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해주고 싶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숨 가쁘게 달려온 긴 여정의 끝.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김길리(22·성남시청)의 목소리에는 후련함과 성취감이 가득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오른 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임을 빙판 위에서 증명해 냈다.
김길리는 5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1000m, 1500m에서 우승, 2관왕에 올랐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 2관왕이었다.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그는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승리의 원동력은 확고한 '자신감'이었다. 대회를 마치고 17일에 귀국한 그는 "연습 대관 때부터 스케이팅이 잘 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시합은 좀 더 자신감 있게 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올림픽 직후 곧바로 이어진 세계선수권 출전으로 컨디션 관리와 성적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그는 "내 자신을 믿고 타니 좋은 결과가 이어졌다"라며 웃었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에서 우승한 김길리(가운데)_[AP=연합뉴스]
올림픽 2관왕과 세계선수권 2관왕. 결과적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부딪힘과 넘어짐이 잦아 걱정이 컸다"는 후문이다. 김길리는 "월드투어 때부터 올림픽에 대한 걱정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올림픽을 잘 마무리하고 세계선수권까지 좋은 성적으로 마치게 돼 다행스럽다. 내 자신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김길리는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김길리는 차기 시즌 태극마크를 확정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는 '자동 선발'의 특권까지 안게 됐다. "두 번째 자동 선발인데, 선발전을 안 치르고 태극마크를 다는 것만으로 큰 혜택이라 기분이 좋다"는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엄청 많이 달려왔다. 이제는 휴식을 좀 취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 휴양을 하고 싶다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김길리가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귀국 뒤 꽃다발을 든 채 미소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그의 시선은 다시 빙판을 향할 예정이다. 2026~27시즌 역시 치열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특히 디펜딩챔피언으로 참가하는 세계선수권이 내년엔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타이틀을 지켜내고 싶은 의지도 강할 터. 그는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