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엄정화 “‘여기까지인가’ 두려움 생겼지만…희망적인 기다림 가지게 됐어요” [창간 54]
권혜미 기자
등록2023.09.25 06:00
“저는 그냥 엄정화로서, 제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정말 좋은 가수와 좋은 배우로 오랫동안 있고 싶어요.”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소소하고도 담대한 목표를 밝혔다. 올해 데뷔 31주년. 1993년 고 신해철이 작곡한 노래 ‘눈동자’로 연예계 생활을 처음 시작한 엄정화는 가수 활동과 함께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 ‘해운대’, ‘댄싱퀸’, ‘미쓰 와이프’ 등 연기 활동도 지속하며 노래와 연기 두 분야에서 정점을 찍었다.
엄정화는 최근 일간스포츠 창간 54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진행하며 “배우 엄정화와 가수 엄정화로서 차이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크게 다르지 않다”고 노래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가수로서 서는 무대를 사랑하고, 연기도 사랑하고, 카메라도 사랑하니까요. 열정적인 면에서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굳이 꼽자면 춤의 여부와 메이크업의 차이, 감정의 차이가 아닐까요? (웃음)”
엄정화는 지난 6월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통해 길었던 연기 공백기를 깨고 배우로서 화려환 귀환을 알렸다. 2020년 개봉한 영화 ‘오케이 마담’ 이후로 작품 활동을 잠시 쉬었던 엄정화는 최고 시청률 18.5%로 막을 내린 ‘닥터 차정숙’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다수 방송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던 시기였다”고 밝힌 것처럼, 엄정화는 공백기 동안 막연히 작품 제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불안한 나날을 견뎌야만 했다.
“배우로서 작품을 기다리는 기다림이 지치기도 하고, ‘여기까지인가’라는 두려움이 생기기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닥터 차정숙’이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그 전에는 작품을 너무 기다리는 상황이어서 마음 상태가 절박할 수밖에 없었어요. 정말 좋아하는 이 일을 계속해서 쉬지 않고 하고 싶은데, 기다려야만 했으니까요. 지금은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겁고, 희망적인 기다림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작품이나 음반의 성적이 좋아도, 좋지 않아도 심적으로 불안한 게 바로 연예인의 숙명. 대중의 평가에 따라 마음이 쉽게 동요되는 것 또한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엄정화는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만들어온 자신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에 대해 털어놓았다.
“친구나 동료들을 만나서 힘과 용기를 얻고, 또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내가 나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물어보기도 해요. 결국 이 일은 계속할 수밖에 없는 열정과 사랑을 리마인드하는 게 중요한거죠.”
엄정화는 올해 ‘닥터 차정숙’에 이어 tvN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배반의 장미’, ‘포이즌’, ‘페스티벌’, ‘몰라’ 등 엄정화를 90년대 최고의 디바로 거듭나게 해준 히트곡을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재연하며 가수 엄정화의 복귀를 알린 것. 여기에 김완선, 이효리, 보아, 화사 등 레전드 여성 아티스트과 역대급 장면들을 탄생시켰다. 엄정화는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굉장히 많은 위로와 공감과 용기를 서로에게 줬다”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멤버들에게 힘을 얻고, 좋은 영감을 받은 덕분에 용기를 내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었어요. 그 덕분에 무대를 더 사랑하게 되고 앨범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솔로 활동할 땐 느끼지 못했던 힘을, 또 사랑을 서로에게 준 것 같아요.”
올해 상반기를 빛낸 엄정화의 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영화 ‘화사한 그녀’가 오는 10월 개봉하기 때문이다. 엄정화는 ‘화사한 그녀’의 관람을 부탁하면서 만약 새 앨범을 발매한다면 ‘댄스’ 장르를 발매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10월에 영화 ‘화사한 그녀’가 공개돼요. 긴장되긴 하지만, 그조차 굉장히 즐기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즐겁고 유쾌한 영화인 만큼 많은 분들이 즐겁게 봐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또 만약 새 앨범을 발매한다면 장르는 댄스음악일 것 같아요. 그 음악에 맞춘 퍼포먼스가 새롭고 굉장히 멋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공교롭게도 엄정화와 일간스포츠는 1969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엄정화는 54년 동안 매체의 이름을 지켜온 일간스포츠에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를 제공해왔는데, 너무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동안 일간스포츠가 많은 분들에게 소중한 순간들을 선사해 온 만큼, 앞으로도 좋은 정보와 행복함을 전달하길 기원할게요. 대중매체와 언론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정보를 전달하는 만큼, 의식을 개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잖아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려움 속에서도 밝은 면을 찾아내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간스포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