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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한화의 대들보, 축제의 별…가치 증명한 '大선수' 채은성

이제 그 누가 채은성(33·한화 이글스)에게 '오버 페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채은성은 지난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만루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올스타전 만루포는 1982년 원년 올스타전 김용희(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41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채은성의 그랜드 슬램에 힘입은 나눔 올스타는 8-4로 승리했고, 채은성은 기자단 투표 61표 중 56표를 받아 김용희처럼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말 그대로 '별 중의 별'이다. 채은성은 이미 14일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도 5개를 넘겨 1위를 차지했다. 홈런 레이스 우승에 이어 올스타전 MVP까지 수상한 KBO리그 최초의 선수가 됐다. 올스타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채은성은 "얼떨떨하다.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며 "올스타전에 오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미스터 올스타(MVP)'라니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최초가 하나 더 있다. 역사상 첫 육성선수(연습생) 출신 MVP로 남게 됐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채은성은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개 팀 어디에도 선택받지 못했다.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곧바로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전역 후 친정팀으로 돌아왔고, 2014년 퓨처스(2군)리그 타율 0.403 맹타를 친 끝에 감격의 1군행을 이뤘다. 콜업된 5월 27일 4회 말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현 롯데 퓨처스 총괄 코치)로부터 데뷔 첫 안타를 쳤다. 양상문 당시 LG 감독이 기념구에 써준 문구가 '大(대) 선수가 되세요'였다.이후 채은성은 줄곧 1군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스타 군단' LG에서 주인공이 아니었다. 1군에 올라왔을 때 양상문 감독이 주도한 세대교체의 핵심 멤버였지만, 팀의 기둥은 이병규, 박용택 등 고참들이었다. 2018년엔 자유계약선수(FA)로 온 김현수가 선수단 중심이 됐다. 팀 내 입지도 공·수 핵심인 오지환이 더 높았다. 채은성은 지난해 팀의 필요에 따라 외야수보다 시장 가치가 낮은 1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어도 채은성은 언제나 LG의 두 번째, 세 번째 타자였다. 간판타자가 아닌 채은성을 지난겨울 한화가 6년 90억원에 FA 영입했다. 당연히 오버 페이 논란이 따랐다. 선수단 중심이 무너진 한화로서는 위기 때 대들보로 버텨줄 타자가 필요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는 타자에게 6년 동안 거액을 지불한 건 그래서였다.채은성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0.291 11홈런 47타점 46득점, 출루율(0.370)과 장타율(0.450)을 합친 OPS는 0.820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고타저 리그와 구장 환경 변화까지 고려한 wRC+는 130.2(100이 리그 평균. 스포츠투아이 기준)다. 지난해(122.7)보다 올랐다. 이제 양상문 전 감독의 응원처럼 채은성을 '대 선수'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현재 한화의 최고 타자는 노시환(타율 0.317 19홈런)이지만, 그의 성장에 채은성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채은성은 팀이 최하위로 추락했던 4~5월 타선의 중심에서 고군분투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트레이닝 파트너를 자처했고,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집중 견제에 당하지 않게 도왔다. 젊은 타자들이 매 타석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모범을 보인 것도 채은성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팀에서 가장 타격 기술이 좋다"고 할 정도로 채은성을 신뢰하고 있다. 그가 만드는 '우산효과(강한 타자 앞뒤 타순의 타자들이 누리는 반사이익)'가 노시환과 외국인 타자들에게 간다고 믿는다. 채은성의 팀 내 비중과 기여도가 크다고 인정받는 이유다.한화는 전반기를 34승 4무 40패(승률 0.459) 8위로 마쳤다. 지난해(승률 0.324)보다 무려 0.135가 올라갔다. 그 동력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노시환의 성공이다. 그러나 한화는 시즌 초 두 달 넘게 성장통을 겪었다. 그동안 채은성이 대들보가 돼 버텼다. 처음에 낯설게만 들렸던 한화의 '이기는 야구'가 이제 어색하지 않게 됐다. 그걸 상징하는 이가 '미스터 올스타' 채은성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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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승엽 감독 "양의지 복귀로 타선 풍성”...우산효과 기대

"양의지가 들어와 타선이 굉장히 풍성해졌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취임하자마자 양의지(35)라는 특급 선물을 받았다. 두산은 양의지와 4+2년 최대 15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152억원은 올해 초 비(非) FA 다년계약을 맺었던 김광현(SSG 랜더스·4년 151억원) 계약을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고 규모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2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올해는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까지 부진했다. 그래서 홀로 남은 중심 타자 김재환의 어깨가 매우 무거웠을 것이다. 그 외에도 부진한 선수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양의지가 들어와 타선이 굉장히 풍성해졌다고 느낀다. 기존 선수들이 짐을 조금씩 양의지에게 내려놓는다면 더 편하게 타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두산이 양의지에게 152억원을 안겨준 건 그가 공격까지 갖춘 역대 최고의 포수이기 때문이다. 골든글러브 수상이 7회에 달하고 올해도 유력하다. 통산 타율 0.307 228홈런을 기록 중인데, 2015년 이후로 한정하면 타율 0.322에 OPS(출루율+장타율)는 0.953에 달한다. 방망이만으로도 리그 정상급이다. 어느 팀이든 슈퍼스타가 필요하지만, 두산은 양의지가 특히 절실했다. 두산은 지난 몇 년간 민병헌·김현수·최주환·오재일·양의지 등 장타자들이 FA 자격을 얻고 이적했다. 팀을 '왕조'로 만들었던 최강 타선은 갈수록 헐거워졌다. 특히 지난겨울 김재환(4년 115억원)은 붙잡았지만, 박건우가 NC 다이노스로 떠나면서 중심타선 구성마저 어려워졌다. 김재환은 타율 0.248 23홈런으로 부진했고, 지난해 5번 타자로 활약한 양석환도 부상과 부진으로 타율 0.244 20홈런에 그쳤다. 올 시즌 두산은 젊은 타자들에게 1군 출전 기회를 많이 줬다. 그러나 이들 중 홈런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가 없었다. 결국 기존 타자들에게 견제가 집중되면서 타선이 꽁꽁 묶였다. 두산 타선이 가장 막강했던 2018년(팀 타율 0.309) 함께했고, 올해 두산으로 돌아온 고토 고지 타격 코치는 양의지가 오기 전까지 그의 '우산 효과'가 부재한 걸 아쉬워했다. 고토 코치는 최근 마무리 훈련 때 “2018년에는 김재환의 뒤에 양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타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재환은 타율 0.334 44홈런을 기록하고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그러나 양의지가 떠난 2019년 이후 네 시즌 동안은 30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도 “(김)재환이의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다른 어린 타자들이 (받쳐줄) 힘이 아직 없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의지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양의지는 3할 타율과 20홈런을 담보할 뿐 아니라 콘택트 능력도 뛰어나다. 최근 8년 타석 당 삼진 비율이 9.9%(최소 11위)에 불과하다. 그보다 삼진 비율이 낮은 선수는 이정후, 김선빈, 허경민 등 교타자들뿐이다. 선구안과 파워는 갖췄지만, 콘택트가 다소 떨어지는 김재환과 스타일이 전혀 달라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의 '롱런'도 기대했다. 최대 6년까지 이어지는 이번 계약으로 양의지는 한국 나이 마흔둘까지 두산과 함께하게 됐다. 사실상 '종신 계약'이다. 이승엽 감독은 "양의지는 지난 FA 후 NC에서 4년 동안 굉장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기량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체력만 잘 관리한다면 분명 롱런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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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VS 최정, 명예회복 노리는 대표 거포

'홈런왕' 계보를 잇는 박병호(32·넥센)와 최정(31·SK)이 플레이오프(PO)에서 번외 대결을 한다. 명예 회복도 노린다. 두 타자는 시즌 전 유력한 홈런왕 후보였다. 최정은 2016~2017시즌 홈런왕, 박병호는 이전 4시즌(2012~2015년) 타이틀홀더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신구 대결이 성사됐다. 그러나 나란히 허벅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박병호는 지난 4월 14일부터 36일 동안, 최정은 7월 25일부터 21일 동안 이탈했다. 박병호는 특유의 몰아치기로 시즌 막판까지 레이스를 달궜지만 1개 차이로 두산 김재환(44개)에게 1위를 내줬다. 부상 전까지 31개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던 최정은 복귀 뒤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4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아쉬움을 털어 낼 기회를 얻었다. 무대는 플레이오프다. 소속팀 공격력을 좌우할 수 있는 타자들이다. 단기전은 상위 순번 선발투수가 나란히 나서고, 불펜도 흐름이 바뀔 때마다 투입된다. 주축 타자가 변수를 극복하고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넥센은 임병욱·송성문 등 젊은 타자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SK는 제이미 로맥·한동민 '40홈런' 듀오가 있다. 그럼에도 큰 무대에서 경험이 많은 박병호와 최정이 대들보 역할을 해 줘야 한다. 흐름을 바꾸는 홈런도 기대할 수 있다. 명예 회복도 필요하다. 최정은 정규 시즌 동안 기대에 못 미쳤다. 홈런 생산은 양호했다. 지난해보다 11개가 줄었지만 부상 기간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콘택트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타율은 0.244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낮다. 커리어에서도 데뷔 2년 차던 2006시즌 이후 가장 낮다. 상징처럼 지키던 3번 타순에서도 밀렸다. 그러나 정규 시즌 성적이 무의미한 무대다. 포스트시즌 경험만큼은 플레이오프에 참전하는 타자 가운데 가장 많다. 한국시리즈만 33경기, 합계 54경기에 나섰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86·7홈런. 팀 기여도를 높인다면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 최정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박병호도 반등이 필요하다. 넥센이 이번 가을에 치른 다섯 경기에서 활약이 미미했다. 한화와 준PO 1차전에선 상대 선발 데이비드 헤일을 상대로 선제 투런홈런을 쳤다.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그러나 이전에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2·3차전에선 무안타에 그쳤다. 타선에 포진돼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배터리에 부담감을 주는 타자다. 후속 타자들의 타격에도 간접 영향을 미친다. 컨디션 주기를 감안하면 올라올 때가 됐다. 그러나 1, 2차전 상대 선발로 유력한 김광현, 메릴 켈리와 승부에서 열세를 보였다. 올 시즌 SK전 타율(0.205)도 낮다. 반등을 의심하는 시선은 적지만 타이밍이 늦어지면 그사이 소속팀이 전세를 내줄 수 있다. 그가 특유의 괴력을 발휘하면 앞 타순에 나서는 제리 샌즈까지 우산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병호도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희수 기자 2018.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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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럭스·초이스·번즈에게 세 번째 시즌이 있을까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외인 타자 7명 가운데 3명은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삼성 다린 러프, KIA 로저 버나디나, SK 제이미 로맥, KT 로하스 멜 주니어는 기량이나 성적을 유지했다. 로맥은 발전했다. 지난해 0.242에 그쳤던 타율이 올해 0.322까지 올랐다. 장타 생산 능력도 여전하다. 몸값 협상이 변수가 되겠지만 이들 모두 무난히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할 전망이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은 얘기가 다르다. 외인 타자는 소속팀 공격에 중심이 돼 줄 것으로 기대받는다. 이들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5위 수성을 노리는 넥센은 마이클 초이스가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89경기에서 타율 0.260·16홈런·59타점을 기록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1.40에 불과하다. 월간 타율이 3할을 넘긴 때가 없다. 2할6푼이 실력이라는 얘기다. 삼진은 72개를 당했고, 볼넷은 32개만 얻어 냈다. 선구안도 좋지 않다. 다른 외인과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6연패 기로였던 지난 21일 NC전에서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택근을 우익수로 돌리고 좌익수는 김규민을 내세웠다. 초이스 대신 국내 타자로만 구성한 타선의 득점 생산력이 더 높다고 본 것. 이날 넥센은 6-3으로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초이스는 대타로도 나서지 않았다. 이튿날 경기에서도 넥센은 초이스 없이 이겼다. 다가올 순위 경쟁에서도 초이스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NC는 10개 구단 가운데 팀 타율(0.252)이 가장 낮다. 소속 외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평균을 깎아내리는 타자다. 94경기에서 0.248에 그쳤다. 홈런은 17개를 때려 냈고, 타점도 팀 내 1위다. 그러나 다른 팀 4번 타자와 비교해 보면 초라한 기록이다. 삼진은 99개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3번 나성범과 시너지 효과도 미미하고, 후속 타선에는 우산효과를 주지 못한다. 지난해 입성한 그는 타율 3할, 35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에릭 테임즈의 빈자리를 메웠다. 올해는 NC의 최하위 추락에 원인으로 평가된다. 롯데 앤디 번즈는 애매하다. 지난 5월까지 2할3푼대 타율에 그쳤다. 장점이던 수비 능력도 발휘되지 않았다. 평범한 타구를 처리할 때도 실책이 나왔다. 집중력 부재가 의심됐다. 그러나 6월 이후 타격감이 좋아졌다. 39경기에서 타율 0.343·13홈런을 기록했다. 타점(30점)도 같은 기간 롯데 타자 가운데 가장 많다. 어느새 3할 타율에 다가섰다. 지난해도 '슬로 스타터' 면모를 보여 줬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선수다. 다른 외인 타자보다 공격 기여도가 떨어진다. 이름값 높은 타자가 많은 롯데 타선이지만,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외인 타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내야수가 성장을 유도해야 하는 내부 사정도 고려될 전망이다. 번즈도 세 번째 시즌을 장담할 수 없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8.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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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릭스플레이어]6월 첫 주말, 팀 전력과 비례한 개인 WAR

6월 힐릭스플레이어는 두산 선수들의 초반 기세가 두드러진다. 힐릭스플레이어는 월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세 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이 비례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리그 단독 1위 두산은 지난 주말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먼저 2승을 거뒀고, 연장 승부 끝에 11-12로 패한 3일 3차전에서도 6점 차이를 추격해 동점을 만들었다. 탄탄한 전력과 기본기, 그리고 뒷심까지 갖춘 팀이다. 주축 선수들이 두루 활약했다. 4번 타자 김재환은 세 경기 동안 4홈런을 몰아쳤다. 타율은 0.400(15타수 6안타)이다. 팀에서 가장 많은 8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WAR은 0.510. 이 기간 전체 3위, 타자 부문 1위다. 리그 유일의 '4할 타자' 양의지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12타수 6안타, 5할 타율을 기록했다. WAR(0.458)은 4위다. 두 선수가 4·5타순에 버티며 상대 배터리에게 압박을 줬다. 박건우, 오재일 등 앞뒤 타자에도 우산효과를 누렸다. 두산 제공마운드에선 외인 선발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돋보였다. 2일 열린 2차전에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을 챙겼다.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마무리투수 함덕주는 1일 1차전에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올렸고, 3일 3차전에서도 자책점 없이 1⅓이닝을 막아냈다. 두 선수의 WAR은 각각 0.396과 0.436. 7위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세 경기로 힐릭스플레이어의 주인공을 예상하긴 어렵다. 그러나 팀 전력이 탄탄하면 선수 사이 시너지 효과가 두드러진다. 좋은 기운이 이어지기 때문에 일시적인 부진에 빠져도 부담 없이 반등을 준비할 수 있다. 두산 선수들이 매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6월 첫 주말도 10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이름을 10걸 안에 올렸다. 주말 3연전에서 팀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선수는 브룩스 레일리(롯데)다. WAR은 0.550을 기록했다. 3일 사직 한화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6-0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이전 다섯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2일 2차전에선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가 8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며 패했다. 레일리는 완투 의지를 발산했고 팀의 연패를 끊는 역할을 해냈다. LG 외인투수 타일러 윌슨은 3일 열린 잠실 LG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WAR 0.548을 기록하며 레일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KT와의 3연전에서 타율 5할·2홈런 기록한 SK 간판 타자 최정, 양의지에 이어 타격 부문 2위(0.399)에 올라 있는 KIA 안치홍도 첫 3연전을 잘 보냈다. '힐릭스플레이어' 월간 WAR 랭킹은 6월 한 달 동안의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팀 승리에 가장 많이 공헌한 투수와 타자 1명씩을 선정해 각각 상금 100만원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8월 수상 선수의 홈구장에서 진행된다. 안희수 기자 2018.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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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돌아온 '4번' 타자 박병호, 팀을 감싸는 우산효과

과연 감독이 느끼는 '박병호 효과'는 어떨까.지난해 넥센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치른 장정석 감독은 4번 타자로 주로 김하성을 기용했다. 총 647타석 중 58%에 해당하는 372타석을 책임졌다. 윤석민(KT·136타석)과 채태인(롯데·66타석)이 그 뒤를 이었지만 김하성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부담을 딛고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23홈런 114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장 감독은 "4번 타순에서도 멘틀에 흔들림이 없다.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 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 시즌 김하성의 타순은 5번이다.장 감독은 개막 첫 8경기 모두 4번 타자로 박병호를 내세웠다. 미국 진출 이후 2년 만에 KBO 리그에 복귀한 박병호는 이견이 필요 없는 정상급 홈런 타자. 2012시즌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2014년과 2015년엔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려 냈다. 장 감독은 "(엔트리를 작성할 때) 망설임이 없다. 든든하다"고 말했다.박병호-김하성으로 이어지는 4-5번 타순이 구축되면서 상대 투수가 받는 위압감은 더 강해졌다. 출루율이 높은 박병호와 찬스에 강한 김하성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장 감독은 "박병호는 영리한 선수다. 유인구를 알아서 잘 골라낸다. 욕심이 많으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매 타석에서 집중한다"고 말했다.넥센은 박병호가 4번 타순을 지켜 주면서 외국인 타자 초이스의 타순을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타자를 4번 타순에 배치하는 것과 달리 2번과 3번 타순 등 상황에 맞는 맞춤형 라인업 운영이 가능하다. 시즌 초반에 타격 부침이 있는 김하성의 컨디션만 올라오면 '박병호 효과'는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박재홍 MBC SPORTS+ 해설위원은 "박병호 우산효과로 봐야 할 거 같다. 중심에서 버티니까 상·하위타선이 강해졌다"고 평했다.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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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주간 MVP]이대호, 상승세 기대되는 두 가지 이유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대호 선수죠."이종열 SBS Sports 해설위원은 최근 롯데 상승세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답했다. 그는 "타격감이 살아난 이대호가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 주다 보니 시너지가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시 사라졌던 우산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이대호가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그는 6월 첫 16경기에서 타율 0.266·10타점에 그쳤다. 장타도 없었다. 4번 타자가 흔들린 롯데는 이 기간 4승12패로 부진했다. 셋째 주부터 달라졌다. 6월 21일 kt전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달 첫 홈런을 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14경기 만에 2타점 이상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주엔 롯데의 무패(4승1무) 행진에 기여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LG와의 주 중 3연전 2차전에선 8-9로 뒤진 연장 12회말 동점 솔로홈런을 치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 냈다. 주말 NC전에서도 1차전 7회 쐐기 3점홈런, 2차전 5회 역전 3점홈런을 쳤다. 이대호를 앞세운 롯데는 7월 2일 3차전에서도 2-1로 승리하며 NC를 상대로 1099일 만에 3연전 전승을 거뒀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는 몸 쪽 직구 공략에 애를 먹었다. 타이밍이 늦다 보니 파울이 많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투수의 결정구를 맞이해야 했다. 자신의 부진이 팀 패배로 이어지면서 조급함도 엿보였다. 6월 첫 16경기에서 기록한 타석당 투구 수는 3.49개다. 5월까지는 3.65개를 기록했다. 8.5%던 헛스윙 비율도 11.9%로 상승했다. 하지만 6월 셋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출전한 11경기는 세부 기록이 좋아졌다. 장타 생산이 늘어나자 상대 투수들이 쉽게 몸 쪽으로 승부하지 못했다. 덕분에 이전 16경기에서 21.6%던 파울 비율도 14.8%로 줄였다. 타석당 투구 수도 3.71개로 높아졌다. 헛스윙 비율은 8.5%로 낮췄다. 풀카운트 승부(8회)가 11개 볼카운트 중 가장 많았을 만큼 끈질긴 승부를 했다. 잠시 흔들렸던 타격 밸런스를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앞뒤 타자들의 타격감 상승도 이대호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 가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주로 리드오프로 나서는 손아섭은 시즌 내내 타격감이 꾸준하다. 6월 출전한 25경기에선 타율 0.388·출루율 0.474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3일 옆구리 부상에서 복귀한 전준우도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강민호는 6월 9홈런과 21타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이지만 최근엔 5번으로 꾸준히 나선다. 출루율이 높은 손아섭 전준우가 기회를 만들고, 장타력이 물오른 강민호가 뒤에 버티고 있다. 이대호를 피해 갈 수도 없다. 상대 배터리는 연이어 들어서는 강타자를 상대하며 피로감이 쌓인다. 롯데 공격은 선순환이다. 이대호는 6월 마지막 주 조아제약 주간 MVP까지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주 5경기에서 타율 0.353·3홈런·8타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했다. 부족했다"며 "앞으로 더 잘하라고 주는 상으로 알겠다. 열심히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17.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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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효과'에서 '이대호 효과', 롯데 4번이 펼친 큰 우산

이대호(35)는 롯데 타선에 커다란 '우산'이 되고 있다.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무게감 있는 4번 타자가 포진하면서 상대 투수들이 앞뒤 타자들과 승부에도 압박을 받는 것 같다." 지난 2일 NC와 개막 3연전을 2승1패 우위로 마무리한 12-4 대승 직후였다. 이 경기에서 이대호는 4번 타자로 나섰고, 5번 최준석은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6번 강민호는 연타석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KBO 리그 첫 멀티홈런 기록이다. 이른바 '우산효과'. 존재감이 큰 타자 한 명이 앞뒤 타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강민호는 "상대 배터리는 이대호 선배보다 나와 최준석 선배와 승부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선 '라인업 프로텍션(Lineup Protection)'이라고 한다. 범위를 좁혀 강타자 앞 타순의 타자는 치기 좋은 공을 더 자주 보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관념이다. 프로텍션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통계적으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당장 이대호 앞 타순인 3번 손아섭의 개막 3연전 타율은 0.091(11타수 1안타)이었다. 하지만 통계와는 별개로 많은 선수와 지도자들은 강타자가 다른 타자의 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다.실재 여부를 떠나 팀에 긍정적인 믿음이 자리 잡는 건 좋은 일이다. 롯데는 과거 이런 경험이 있는 팀이다. 1999년에 입단한 펠릭스 호세는 롯데 사상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그해 타율 0.327에 36홈런을 날렸다. 이해 1루수 마해영은 개인 통산 최고 타율(0.372)을 기록했고 전해보다 20개 많은 35홈런을 날렸다. 두 번째 시즌인 2001년에, 외야수 조경환은 타율(.303)과 홈런(26개)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래서 만들어진 신조어가 '호세효과'였다.정작 이대호가 '호세효과'라는 단어를 싫어했다는 건 약간의 아이러니다. 호세가 5년 만에 롯데로 복귀한 2006년, 이대호는 풀타임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전해까지 이대호는 홈런은 칠 수 있지만 정교함이 떨어지는 타자였다. '미완의 대기'인 이대호가 '호세효과'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자존심이 강한 이대호는 "호세가 내 덕을 보게 하겠다"고 맞받았다. 2006년 이대호는 타율 0.336에 26홈런 88타점으로 첫 트리플크라운에 올랐다. 성적만 놓고 보면 3번 호세가 4번 이대호의 덕을 봤다고 해야 한다. 이대호도 동료 타자들의 덕을 볼 수 있다. 후속 라인에 무게감이 없다면 상대 배터리는 애써 이대호와 정면 승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2007년이 그랬다. 이대호는 그해 개인 최다 볼넷(81개)를 기록했다. 5번 타자 적임자가 없었다. 33경기에 나선 강민호가 최다 출전 선수였다. 이대호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고의4구(25개)를 얻어 냈다. 출루율(0.453)은 커리어 하이였지만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타점(87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3번 손아섭과 5번 최준석, 6번 강민호는 2007년 롯데 라인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타자들이다. 이대호도 "손아섭, 최준석, 강민호 등 워낙 좋은 타자가 많기 때문이 오히려 나와 정면 승부를 하려 할 것이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출루'라고 말한다. 뒤 타순 타자들의 타점 능력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대호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선 전제 조건이 있다. 앞 타선에서 타점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타점왕에 오른 타자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소속으로 뛴 지난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317타석에 나서고도 팀 내 타점 6위를 기록했다. 조 감독은 4일 사직 넥센전까지 4경기 모두 1~3번을 전준우-앤디 번즈-손아섭으로 구성했다. 전준우는 초반 선전하고 있지만 지난해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뒤 첫 풀타임 시즌이다. 번즈는 아직 타격 능력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상체만으로 스윙을 하는 폼은 우려를 낳고 있다. 변화구 대처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중심타선의 선전도, 상위타선의 부진도 시즌 4경기로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위타선이 더 많은 출루에 성공한다면 4번 타자 이대호가 펼친 우산은 더 커진다. 안희수 기자 2017.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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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단 금물? 전망 웃도는 '이대호 우산효과'

3경기로 예단할 순 없다. 하지만 이대호(32·롯데) 효과는 예상을 웃돌았다. 후속 타자와의 시너지는 NC전 719일 만에 5점 차 이상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개막 3연전에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하며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1차전에서는 5-6로 패했지만,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고, 3차전에서는 12-4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 NC전 3차전부터 내리 14연패를 당했고, 그 여파가 개막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달라진 경기력으로 연승을 거뒀다.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중심에 이대호가 있었다. 이대호는 3연전 동안 10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롯데의 팀 첫 안타, 타점, 홈런도 그의 몫이었다. 타석에서의 위압감이 남달랐다.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치며 더욱 완숙한 기량을 보여줬다. 특히 콘택트 위주의 타격이 돋였다. 조원우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이대호는 야구를 아는 선수다. 상황에 맞는 스윙을 한다"고 했다. 이대호도 "홈런 스윙은 지양한다. 출루가 우선이다"고 했다. 그런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홈런을 양산했다. 중량감이 있는 4번 타자가 자리하며 뒤에 오는 타자들도 좋은 영향을 받았다. 조원우 감독 이미 시범경기부터 이대호-최준석-강민호로 이어지는 '거포 라인' 구성을 내세웠다. 기동력 저하를 감수했다. 이대호를 어렵게 승부를 겨루면 뒤에 있는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된 상태의 투수를 상대할 수 있다. 이대호를 거르면 주자를 두고 중심 타선을 상대한다. 3차전 1회 초에 나온 롯데의 득점 공식이 대표적이다. 2사 후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상대 선발 구창모는 이대호와 승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는 우전 안타. 주자가 몰린 상황에서 다시 거포 최준석을 상대한 젊은 투수는 당연히 압박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우중간 2루타로 이어졌고 2점을 허용했다. 이대호와는 어려운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뒤에 오는 타자들도 만만하지 않다. 주자가 놓이면 투수는 신경써야할 게 많다. 쉬어갈 타이밍이 없을 때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롯데는 3차전에서 최준석이 2안타·3타점, 강민호가 홈런 2개 포함 3안타 4타점을 올렸다. 경기 후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타순 전체에 힘이 생겼다. 상대에겐 부담이 됐을 것이다. 이 구성을 유지할 생각이다"고 했다. 강민호도 "아무래도 이대호 선배와는 쉽게 승부하지 않을 것이다. 나와 최준석 선배의 역할이 중요하다.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정작 이대호는 오히려 자신에게 승부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손아섭, 강민호, 최준석 모두 좋은 타자들이다. 나를 굳이 피해가지 않으려 할 것이다. 정면승부는 나에게 더 많이 향할 수 있다"고 했다. 동료들의 기량을 추켜세우면서 상대에겐 압박을 주는 말이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롯데 타선은 쉽지 않다'는 인식을 줄만하다. 이대호 효과가 개막 시리즈부터 드러났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창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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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 증강’ 롯데, 1경기 3홈런 다시 부활할까

"롯데 감독 맡고, 처음으로 1경기에서 홈런 3개를 보네요."김시진(56) 롯데 감독이 지난 달 20일 일본 가고시마 가모이케 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한 말이다. 롯데는 이날 최준석과 김대우·오승택의 홈런 3방을 앞세워 10-3으로 승리했다. 김 감독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그가 롯데 사령탑을 맡은 이래 처음으로 1경기에서 홈런 3개가 나왔다. 지난 시즌 그토록 갈망했던 홈런이 시원하게 터지자 자신도 모르게 자조섞인 말을 한 것이다. 롯데는 과거 '한 방'의 팀이었다. 2009~2011년까지 3시즌 연속 세 자릿수 팀 홈런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을 선보였다. 특히 2010년에는 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로 이어지는 이른바 '홍대갈포'의 위력을 앞세워 팀 홈런 185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으로 진출한 2012년 롯데의 홈런은 73개로 급감했고, 홍성흔(두산)마저 FA(프리에이전트) 떠난 지난해에는 팀 홈런이 61개에 그쳤다. 김 감독의 말처럼 지난 시즌에는 1경기에서 3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적도 없다. 1경기 2홈런이 5차례 나왔을 뿐이다. 과거 1경기에서 무려 5개의 홈런(2011년 6월9일 대구 삼성전)을 터뜨리던 때를 기억해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김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 롯데는 무시무시한 타선을 구축하고,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한 방을 책임져 줄 선수가 없었다"고 했다.한 방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화력 증강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외부 FA 최준석과 외국인 선수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둘의 몸무게 합은 무려 260㎏에 달한다. 최준석은 지난 달 26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14 선수등록 현황'에서 체중 130㎏으로 최중량 선수에 올랐다. 히메네스의 몸무게는 프로필상 127㎏로 돼 있지만, 실제는 이보다 더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롯데가 '덩치'있는 선수를 원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화력 증강에 성공한 롯데가 1경기 3홈런을 다시 재연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높다. 손아섭은 "타선에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최준석 선배님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신다. 그렇게 되면 앞뒤 선수들은 우산효과를 보게 돼 홈런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3년 만에 세자릿 수 팀 홈런에 대한 기대도 높다. 최준석과 히메네스는 각각 25홈런·20홈런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간단하게 지난해 홈런 수에 더하면 106개가 된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장타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주루와 작전을 통한 공격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화력이 보강된 만큼 적극적인 타격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을 했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4.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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