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과 영혼을 걸고서라도 전교 1등을 차지하려는 학생들, 그리고 이를 향해 일갈하는 교생의 사투가 시작된다. 영화 ‘교생실습’이 호러와 코미디를 결합한 B급 감성으로 헛웃음과 몰입을 동시에 노린다.
영화는 모교인 세영여고로 교생실습을 나간 강은경(한선화)이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소라’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학생들은 일본 요괴 이다이나시(유선호)에게 흑마술로 영혼을 바치는 대가로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전국 1등을 유지한다. 영혼을 판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강은경은 이다이나시에게 결투를 선언하고 그를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단계별로 귀신을 마주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조가 펼쳐진다.
호러 영화를 표방하지만, 공포의 수위는 높지 않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아재 개그’다. 특히 언어·수리·외국어 영역별로 유치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독특한 문제를 풀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는 게임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설정으로 이어지며, 레벨을 클리어하듯 진행되는 전개가 1020 세대의 감각을 자극한다. 설득력이 다소 많이 부족한 전개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터지는 코믹한 대사들이 극의 리듬을 이끌고 웃음을 유도한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의 중심은 단연 한선화다. 강은경 역을 맡은 그는 특유의 통통 튀는 에너지와 안정적인 코믹 연기로 극을 단단히 붙든다. 귀신들과의 ‘티키타카’는 물론, “신파는 안 돼”와 같은 직설적인 대사는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관객의 집중도를 끌어올린다.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는 미묘한 톤 조절 역시 인상적이다. 한선화가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이야기 구조가 쉽게 흔들렸을 법하다.
학생 역할을 맡은 홍예지, 이여름, 이화원의 연기 톤이 다소 들쭉날쭉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김민하 감독은 이를 픽셀 게임 형식의 연출 방식 등 독특한 미장센으로 보완하며 전체적인 독특성을 유지한다.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겉보기에는 가벼운 코미디에 가깝지만, 이면에는 날 선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무너진 교권, 사교육 심화로 인한 교육 양극화, 나아가 일제 강점기 속 서당 교육의 역사적 의미까지 여러 메시지가 서사의 뼈대를 이룬다. 다만 이러한 주제들은 전면이 아닌, 장르적 재미 속에 흩어지듯 배치되며 비교적 가볍게 소비된다.
결과적으로 ‘교생실습’은 완성도보다는 개성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서사의 설득력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귀신들의 엉뚱한 매력과 예측 불가한 전개에서 터지는 코믹한 장면들이 ‘피식’ 웃음을 유도한다. 호러보다는 코미디에 무게를 둔, 취향을 타는 B급 장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