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31·토트넘)이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의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까. 그간 손흥민은 클린스만호의 첫 상대인 콜롬비아에 매우 강한 면모를 뽐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친선전에 임한다. 클린스만호 1기에 뽑힌 태극 전사 25인은 21일 ‘완전체’가 됐다. 모든 멤버가 모여 손발을 맞추는 건 단 이틀에 불과하다.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색채가 녹아들기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런데도 콜롬비아전 승리를 기대할 요소가 적지 않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로 한국(25위)보다 8계단 위에 있다. 상대 전적에선 한국이 4승 2무 1패로 크게 앞선다. 이번에 뽑힌 선수단의 전력도 그다지 강하지 않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콜롬비아전 승리가 필요하다. 이번 대표팀 선발부터 콜롬비아 하면 딱 떠올릴 만한 선수들이 (한국에) 오지 않았다. 콜롬비아가 근년에 주력으로 활용하던 선수들이 상당 부분 빠졌다”고 짚었다. 루이스 디아스(리버풀) 루이스 무리엘(아탈란타) 등의 부재를 지적했다.
손흥민의 존재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손흥민은 ‘콜롬비아 킬러’다. 손흥민은 태극 마크를 단 후 콜롬비아를 두 차례 상대했는데, 총 3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그가 뛴 2경기에서 모두 2-1 승리를 거뒀다.
그는 곳곳에 스타가 포진된 콜롬비아 선수단보다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 2017년에는 멀티 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에드윈 카르도나(보카 주니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올림피아코스)가 눈을 찢는 인종 차별 제스처를 취했는데, 손흥민은 득점으로 그들을 혼쭐냈다. 2019년 대결에서도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은 승리 후 입가에 손을 갖다 대 ‘계속 떠들어라’는 제스처로 콜롬비아 선수단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손흥민은 ‘1호 골’ 전문이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의미 있는 첫 골은 모두 손흥민 담당이었다. 그는 지난 2019년 4월, 크리스털 팰리스와 리그 경기에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1호 골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6일 뒤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안방 첫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에게도 첫 골을 선물했다. 조제 모리뉴,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데뷔전 1호 골 주인공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득점한 세 감독의 데뷔전에서 토트넘이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는 기분 좋은 공식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첫 골과 승리를 선물하리란 기대가 큰 배경이다.
‘노란 유니폼 킬러’라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손흥민은 커리어 내내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상대에 강했다. 그는 도르트문트, 왓포드, 노리치 시티 등 노란색 셔츠를 입은 팀 골문을 유독 잘 열었다. 콜롬비아도 노란색 상의를 착용하고 한국전에 나선다.
콜롬비아와 친선전을 앞둔 손흥민은 23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렸기 때문에 대회를 마친 후 선수들이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기 바빴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만한 행사 없이 해산돼서 아쉬웠다"며 "이번 기회에 경기장에서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드릴 것이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