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사이드암스로 고영표(33·KT 위즈)가 팀 후배 엄상백(28)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고영표는 지난달 25일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2024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풀릴 예정이었는데 일찌감치 5년, 최대 107억원(보장 95억원, 옵션 12억원)에 비FA 다년계약을 한 것이다. KT 구단 역사상 첫 비FA 다년계약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구단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며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고영표의 잔류 이후 시선이 쏠리는 건 엄상백이다. 엄상백도 예비 FA 신분이어서 다년계약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고영표도 엄상백 잔류에 힘을 보탠다. 24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지에서 취재진과 만난 고영표는 "제대로 안 꼬셔서 그런지 잘 안 넘어오더라"며 "아직 시즌에 들어가지 않았으니까, 지금도 진행형을 남아 있다"고 껄껄 웃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좋은 팀 메이트가 있고 우리 팀 분위기가 좋고 한데 어디 가려고 하냐, 같이 잘하자, 넌 나 없으면 안 된다고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오랫동안 같이 야구해서 표정만 봐도 딱 안다"며 "결국 프로 선수는 가치를 인정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거야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일단은 이렇게 정들었으니까 그런 걸로 얘기하는 거 같다"고 부연했다.
고영표는 다년계약 이후 장안문에서 찍은 사진이 화제였다. KT 연고 지역 수원 화성에는 창룡문(동) 화서문(서) 팔달문(남) 장안문(북, 정문)으로 이어지는 4개의 성문이 있다. 수원 대표 선수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장안문 배경으로 촬영했는데 고영표는 "의미가 있었던 거 같다. 팬들이 좋아해 주시고 반응이 좋았다"고 흡족해했다.
'엄상백은 어디로 추천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는 "문을 더 만들어야 할 거 같다. 문이 4개라서 4명밖에 못 잡는 거 아닌가"라며 "일단 창룡문이 있어서 창룡문 지키라고 해야겠다. 어느 문 하나 지켜줬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형 계약 이후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이날 라이브 피칭을 한 고영표는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이었는데 좀 더 좋은 밸런스로 던진 거 같다"며 "일본에 오랜만에 왔는데 야구장도 좋고 마운드도 좋다. 집중도 잘 되는 거 같아서 환경이 마음에 든다. 일단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서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 홀더를 못 해봤는데 올해는 운이 따라서 다승왕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