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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통합 AI 솔루션 턴키 전략 공개

삼성전자가 반도체 핵심 먹거리로 키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AI 칩 제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로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삼성전자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과 세이프 포럼 2024를 개최하고,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삼성전자는 AI를 주제로 삼성 파운드리의 공정 기술∙제조 경쟁력∙에코시스템∙시스템 반도체 설계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디자인 솔루션(DSP), 설계 자산(IP), 설계 자동화 툴(EDA), 테스트∙패키징(OSAT) 분야 총 35개 파트너사가 부스를 마련해 삼성 파운드리 고객들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들과의 협력을 위해 선단 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AI 전력 효율을 높이는 BCD, 엣지 디바이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 스페셜티 솔루션을 융합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AI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스페셜티 공정 기술은 임베디드 메모리, 이미지 센서, RF(무선주파수) 등 특정 기능을 구현한다. BCD 공정은 아날로그·디지털 신호 제어, 고전압 관리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것으로, 주로 전력 반도체 생산에 활용된다.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역량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요구에 맞춘 통합 AI 솔루션 턴키(일괄 생산) 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AI 반도체에 적합한 저전력·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과 2.5차원 패키지 기술 경쟁력으로 선단 공정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기존 3면에서 4면으로 확대해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끌어올린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의 협력으로 최첨단 공정 기반 턴키 서비스 수주 성과를 밝혔다. 일본 AI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의 2나노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를 2.5차원 첨단 패키지로 양산할 계획이다.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3나노 2세대 공정 역시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또 삼성전자는 국내 우수 팹리스 업체들이 HPC(고성능 컴퓨팅)·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DSP들과 손잡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국내 고객들이 최신 공정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시제품 생산을 위한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MPW 서비스로 고객은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하는 등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삼성전자의 올해 MPW 서비스 횟수는 4나노 공정부터 고성능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는 BCD 130나노 공정까지 32회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2025년에는 35회까지 늘린다.국내 팹리스와 DSP의 수요가 많은 4나노의 경우, 내년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회 더 운영해 HPC·AI 분야 국내 첨단 반도체 생태계 확대를 뒷받침할 계획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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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출범 5년만 매출 200억 달러…"TSMC 잡는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출범 5년 만에 매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1위 사업자인 대만 TSMC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지만, 조금씩 성과를 쌓아가며 메모리 반도체를 잇는 무기로 키우고 있다.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의 지난해 매출은 208억 달러(약 27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5.6%다.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아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파운드리사업부를 출범해 첨단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2018년 117억 달러와 비교해 매출이 2배 늘었다.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공정이 갈수록 미세화하면서 기술력도 요구한다. 이에 고객은 설계만 하고 생산은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추격자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2022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현황을 보면 TSMC가 점유율 58.5%로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2위 삼성전자는 15.8%로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늘었다. 1위와의 격차가 눈에 띄지만, 3~5위 UMC(대만)·글로벌 파운드리(미국)·SMIC(중국)가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나름 선전하고 있다. 현대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반도체는 기업들의 필수 경쟁력으로 떠올랐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수요 악화로 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파운드리도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했다.정기봉 삼성전자 DS 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됐고, 그 여파가 주요 팹리스 및 세트 업체의 높은 재고로 나타나면서 실적이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현존하는 최고의 소자 기술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를 적용한 3나노 1세대 공정은 안정적인 수율로 양산 중이며, 2세대 공정 역시 차질 없이 개발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선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HPC(고성능컴퓨팅)와 오토 중심으로 시황 회복을 기대한다"고 했다.향후 TSMC를 잡고 파운드리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경계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은 지난 4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면서도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같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5.0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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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모바일 칩셋 점유율 2위…1위 TSMC와 2배 격차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글로벌 모바일 칩셋 점유율이 선두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칩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거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 감소와 일부 공급업체의 과잉 출하에 계절적 요인이 겹쳤다. 파운드리 절대 강자인 대만 TSMC가 스마트폰 두뇌인 AP(중앙처리장치)는 물론 통신을 담당하는 셀룰러 모뎀 등 핵심 칩셋 시장을 주도하며 69.9%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2위 삼성전자는 3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파브 샤르마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TSMC의 CAPEX(설비투자) 지출은 경쟁사보다 훨씬 높다. 2021~2023년 사이 4~5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및 3나노 칩 제조 시설, 웨이퍼 팹 장비(WFE), 3D 패키징에 1000억 달러(약 130조원)를 투자하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4~5나노 및 28나노로 램프업(생산량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또 "올해 1분기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000 SoC'로 선도적인 4나노 공정 노드의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며 "TSMC의 4나노 노드 기반 스마트폰 칩셋 출하량은 향후 4나노 기반 '스냅드래곤 8+ 1세대 SoC'에 대한 퀄컴의 이중 소싱 전략 덕분에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4~5나노 미세공정 스마트폰 칩셋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신작 출시 효과에 점유율을 대폭 늘렸다. 2021년 1분기 8.6%에 불과했다가 지난 1분기 60%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TSMC는 91.5%에서 40%로 줄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삼성의 4나노 파운드리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탑재한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가 주도했다"며 "'갤럭시A53'과 '갤럭시A33'과 같은 중급 5나노 기반 5G 칩셋 '엑시노스1280'의 혜택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고 조정과 퀄컴의 이중 소싱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09 14:50
산업

최태원 '반도체 승부수', 삼성과 세계 2강 굳힐 수 있을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승부수’를 통해 SK를 재계 2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로 꼽고 있고, 그중 반도체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반도체 1위 삼성전자와 메모리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성장하는 등 그룹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최태원 승부수, SK하이닉스 그룹 매출 1위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SK그룹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SK하이닉스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석유화학 업종을 넘어서며 그룹 내 매출 1위 핵심 계열사가 됐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27조원에서 2020년 32조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영업이익 12조4103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76개 SK그룹 계열사 중 매출 1위인 SK하이닉스는 올해도 호조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39% 증가한 14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 연간 매출액 59조4000억원, 영업이익 14조40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출 60조원에 육박하는 등 전년 대비 매출액의 38% 이상 성장세가 전망되는 셈이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5월 발표한 SK그룹의 5년 투자 계획에서도 SK하이닉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SK는 2026년까지 247조원 투자 계획 중 반도체와 소재 분야에 142조2000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반도체 팹 4기를 신설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트 외에도 청주 반도체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용인 클러스터와 별개로 회사의 중장기 투자계획으로 청주 신규 팹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지만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5년간 63조3000억원 투자액을 보면 최 회장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6조원 수준이었던 연간 투자액이 2017년 1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18년 17조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물량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대 규모 M&A, ‘램과 낸드 플래시’ 양날개 구축 현대 사회에서 ‘반도체=전자산업의 쌀’ 또는 ‘반도체=안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강대국들은 반도체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태원 회장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는 10조원이라는 역대 그룹의 최대 규모 M&A를 통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인수 1단계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왔다. 트렌드포스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글로벌 시장 부문에서 SK하이닉스가 27.3%, 삼성전자가 43.5%의 점유율을 보였다. 그렇지만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에서 D램에 비해 낸드 플래시의 점유율이 떨어져 고민이었다. 이로 인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낸드 플래시 시장점유율을 2021년 3분기 13.5%에서 2022년 1분기 18%까지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의 인수로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 도약했다”며 “D램과 낸드 플래시 양날개를 구축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작년 10월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은 2배(1조3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매출 규모는 전체 2% 수준이라 아직 미미하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메모리 반도체처럼 키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위 삼성과 격차 큰 2위…"수율·효율성 극대화 관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지만 ‘양강 체제’라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표면적으로 1, 2위라고 하지만 격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양사의 격차는 D램 16.2%, 낸드 플래시 17.3%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점유율 차가 2배에 가깝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WDC), 마이크론 등 상위 5개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점유율에서 키옥시아 18.9%, WDC 12.5%, 마이크론 10.9%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론과 WDC가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앞서있는 수준이다. 인텔 등을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점유율 유입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에서도 삼성전자가 앞서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도 기술력은 뒤처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세계 최초로 DDR5 D램을 개발했다. 또 D램 대비 칩당 용량이 24Gb로 향상됐다. 24Gb DDR5 제품에는 10나노대 4세대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HBM3 D램도 개발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사용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DDR5와 HBM3 모두 고부가가치 제품이라 앞으로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술력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현재 10나노대 5세대 D램(12~13나노)과 낸드플래시 238단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은 회로 선폭이 가늘수록, 낸드플래시는 셀을 더 많이 쌓을수록 메모리 성능이 좋아진다. 현재는 14나노 D램, 176단 낸드플래시가 가장 앞선 공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적으로 양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앞선 기술이라고 해도 반도체 수율과 효율성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초협력을 통한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미래 방향성을 정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국경과 산업의 벽을 넘어 경쟁력 있는 파트너라면 누구와도 힘을 합쳐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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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세계 최초 3나노로 차세대 파운드리 역공

삼성전자가 메모리에 이어 전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한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리더십을 가져간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GAA 기술은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다. 채널 3개 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 대비 성능과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 형태로 구현한 독자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성능 23% 향상·면적 16% 축소를 보장한다.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성능 30% 향상·면적 35% 축소가 기대된다. 회사는 이미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했다. 모바일용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연초 출시한 '갤럭시S22'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4나노 칩을 탑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 초격차 유지 차원에서 반도체 인프라를 공고히 하기 위한 아웃리치(대외 접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7일 유럽행 비행기에 탑승한 이재용 부회장은 약 2주간의 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 14일 네덜란드 방문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CEO(최고경영자)를 직접 만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의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EUV 노광장비는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장비로, ASML이 독점 생산한다. 최신 장비인 '하이 NA(뉴메리컬 어퍼처)'는 대당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추격 전략은 순위에 반전을 줄 수 있는 한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2022년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현황에서 TSMC는 점유율 53.6%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삼성전자가 16.3%로 뒤를 이었지만 전 분기보다 격차가 3.5%포인트 더 벌어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 계획 등을 종합하면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전망"이라며 "이후 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생태계를 강화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01 07:00
산업

"'메모리 최고' 상식 균열"…삼성, 반도체·바이오에 450조 '통 큰' 투자

삼성이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고 바이오·6G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450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는 안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5년 대비 30% 이상(120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의 80%를 국내에 쏟는다. 삼성 측은 "메모리 산업에서 '세계 최초=삼성'이라는 상식에 균열이 발생했다"며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성장도 위협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업체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D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수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R&D(연구·개발)를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EUV(극자외선)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반도체 3대 분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메모리는 물론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영역에서도 역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엔비디아, SoC(시스템 온 칩)는 퀄컴·미디어텍, 이미지센서는 소니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의 2025년 시장 규모는 4773억 달러(약 603조4000억 원)로, 메모리 반도체(2205억 달러) 시장 규모의 2배 이상을 형성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는 대만 TSMC가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독식하며 절대적 우위를 점했다. 삼성은 차별화한 생산 기술을 개발·적용해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할 계획이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가 모바일 업계 최초로 4나노 칩셋을 탑재했다. '바이오 제2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기 위해 바이오 사업에도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생산 기술·역량을 고도화해 'CDMO(위탁개발생산) 1등'을 넘어 '압도적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위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원부자재를 국산화하는 등 국내 생태계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삼성은 2011년 5월 인천 송도 매립지에 1공장을 지으면서 바이오 사업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이 완공되면 CDMO 분야 생산량 62만L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 바이오에피스는 기술 제휴로 바이오시밀러 제품 5개를 성공적으로 출시했으며, 독자 기술로 별도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삼성은 "CDMO 및 바이오시밀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기반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 세계 7개 지역 AI 센터가 선행 기술 연구에 나섰으며,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 분야 글로벌 표준화로 핵심 기술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은 국내 고용 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신규로 8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들은 2022년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으로, 직무적성검사(GSAT)·면접·건강검진 등을 거쳐 하반기 입사할 예정이다.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드림클래스도 전국 단위로 꾸준히 운영한다. 삼성은 "핵심 사업 중심으로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미래 세대를 육성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24 14:06
IT

'6만전자'도 위험한 삼성전자 "시장 우려 과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을 향한 시장의 우려가 너무 과하다고 호소했다. 한때 10만원을 바라보던 주가는 6만원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28일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 불량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우려와 달리 현재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는 케파(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은 또 "다수의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펩(생산공장) 운영으로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부사장은 "향후 5개년 구간 수주 잔액은 전년도 매출의 8배 규모"라며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수주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최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외에도 HPC(고성능 컴퓨팅)·네트워크·오토모티브 분야에서 최상위 고객을 확보해 포트폴리오와 사업 구조를 개선 중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에 탑재됐다가 발열 등 품질 논란이 일었던 4나노 AP(중앙처리장치)의 수율 현황 질문도 나왔다. 갤S22가 업계 처음으로 4나노 AP를 채택했으며,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부분은 5나노 AP를 적용했다. 강문수 부사장은 "(양산 중인) 5나노 공정은 성숙 수율 단계로 접어들었다.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주요 고객사 공급을 극대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4나노 공정의 경우 초기 수요 램프업(생산량 확대)은 다소 지연된 면이 있었지만 조기 안정화에 주력해 현재는 예상된 수요 향상 곡선 내로 진입한 상태다"고 말했다. 또 "최신 3나노 공정은 첨단 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해 수익성을 향상하고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공정 개발 가속화를 위해 신규 R&D(연구·개발) 라인 확보를 준비 중이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1분기 매출이 77조7800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와 영상 디스플레이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차세대 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에서 좀처럼 경쟁사를 추격하지 못하자 주가는 바닥을 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1% 떨어진 6만4800원에 마감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6만원 초반대로 향하자 주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가치)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력이 더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jhun@joongang.co.kr 2022.04.28 17:27
IT

'파운드리 2위' 삼성 반도체, 대만 TSMC와 격차 더 벌어지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핵심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양사 모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올해 매출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이 56%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6%로 전년과 비교해 2%포인트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 봤을 때도 TSMC를 비롯해 UMC·PSMC 등 대만 파운드리 점유율이 2%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DB하이텍을 보유한 한국의 점유율은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과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 가속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 요구에 맞춰 반도체 칩셋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1287억8400만 달러(약 16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년과 비교해 19.8%의 성장이 기대된다. 파운드리의 경쟁력은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이다.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TSMC가 경쟁 우위를 확보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갤럭시S22'의 AP(중앙처리장치)는 수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시장 우려가 반영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0%가량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의 염원인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은 4나노 수율 부진으로 또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며 "인텔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불안한 변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미국의 반도체 대전략이 아시아 의존도 축소로 방향을 튼 것이라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과 경제 전반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26 17:00
생활/문화

위기의 삼성전자, '초격차 2.0'으로 승부수

'반도체 코리아'의 주역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위기론에 직면했다. 매출 신기록을 써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메모리 반도체만으로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래 먹거리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미국에서 대만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모습이다. 유례없는 주가 폭락에도 삼성전자는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 다급하게 여론 달래기에 나서는 대신 숨을 고르고 있다. 단기 성과 창출에 연연하지 않고 '초격차 2.0'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벌써 위기를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출 신기록에도 주가는 '뚝' 지난 9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6만7800원에 마감했다. 회사 주가가 6만7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1년 4개월 만이다. 며칠 전 잠정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고 매출 달성을 예고했던 것이 무색하다. 삼성전자는 2022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77조 원, 14조1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분기마다 최대 매출을 쓴 데 이어 또다시 새로운 역사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던 증권가도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낸드의 출하량 급증 등 반사요인으로 메모리 이익 기여가 기대 이상이었지만, 아쉽게도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설명할만한 주요 영업지표(파운드리·하이엔드 스마트폰 출하 회복 등) 개선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 주가를 9만 원 중반대에서 8만 원 후반대로 낮추며 당분간 구간 매매를 할 것을 권고했다. 송 연구원은 "성장 사업 부문에서의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주가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구간대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작다"며 "최악의 경우 락바텀(최저점)은 6만 원 초중반대로 예상한다"고 했다. 국내 1등 기업을 향한 시장의 평가가 이례적으로 박하다. 이는 30%가 넘는 매출을 책임지는 반도체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부터다. 여전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글로벌 우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199억9500만 달러(약 24조5540억 원)로 인텔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데이터센터와 IT 기기 등에서 수요가 많은 D램과 낸드 시장에서 각각 42.3%, 33.1%의 점유율로 2위 기업을 10%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삼성 반도체는 역사가 꽤 깊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1983년에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업계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초격차 신화를 쓴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현 상임고문)이 경영진의 지원을 업고 세계 최초로 64MB D램을 개발, 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권오현 고문은 자신의 저서에서 "공기(공사하는 기간)를 절반으로 줄이고,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목표로 설정했다"며 "직원들은 '개선'이라는 보수적인 영역에서 벗어나 '혁신'의 영역으로 생각의 틀을 바꿔 나갔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위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 모바일의 두뇌인 AP(중앙처리장치)에 품질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과부하에 대응하는 성능 강제 저하 프로그램의 존재까지 부각되면서 기업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한 회사가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모바일 AP(중앙처리장치) 등 차세대 반도체는 각자 역할이 나뉜다. 반도체 설계만 하는 팹리스와 이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파운드리가 대표적이다. 팹리스에 기본 설계도를 제공하며 로열티는 받는 곳도 있는데 사실상 영국 ARM이 독점하고 있다. 햄버거 프렌차이즈를 예로 들면, ARM은 패티에 들어가는 최적의 소고기·돼지고기 비율을 정한다. 팹리스는 재료를 받아 맛을 극대화하는 레시피를 만든다. 파운드리가 최종적으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소비자의 식탁에 올린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모두 손을 뻗었다.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들어가는 AP '엑시노스'를 설계하고 이를 직접 양산하기까지 한다. 추격하는 삼성…"시행착오 당연" 전 세계 1위 스마트폰 브랜드에 힘입어 메모리만큼이나 시스템 반도체도 금방 덩치를 키울 것처럼 보였지만 신흥 강자 대만(TSMC·미디어텍)의 입지가 남다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에서 삼성전자(18.3%)가 2위에 올랐지만 TSMC의 점유율은 52.1%로 압도적인 기세를 자랑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서도 모바일 AP 점유율 1위를 미디어텍(33%)이 가져갔다.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한 자릿수(4%)에 그쳤다. 11일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대만은 전 세계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한 선도 국가다. 앞서 있을 수밖에 없다. 미디어텍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덕분에 성장했다"며 "예전보다 개발이 어려워졌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미세공정이 결국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미세공정은 칩을 나노미터 단위로 얇고 작게 만드는 기술이다. 제품의 소형화와 성능 개선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2'(이하 갤S22)에 업계 첫 4나노 AP가 탑재됐는데, 발열과 수율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갤S22의 출하량은 증권가 예상치인 약 1000만대에도 크게 못 미치는 700만~800만대로 추정된다. 다만 1위 사업자를 추격하는 입장에서 시행착오는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삼성이 4나노 공정을 미리 썼다. TSMC를 능가하는 기술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어려운 기술에 먼저 도전했으니 수율이 안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학회장은 또 "몇 달 안에 지금의 상황이 해결될 것이다. 공정의 문제를 확인하는 데 아무리 빨라도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했다. 무리하게 신규 공정을 도입한 삼성 스마트폰 사업부의 결단도 아쉽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 차이를 하드웨어로 좁히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파고 속에서도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올 상반기 안에 3나노, 2025년까지 2나노 양산에 돌입한다.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패키징(수직 적층) 경쟁력도 가져간다. 2030년까지 171조 원을 쏟아 첨단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도 차근차근 이행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AI)·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의 근간을 반도체라고 보고, 기술의 초격차와 과감한 투자로 중장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12 07:00
생활/문화

삼성전자, '6만 전자'보다 더 뼈아픈 것은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예전의 영광이 무색하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6만원에 진입하면 무조건 담아야 한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조언도 옛말이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중장기 전망에 먹구름이 끼자 시장의 외면을 받는 신세가 됐다. 이는 삼성전자만의 매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해 뼈 아프다. 대장주서 '6만 전자'로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0.43% 떨어진 6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에만 해도 8만 원 문턱까지 갔던 삼성전자 주가는 매월 한 단계식 박스권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가까스로 7만 원대를 유지하다 3월에 접어들자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6만 원대로 추락했다. 이달에만 총 8거래일에 6만 원대로 장을 마감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회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시총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달 전과 비교해 10조 원 이상이 빠졌다. 이런 추세를 유지한다면 다음 달에는 400조 원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된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는 임인년 새해 분위기가 180도 바뀌며 삼성전자에 희소식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전년 대비 20%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2년 동안에도 5G 스마트폰 AP(중앙처리장치) 및 기타 통신 부품의 수요가 크게 올라 20%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와 선두를 다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집계에서 지난해 4분기 18.3%의 점유율로 2위를 지켰다. 아직 TSMC(52.1%)가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반도체 양산 체계를 갖추며 파이를 넓혔지만, 갈수록 미세화하는 공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다. 논란의 시작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이하 갤S22)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4나노 AP를 채택해 경쟁 제품 대비 빠른 연산을 보장한다고 홍보했는데, 막상 안을 들여다보니 고사양 게임·그래픽 작업에서 강제로 성능을 저하하는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가 숨어있었다. 많은 기능을 더 작아진 칩 안에 담았지만, 발열을 잡지 못해 취한 조치다. 국내 버전에는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 유럽에는 삼성전자 자체 설계 '엑시노스2200'이 두뇌로 탑재됐는데,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만들어진다. GOS 이슈에 더해 유럽에서는 엑시노스2200 때문에 GPS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반도체, 다른 곳이 더 매력적"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의 수율 안정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율은 웨이퍼(반도체 원판) 한장에서 만든 칩들 가운데 정상적인 것들의 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수율이 높을수록 생산성이 향상됨을 의미한다. 반도체는 미세회로로 구성되기 때문에 공정 중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제품에 치명적일 수 있다. 높은 수율을 얻기 위해서는 공정 장비의 정확도와 클린룸의 청정도, 공정 조건 등 여러 제반 사항이 뒷받침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 수율을 30~3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10개 중 6~7개가 불량인 셈이다. 이에 반해 TSMC는 70%대로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파운드리뿐 아니라 삼성 엑시노스 브랜드를 향한 의구심도 피어오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직접 모바일 AP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애플의 자체 개발 '애플 실리콘'은 물론 보급형 단말에 주로 들어가는 대만 미디어텍에도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16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불만 섞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 주주가 엑시노스의 비전을 묻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 사장은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시로 변경한다. 구체적으로 답변 못 드리는 점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양호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지만 호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증권가도 지금의 주가에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지만 극적인 상승 전환은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계에서는) DB하이텍·SK하이닉스·LG이노텍 등이 더 매력적"이라며 "매크로와 내재적 이슈에 구체적 진척이 없다면 단기적으로 6만원 중반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고 했다. 주가 약세의 부정적 요인으로는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지정학적 리스크)과 스스로 잘못한 이슈(GOS·파운드리 경쟁력 의문)를 들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4.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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