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여자 단체전에서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상했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아시안게임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아쉬움을 깔끔하게 씻어낸 그가 이제 더 큰 꿈을 바라보고 있다.
안세영은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 결승전에 1단식 주자로 나서 세계 3위 천위페이를 2-0(21-12, 21-13)으로 물리쳤다. 경기 시작 52분 만에 끝날 만큼 압도적인 승리였다. 에이스 매치에서 압승에 힘입은 한국 대표팀은 2차전인 복식과 3차전 단식을 모두 승리하며 3-0 완승으로 여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결승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천위페이를 상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계의 간판스타다. 지난 8월 27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로얄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식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그간 한국 선수가 이 대회 남녀 단식에서 올린 최고 성적은 1993년 여자단식 준우승(방수현) 1995년 남자단식 준우승(박성우)이 전부였다.
우승하고 이틀 후 귀국한 안세영은 "목표는 그랜드슬램"이라고 밝혔다. 테니스와 달리 배드민턴은 그랜드슬램의 개념이 정립돼있지 않다. 대신 안세영이 밝힌 주요 타이틀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아시아선수권대회였다. 한 번씩 전부 우승하는 게 목표였다.
그리고 개인전은 아니나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할 수 있게 됐다. 안세영은 1일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그랜드슬램으로 가는 목표 중 하나를 이뤘다. 마음이 든든하게 채워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주자로 승리한 후 우승 확정을 기다렸던 그는 3세트가 끝나자 동료들과 함께 코트 위로 달려가 우승을 만끽했다. 이날 빈장 체육관을 가득 채운 중국 관중들의 '짜요(힘내라)' 함성을 깨부순 승리였다. 그는 "금메달이 확정된 후 선수들이 다들 오열했다"고 떠올리면서 "한국 응원 소리가 더 강했다. (중국 팬들의 함성) 속에서도 한국 선수들 이름이 불렸기에 힘을 입어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30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 4강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안세영이 포른파위 초추웡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항저우(중국)=연합뉴스 배드민턴 천재로 불렸지만,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첫 경기에서 패배하며 쓴맛을 봤던 그다. 안세영은 성장한 자신에 대해 "감독님과 코치님들, 언니들의 믿음 있었기에 이렇게 잘 성장한 것 같다. 나도 그만큼 노력했고, 내 자신을 믿은 게 좋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지도자와 선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여자 단체전은 첫 단추에 지나지 않는다. 단식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만큼 여자 단식에서도 그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여자 단식은 오는 2일부터 시작된다. 안세영은 "개인전에서도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선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