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지혜가 데뷔 20년을 맞았다. 그룹 내 왕따 사건으로 갑작스럽게 해체를 맞았다. 이후엔 또 갑작스럽게 찾아온 공백기로 금전적, 정신적 어려움에 처했다. 하지만 가족과 주변 지인들, 봉사활동 덕에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층 성숙해졌다.
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는 '언니, 다시 날다' 이지혜의 일상이 그려졌다. 그는 "지난해부터 정말 바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매일 아침 감사하다"고 말했다.
과거 샵 활동 당시와 관련, "자신감이 넘쳤다.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정말 교만했다. 길거리도 걷지 않았다. 어떻게 연예인이 거리를 걷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지혜는 재작년까지 길고 긴 공백기로 금전적 곤란과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탈모까지 겪었다. 길고 긴 공백기를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사람'이었다.
김원희를 만난 이지혜는 "재작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많이 말랐었다. 원형 탈모가 나타났다. 근데 아이티 봉사를 가면서 많이 좋아졌다. 봉사가 아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 봉사에 올인했었다"고 말했다.
곁에서 그를 지켜본 김원희는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한테 집중하니까 시간을 잘 보냈지. 요즘 네가 방송하는 걸 보면 열심히 하려고, 방송을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게 있더라. 책임감이 늘었더라"라면서 치켜세웠다.
이지혜는 장석현을 찾아 응원했다. 그러면서 과거 샵 시절을 떠올렸다. 장석현은 "샵이 해체한 지 15년 됐다. 아직도 지영이랑 지혜랑 누가 잘못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고 운을 뗐다.
2002년 샵은 팀내 불화와 왕따 사건으로 해체했다. 이지혜는 활동 당시 괴로운 시간을 홀로 견뎌야 했다. "감정도 많이 숨겨야 했고 참는 것도 너무 많이 참아야 했다. 어린 나이에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팀 유지가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든 잘 지켜오려고 참았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석현이가 '네 마음 알잖아. 조금만 참아달라'고 전화해서 위로해주곤 했다. 꼭 잘 견뎌달라고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그렇게 전화 한 통으로 위로가 됐다"고 덧붙였다. 장석현은 "지혜가 견뎌줬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지혜를 위로했다.
샵은 11년 만에 만나 화해했다. 장석현이 마련한 자리로 서로 오해를 풀고 진심을 나눴다.
이지혜는 부모님 댁으로 들어왔다. 혼자 살던 전셋집의 보증금을 가지고 아버지의 중고 택시를 마련했다. 아버지는 연신 "지혜가 마련해준 귀한 차"라고 말하며 닦고 또 닦았다. 부녀는 그 택시를 타고 데이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연기력 논란 이후 연기 공부를 차근차근 다시 하면서 오디션에 도전 중이었고 가끔 하는 홈쇼핑 진행도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10여년 만에 팬미팅을 진행한 그는 직접 서빙까지 하며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