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 행동'으로 논란을 산 권순우(112위·당진시청)가 홍성찬(198위·세종시청)과 짝을 이룬 남자 복식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준결승(4강전)에 진출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먼저 승리 소감보다 이틀 전 있었던 성숙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과 태국 국민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권순우-홍성찬 조는 27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AG 남자 복식 8강에서 일본의 하자와 신지-우에스기 카이토 조를 2-0(6-2, 6-4)로 가뿐히 물리쳤다. 이번 대회는 3위 결정전이 열리지 않아 권순우-홍성찬 조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권순우는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통해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상대 선수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데 많이 흥분했다"라며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날(26일)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카시디트 삼레즈(636위·태국) 선수와의 경기 종료 직후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국가대표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과 관중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함을 느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힌 그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논란은 지난 25일 단식 2회전 종료 후 일어났다. 권순우는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한참 낮은 삼레즈(636위)에게 1-2(3-6, 7-5, 4-6)로 패한 뒤 부적적한 행동을 했다. 패배의 충격 탓인지 경기가 끝나자마자 라켓을 코트에 내리찍고, 상대 선수와 악수도 거부했다. 권순우의 행동에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상대 선수였던 삼레즈가 분위기를 잃자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거나 화장실에 가서 10분 동안 돌아오지 않는 등 비매너적인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어떠한 행동도 권순우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다. 패배에 대한 충격이든, 자신에게 실망한 영향이든 국제대회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으로 논란을 부추겼다.
결국 권순우는 26일 자필 사과문을 발표했고, 27일 경기 종료 후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권순우-홍성찬 조는 하자와와 우에스기를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챙기며 순항하고 있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권순우는 안정적인 ATP 투어 생활을 위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친구 홍성찬과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그는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보니 간절하고 절실하다. 준결승 상대를 떠나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