기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해 21홀드로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활약했지만, 올해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홍구는 올 시즌 10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6·9홈런·45타점을 올렸다. 수비에 약점을 보이지만, 한 방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대타 요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홍구 역시 김기태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홍구를 대신해 이성우와 한승택이 이름을 올렸다. 이성우는 경험이 많다. 한승택이 이홍구의 자리를 꿰찼다고 볼 수 있는데, 수비 실력이 이홍구에 비해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이 수비에 가중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홍구의 타격감이 최근 좋지 않았던 것도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형님' 리더십을 앞세워 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그는 의리를 중시하는 성격으로 실수를 하는 선수에게도 가급적 기회를 주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와일드카드를 앞두고 실리를 택했다. 김 감독의 평소 성격을 감안하면 힘든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장 이범호는 "시즌 동안 고생한 몇몇 선수들이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광주로 내려가는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을 했다. 와일드카드를 이겨서 꼭 광주에서 준플레이오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병민 기자 2016.10.10 11:10
야구

김응용 감독의 읍참마속 ‘이대수 효과’

읍참마속(泣斬馬謖). 중국의 고사성어로 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포기하거나, 대의를 위해서라면 측근이라도 가차없이 제거하는 공정성과 과단성을 일컫는 말이다. 김응용(73) 한화 감독은 2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 조정을 했다. 이날 선발 투수 앨버스가 1군에 등록되면서 선수 1명을 빼야 했다. 불펜진이 약해 투수 12명을 꾸리기 위해 야수에서 1명을 골랐다. 내야수 이대수(32)였다. 이대수는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고 원소속팀인 한화와 4년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4억원, 연봉 3억5000만원, 옵션 2억원의 조건이었다. FA 시장에서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한화로선 비교적 좋은 대우를 해준 것이다. 이대수는 지난해 주전 3루수로 뛰었고, 그 이전에는 주로 유격수로 출장했다. 즉 3루수와 유격수 포지션이 가능하다. 그런데 왜 이대수였을까. 이날 엔트리에는 백업 내야수인 한상훈, 이학준이 남아 있었다. 이대수가 이들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활용도와 김회성, 송광민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한화 관계자는 "이학준이는 대주자 요원이다. 한상훈은 2루와 유격수 급하면 3루까지 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광민과 김회성이 오늘 잘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응용 감독은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3루 김회성, 유격수 송광민을 주전으로 기용할 뜻을 보였다. 군에서 제대한 김회성은 경찰청에 있는 2년 동안 홈런왕(2012년 18개), 타율 3할(2013년)을 치며 거포의 재능을 내보였다. 김 감독은 김회성에게 신뢰를 보냈다. 송광민 역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중반 팀에 복귀, 곧장 주전 유격수로 키워왔다. 송광민 역시 펀치력이 있는 타자다. 개막전에 김회성이 주전 3루수로 나왔지만, 경기 중 이대수로 교체됐다. 2~3번째 경기에선 이대수가 선발 3루수로 나왔다. 이대수가 장타력에선 김회성, 송광민보다 떨어지지만 경험이 많고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대수를 2군으로 보냈다. 한화 관계자는 "이대수가 빠지면서 송광민과 김회성이 여유를 갖고 경기할 수 있다. 이대수는 이들의 포지션 경쟁자 아닌가. 이대수가 2군으로 가면서 이들은 당분간 붙박이로 나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주전 경쟁 중인 선수들은 조금 못하면 빠진다는 부담감을 갖기 마련이다. 벤치에 언제라도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베테랑이 있다는 것은 무언의 압박을 느낀다. 김응용 감독은 송광민과 김회성을 주축 타자로 키우기 위해 이대수의 2군행을 선택한 것이다. 2일 송광민은 유격수, 김회성은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0-3으로 뒤지던 6회 송광민의 동점 스리런 홈런, 김회성의 역전 솔로 홈런이 연속타자 홈런으로 터졌다. 공교롭게 경기 전 "오늘 잘 칠 것"이라는 한화 관계자의 바람이 실현됐다. 김응용 감독이 눈물을 머금고 이대수를 2군으로 내려보낸 효과라고 해도 억지는 아닐 것이다. 대전=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2014.04.03 13:50
축구

최강희, ‘애제자’ 이동국 왜 읍참마속 했나

최강희 축구 대표팀 감독은 '애제자' 이동국을 왜 읍참마속(泣斬馬謖)했을까. 최 감독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에 이동국에게 풀타임 기회를 줬다. 반면 박주영(셀타 비고)은 후반 29분 교체 투입해 15분 남짓 뛸 기회를 줬다. 축구인들과 축구팬들은 최 감독의 이동국 사랑은 변함 없다고 생각했다. 잘못된 분석이었다. 최 감독은 우즈벡전에서 이동국을 시험대에 올렸다. 이동국은 우즈벡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2분 역전골을 터트려 원정 경기를 무승부로 만드는데 기여했지만 전체적인 플레이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우즈벡전 내내 2선에서 이근호(울산),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청용(볼턴)이 이동국에게 찬스를 만들어 줬지만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막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최 감독은 이동국 카드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정황을 판단한 뒤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최 감독은 일단 체력 안배를 위해 이동국을 이란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란전에만 한시적으로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동국을 배제할 가능성도 크다. 최 감독은 최종예선 뿐만 아니라 2년 뒤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 포석으로 봤을 때 팀의 플러스 요인이 뭔지 고민 중이다. 대표팀이 조만간 박주영 체제로 재편될 수도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2.09.25 23:07
야구

[현장메모] 칼자루만 만지작 거리는 선동열

선동열(49) KIA 감독이 칼자루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당장이라도 개혁의 칼을 빼들고 싶지만 참고 있다.선 감독은 26일 광주 한화전에 앞서 "충분히 기회를 줬는데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조만간 투수 보직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개막 후 3주간 쌓인 감정을 취재진에게 드러낸 것이다.지난 24일 한화전이 선 감독 인내심의 임계점이었다. 이날 KIA는 에이스 윤석민을 내고도 8-16으로 졌다. 6회 이후 불펜투수를 8명이나 투입했지만 4이닝 동안 무려 11안타 3볼넷 2사구 1폭투로 11점이나 허용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5.60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선 감독은 이튿날 박경태·임준혁을 2군으로 보내고 한승혁·홍성민 등 신예를 1군으로 올렸다. 선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박경태를 스윙맨, 임준혁은 셋업맨으로 기대했지만 모두 실망스러운 피칭을 했다. 특히 투지가 사라진 모습이 선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뿐만 아니라 다카하시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불펜코치를 맡고 있었던 이강철 코치를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보직 변경했다. 선 감독이 직접 데려온 일본인 코치를 개막 후 12경기 만에 내려보낸 건 그야말로 특단의 조치다. 읍참마속의 심정이었다.문제는 선수들에겐 개혁의 칼을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일단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야 한다. 그들이 와야 구위와 적성을 고려해 보직을 정할 것 아닌가. 앞으로 3주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입맛을 다셨다.부상 선수 가운데에선 외국인 왼손 라미레즈(왼 어깨 부상)가 가장 빨리 1군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28일 퓨처스(2군)리그 등판 결과가 좋으면 다음 주 올라올 수 있다. 좌완 양현종(왼 어깨)는 5월 초, 마무리 한기주(오른 어깨)는 5월 중순쯤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선 감독의 설명이다. 처음에 구상했던 투수 엔트리가 채워지면 보직이 대폭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선 감독은 "전임 조범현 감독님 때부터 많은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이 아직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당장 마운드를 개편하고 싶지만 지금은 바꿀 투수들이 없기 때문에 속만 타들어간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선 감독은 "요즘 내가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광주=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12.04.26 21:31
축구

마토와 모따, 두 용병 보낸 감독들의 ‘읍참마속’

나관중이 엮은 중국 고서 '삼국지연의'의 '마속편'에는 촉나라의 승상 제갈량이 아끼던 장수 마속을 처형한 일화가 나온다. 명령을 따르지 않은 마속의 목을 베 군율을 세우는 본보기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고사성어도 여기서 나왔다.K-리그 공격과 수비에서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였던 '모따신' 모따(32)와 '통곡의 벽' 마토(32)가 마속같은 처지가 됐다. 포항의 공격 첨병 모따는 집중력 저하로 인해 재계약이 불발된 케이스다. K-리그 최고의 용병 공격수로서 강철군단 포항의 공격축구를 완성할 주인공으로 주목받았지만, 정신적으로 방황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을 보고 싶다"며 종종 투정을 부렸고, 포항의 공격전술이 자신의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표출했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 휴식기에 모따에게 휴가를 줘 브라질을 다녀오도록 허락하는 등 성심껏 달랬지만, 모따는 좀처럼 경기에 전념하지 못했다. 고심하던 황 감독은 결국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대의명제를 이루기 위해 모따와의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황 감독은 "기량만으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 공격수"라며 모따를 칭찬하면서도 "지금 포항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집중하며 나아갈 선수가 필요하다"는 말로 재계약 포기의 배경을 설명했다.수원 수비의 핵 마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체가 결정됐다. J-리그에 머물다 올 시즌 수원으로 복귀한 뒤 변함없는 팀 공헌도를 기록했지만, 움직임이 느린데다 역습 상황에서 시도하는 전진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져 구단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수원은 마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크로아티아계 호주 수비수 에디 보스나르(31)를 데려왔다. 193cm의 장신인데다 왼발잡이라는 점에서 마토와 비슷한 점이 많다. 여기에 민첩성과 패스 정확성을 추가 장착했다. 윤성효 감독은 "수원은 2012년 정규리그 우승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면서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팀 개편은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1.12.29 10:42
축구

읍참마속 제갈량과 기다림의 안익수 감독

제갈량은 마속을 베었지만,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제자를 버리지 않고 있다. 소설 삼국지. 촉한의 승상이었던 제갈량은 자신이 아꼈던 장수인 마속을 참수한다. 전장에서 거만한 판단으로 군대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읍참마속으로 알려진 이 일화는 사사로운 감정을 버려야 기강이 산다는 교훈을 준다. 2011년 안익수 부산 감독도 아끼는 제자를 둘이나 내쳤다. 그것도 주장 김근철(28)과 부주장 박희도(25)였다. 부산의 감독으로 부임해 가장 믿었던 선수들이다. 안 감독은 "두 선수가 동계 훈련에서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단장님을 설득해 꼭 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들이고 그만큼 믿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산은 시즌 초반 3무 3패로 부진했다. 안 감독은 사사로운 감정을 버렸다. 4월 초 부진했던 주장과 부주장을 냉정하게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후 부산은 180도 달라졌다. 4월 6일 부산은 첫 승을 챙겼고 내리 13경기(FA컵 포함, 9승 4무)에서 무패 행진을 달렸다. 김근철과 박희도는 2군에서 팀의 연승을 지켜봐야 했다. 부산은 다시 위기를 겪고 있다. 얇은 선수층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탈이 났다. 13라운드 강원 전(0-1)에 이어 경남 전(2-3)에도 졌다. 2연패.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안 감독은 김근철과 박희도를 1군으로 올리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 선수들의 깨우침이 부족하다. 내가 성적을 내고자 아이들에게 바른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이후 독만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안 감독은 "희도와 근철이는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아직도 내가 시즌 초반 가졌던 믿음은 변함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부산=김민규 기자 2011.06.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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