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8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이해인(21·고려대)이 5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열린 '팬들과 함께하는 1일 바리스타' 현장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이번 행사는 자격 정지 징계와 법적 공방이라는 가혹한 시련을 딛고 일어선 그가, 묵묵히 곁을 지켜주고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이해인은 1일 바리스타로 변신, 선정된 팬 40명을 위해 직접 커피를 내렸고, 선물도 건네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해인의 2025~26시즌은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이해인. 연합뉴스 이해인. 사진=연합뉴스
이해인은 지난 2024년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 중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1년 이상의 공백기를 가진 그는 법적 싸움을 통해 선수 자격을 일시 회복했고,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해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 자격 박탈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그를 빙판으로 다시 불러들인 것은 팬들의 응원과 종목에 대한 선수 본인의 순수한 애정이었다. 그는 지난 2월 올림픽 출전 확정 직후 "내가 얼마나 피겨를 사랑하는지 올림픽 무대에서 증명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련 끝에 오른 생애 첫 올림픽 무대. 그는 이번 올림픽 무대를 돌아보며 "너무 간절했고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오륜기 목걸이를 차고 나온 그는 "매일 착용한다. 볼 때마다 꿈을 이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라면서 "올림픽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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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열과 시련을 모두 안겨준 '애증'의 피겨 스케이팅. 이해인은 "고맙기도 하다가 밉기도 한 존재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면서 "피겨가 있었기 때문에 멋진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고맙고,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존재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현재 이해인은 태릉 빙상장이 아닌 학교 교정에서 평범한 대학생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배우는 것들이 다 좋아하는 분야라 마음 편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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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식 중에도 그의 시선은 다음 시즌을 향해 있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라고 돌아본 그는 "다음 시즌에는 초반부터 더 단단해진 모습, 그리고 경기를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의 수익금 전액은 영아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시련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진 이해인은 이제 '피겨를 사랑하는 마음'을 넘어, 그 사랑을 사회와 나누는 성숙한 스케이터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