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환 소노 감독이 27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LG와의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PO 3차전 중 코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BL
손창환 고양 소노 감독은 팀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고도 도전자의 자세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이 지휘하는 소노는 27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서 디펜딩 챔피언 창원 LG를 90-80으로 제압했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내리 잡고 안방으로 복귀한 소노는 이날 3점슛 15개를 앞세워 리그 최고의 수비팀 LG를 잠재웠다.
올 시즌 정규리그 5위를 기록해 창단 첫 PO에 오른 소노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 오른 서울 SK, 창원 LG를 상대로 6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챔프전 자리를 예약한 소노의 상대는 안양 정관장-부산 KCC 승자다.
이날 물세례를 맞고 기자회견장에 나선 손창환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똑같은 말만 해서 지겨울 거 같지만,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오늘은 처음부터 치고 나가자고 했더니, 오히려 오버 페이스를 하더라. 후반에 뛰지 못할까 봐 자제시키려고 했다. 내가 선수들 덕에 영광”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날 소노는 빅3 이정현(17점) 케빈 켐바오(17점 7어시스트) 네이던 나이트(10점)의 동반 활약은 물론, 벤치에서 나선 이근준(12점) 이재도(14점) 강지훈(12점)이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이날 전반에만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활약한 이근준을 주목한 손창환 감독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향후 최승욱 선수를 대체하기 위해 이근준 선수를 단련시켜야겠다는 구상은 했다. 최승욱, 김진유 선수가 잘하다 보니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에 기회를 잘 잡은 거 같다. PC방도 끊고 어느 순간 어른이 됐다”고 대견스러워했다.
PO 6연승을 질주한 소노의 기세는 과거 2020~21 안양 KGC(현 정관장)의 PO ‘퍼펙트 10(10전 전승)’을 떠오르게 한다. 마침 당시 손창환 감독은 KGC 코치로 업적을 쓴 바 있다.
정작 손창환 감독은 “PO 6연승은 물론, 정규리그 5할 승률도 기대하지 못했다. 그저 하루하루 전쟁을 치른다는 생각이었다”며 “당연히 전승 우승은 좋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시리즈에선 우리의 경기 감각이 좋았다. 하지만 챔프전에선 슈퍼팀(KCC)이거나, 준우승 팀(정관장)을 만나게 된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경계했다.
경기 전후 “특별한 감정은 없다”던 손창환 감독은 “과거 KGC서 10연승 할 때도 할 일이 많았던 기억만 남는다. 오늘도 그저 다음을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저녁에 눈물이라도 날지 모르겠다”라고 웃어 보였다.
손창환 감독은 소노 창단 전 고양 연고지 팀에서 코치로 활약하는 기간 구단의 재정 문제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당시 선수들을 위해 막노동까지 했던 손 감독은 “학교 숙제를 받았을 때, 뭐든 다 해본 사람이 편하지 않겠나”라고 비유하며 당시 경험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끝으로 ‘제자’ 이정현과 켐바오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창환 감독은 “이정현 선수는 당대 최고라고 본다. 기복이 있는 건 아직 보완점이다. 켐바오 선수는 정규리그서 수비력이 좋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양소노아레나에선 손창환 감독을 향한 팬들의 함성이 유독 컸다. 취재진이 이를 전하자, 손 감독은 “나는 그게 매번 들리지 않더라. 경기를 앞두고 있으니 다른 생각을 했던거 같다. 오늘은 듣고자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라고 멋쩍게 웃었다.