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풀타임 소화하며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역 매체는 그에게 무난한 평점을 주면서 “사랑스러운 발재간을 보여줬다”라고 호평했다. 팀은 난타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스토크 시티는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의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과의 2023~24 FA컵 3라운드(64강)에서 2-4로 졌다.
홈팀 스토크는 이날 상대의 자책골로 앞서갔으나, 전반 막바지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에게 환상적인 동점 골을 허용하며 찝찝하게 45분을 마쳤다. 스토크는 후반 역전골을 내주고도 재차 균형을 맞췄으나, 이내 다시 2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 1승 5무를 기록한 스토크는 6경기 만에 패배를 맛 봤다.
한편 배준호는 이날을 포함해 최근 공식전 13경기 연속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로 팀의 2선 공격수를 맡은 그가 잉글랜드 무대에 연착륙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의 선제골이기도 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크로스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홈팀 스토크는 3-4-3 전형으로 나섰다. 전방에 배준호·웨슬리·시드하크사바노비치가 배치됐다. 다니엘 존슨·루이스 베이커·바우타르 뷔르헤르·메흐디 레리스가 뒤를 받쳤다. 벤 윌모트·키-아나 회버·마이클 로즈가 백3, 골문은 다니엘 이베르센이 맡았다.
원정팀 브라이턴은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에반 퍼거슨·파쿤도 부오나오테·빌리 길모어·파스칼 그로스·얀 폴 판 헤케 등이 선발로 나섰다.
전반 초반을 주도한 건 브라이턴이었다. 주앙 페드루와 부오나오테가 양 측면을 활발히 흔들었다.
그런데 선제골은 스토크의 몫이었다. 득점은 배준호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16분 회버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그는 중앙으로 크로스 했는데, 공이 골키퍼를 지나 판 헤케에게 향했다. 판 헤케는 공을 걷어내려다 자책골로 이어졌다. 스토크는 바로 3분 뒤 웨슬리가 전방에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다. 뷔르헤르 역시 중거리 슈팅으로 힘을 보탰다.
브라이턴은 39분 부오나오테가 박스 안으로 향한 크로스를 잡아낸 뒤 터닝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좀처럼 스토크의 골문을 열지 못한 브라이턴은 전반 추가시간 간접 프리킥을 통해 만회 득점을 노렸으나, 루이스 덩크의 슈팅은 이베르손 손끝에 걸렸다.
답답한 흐름을 깬 건 에스피투냔이었다. 그는 추가시간이 꽉 찬 6분 박스 밖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 포문을 연 건 스토크였다. 연이어 오른쪽 공략에 성공하며 브라이턴을 위협했다. 배준호는 후반 5분 멋진 드리블로 공격을 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버의 마지막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브라이턴은 약속된 세트피스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7분 코너킥 공격에서 시작된 크로스를 덩크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홈팀 스토크도 응수했다.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덩크가 경합을 시도하다 핸드볼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베이커가 왼쪽으로 강하게 차 넣어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브라이턴이었다. 페드루가 후반 26분 강력한 헤더를, 바로 9분 뒤엔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뒤 몸을 던져 멀티 골을 완성했다. 브라이턴이 1부리그다운 공격력으로 스토크를 꺾었다.
한편 배준호는 이날 경기장 우측을 주로 누비며 90분 동안 드리블 성공 1회·터치 31회·패스 성공률 89%(17회 성공/19회 시도)·지상 볼 경합 승리 2회·슈팅 방어 1회·태클 1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이날 배준호에게 6.4점을 줬다. 공격진 중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기도 했다. 소파스코어는 6.9점을 줬는데, 이 역시 공격진 중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스토크 소식을 다루는 스토크온트렌트레이브는 배준호에게 평점 7을 주며 “상대 도전을 이겨내는 멋진 발놀림을 보여줬고, 중요한 순간에 1~2개의 좋은 패스를 기록하는 시야를 보여줬다”라고 호평을 남겼다.
한편 FA컵 일정을 마친 스토크는 오는 14일 로더햄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7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