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내뱉었다. 애초 신 감독은 중국을 존중했지만, 취재진의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에 강한 어조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칭다오 유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중국에 1-2로 졌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바레인과 비긴 인도네시아는 중국을 상대로 첫 승을 노렸으나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3연패 수렁에 빠졌던 중국은 인도네시아를 잡고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순위표는 바뀌지 않았다. 중국(승점 3)은 인도네시아와 승점이 같지만, 득실 차에서 크게 밀려 C조 6개 팀 중 꼴찌를 유지했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중국이 우리보다 간절했나’ 생각이 든다. 오늘 경기에서 졌지만,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경기를 했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니 다음에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줬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중국 선수가 라인을 넘어가는 듯한 볼을 살려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때 인도네시아 수비진의 집중력이 순간 흐트러졌다.
신태용 감독은 “첫 번째 골, 두 번째 골 마찬가지지만 볼이 들어갈 때 조금만 집중했으면 그런 골은 주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두 번째 골도 볼 컨트롤을 실수했을 때 그걸 내 볼로 만들었으면 절대적으로 먹히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볼에 조금 더 집착하고 더 강하게 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들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기어이 중국 골문까지 열었지만, 균형을 맞추진 못했다. 분명 인도네시아가 결과를 잡진 못했으나 중국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수치에서 드러난다. 인도네시아는 볼 점유율 76%, 슈팅 14개를 쏟아냈다. 패스는 604회나 돌렸다. 반면 중국은 90분 내내 슈팅 5개에 그쳤고, 패스 횟수도 193회로 인도네시아보다 훨씬 적었다.
그런데 중국 취재진은 인도네시아가 경기에서 밀렸다는 뉘앙스로 질문을 던졌고, 이를 들은 신태용 감독은 “오늘 경기는 보시다시피 우리가 3-7, 후반에는 2-8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골 운이 따르지 않아서 경기에서 졌지, 나머지 부분에서는 중국을 압도했다. 홈에서는 다시 좋은 경기를 해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문에서는 ‘상대 카운터에 약하다’는 지적이 들어왔다. 이 질문을 들은 신태용 감독은 고개를 갸웃한 다음 “우리가 2실점 하고 졌기 때문에 변명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중국 축구가 이렇게 똥볼 축구를 하는 줄 잘 몰랐다. 물론 우리가 대비했지만, 마지막에 아웃됐다고 본 볼이 살아나온 게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이런 축구 하는 팀은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칼을 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