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넷플릭스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 ‘아리랑’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들의 뿌리를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를 동시대적 음악으로 확장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BTS는 지난 20일 정규 5집 ‘아리랑’을 발매하며 3년 9개월 만에 신보를 내놨다. 리더 RM은 이번 앨범에 대해 “한국적인 요소는 멤버 일곱 명을 묶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출발한 곳, 뿌리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적인 요소를 정해진 틀처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지금 우리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풀고 싶었다. 과하지 않은 변주와 우리만의 해석이 더해질 때 정서가 더 넓게 전달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도는 앨범 전반에 일관된 방향성으로 구현됐다. 첫 트랙 ‘바디 투 바디’ 후반부에 삽입된 ‘아리랑’ 선율은 고향을 떠난 이들의 정서를 환기시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 선 BTS의 서사와 맞닿는다. ‘에일리언스’에 담긴 “파든 김구 선생님 텔 미 하우 유 필”(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 ‘김구 선생님,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라는 뜻)이라는 가사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말을 남긴 김구 선생을 소환해 역사적 맥락을 현재로 확장하는 동시에 K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인터루드 ‘No. 29’에는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담아 전통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
비주얼 역시 같은 맥락을 따른다. 앨범 로고는 ‘아리랑’ 초성과 태극기 건곤감리 철학을 결합했고, 단체 이미지는 경복궁을 배경으로 촬영돼 한국적 미감을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음악과 이미지 전반에서 ‘K의 유산’을 녹여낸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넷플릭스
이 같은 흐름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아리랑’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역대 K팝 앨범 최다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BTS의 컴백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관심이 ‘아리랑’을 포함한 ‘K의 유산’으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앨범 발매 다음 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컴백 공연은 하이브 집계 기준 약 10만 4000명의 전 세계 팬들을 끌어모으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해당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생중계됐고, 이후 77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갔다. 북악산과 경복궁을 비추는 무대 연출, ‘아리랑’ 선율과 국악 협업 퍼포먼스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한국적 요소를 직관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BTS가 한국적 요소를 앨범에 녹여온 흐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공개된 ‘아이돌’에서 국악 장단과 추임새, 탈춤과 사자놀음, 부채춤을 접목하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바 있다. 이번 ‘아리랑’은 그 연장선에서 한층 확장된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단순히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시대에 맞는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낸 점이 의미 있다”며 “BTS가 ‘한국적인 것’을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면서, 그 가치를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